대각세존 석가문불(大覺世尊 釋迦文佛)
5. 염화(拈花)
세존께서 영산(靈山)에서 설법하시는데
하늘에서 네 가지 꽃이 비처럼 내리거늘,
세존께서 그 꽃을 들어 올려 대중들에게 보이자
가섭이 빙그레 웃었다.
이에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나에게 정법안장(正法眼藏)이 있는데
마하가섭에게 전해주노라."
[어떤 책에는 "세존께서 푸른 연꽃같은 눈으로
가섭을 돌아보시니 가섭이 빙그레 웃었다"고 하였다.]
대홍(大洪)과 남명(南明)은
세존과 가섭이 만나는 경지를 밝힌 것이니,
대홍이 지은 착어 중에
"냄새를 맡으면 골이 터지리라[齅着則腦裂]"함은
궤칙(법에 대한 집착)을 두지 않는 소식이다.
운거(雲居)의 송에서
"세존께서[世尊]"에서부터 "하늘의 새로구나[天上鳥]"까지는
세상[他處]에서 말하기를
고향[江湖]에서 만나니 뜻이 맞았다는 경지요,
".......잘못 아니[誤將]"에서부터
"냄비만은 못하더라[不同銚]까지는
세상에서 말하기를
"실 한 올만큼 마음에 망설이면
얼굴을 마주하고도 천리가 막힌다"고 한 경지이다.
천복(薦福)의 송에서
"위로 향한 한 구멍[向上一竅]"이란 어떤 구멍인가?
일러보라. 세존과 가섭이 알았던가. 몰랐던가?
만일 몰랐다면 옛 성인을 배반하는 일이요,
알았다면 우리의 자손들을 죽이는 일이리라.
뒤의 상당(上堂) 법어에도 이 송의 뜻과 같은 맥락이다.
정혜(定慧)의 소참(小參)에서
"세존은 여덟 방망이 가섭은 열세 방망이를 때리리라
[世尊八下迦葉十三]"라고 한 것은
방망이의 수의 출처는 모르겠으나 허물(벌)을 주는 뜻이요,
"말해보라. 허물이 어디에 있는가?[且道過在什麽處]라 한 것은
무슨 허물이 있느냐는 뜻이다.
황룡(黃龍)의 염(拈)에서
"해골[髑髏]"이란 정식(情識)의 소굴이요,
"눈동자[眼睛]"란 정식이 없는 곳이니,
세존께서 꽃을 들어 보이심으로써
낱낱이 퀘어 뚫렸고 낱낱이 바꾸어 버렸다.
"위태로움을 당해서는 남을 겁낼 필요가 없다.
[臨危不在悚人]"고 한 것은
"남을 겁내지 않으니 위태로움을 당하지 않는다.
[悚人不在臨危]"는 말의 잘못이 아닌가 의심스럽다.
해회(海會)의 염(拈)에서
"정수리가무거워진다[頂門重]" 함은
마치 머리가 무겁고 꼬리가 가벼우면
곤두박질을 면할 수 없다는 말과 같다.
또 거화[擧]에서
"모두가 그대의 눈 속에 있느니라[盡在諸人眼睛裏]"한 것은
만일 정법안장(正法眼藏)이라면
석가와 가섭에게만 국한될 것이 아니라
사람마다 분상(分上)에 본래부터 구족해 있다는 뜻이요,
"손을 들어 두 손가락을 세웠다[擧手竪兩指]" 함은
정법안장과 삼라만상이
한 손과 두 손가락의 관계와 같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그 뒤에
"매사[事]가 한 집과 같다"고 하였다.
"모든 사람이 정법안장은[諸人法眼藏]"에서부터
"감당할 수 없다[能當]"까지는
비밀스러워서 보기 어렵다.는 뜻이요,
"그대들을 위하여[爲君]"에서부터
"당나라 천지에 가득하도다[大唐]"까지는
당당하게 버젓이 나타났다는 뜻이다.
"수미산이 바다로 달려 들어간다[須彌走入海]"고 한 데에서
'수미산'은 모습이 다하고 이름도 없어졌다는 의미요,
'바다'는 생사의 바다이다.
그렇다면 열반이 곧 생사의 도리이다.
"6월에[六月]...."라고 한데에서
'6월'이란 시끄럽고 덥다는 뜻이요,
"된서리가 내린다[降嚴霜]" 함은 추위가 맹렬하다는 뜻이니,
생사가 곧 열반인 도리이나 실로 모두가 생멸이 없다는 뜻이다.
"법화가[法]....따져 볼 구절이 없다[商量]"까지는
종일토록 설해도 일찍이 설한 것이 없다는 뜻이요,
"할을 한 뒤에 말하였다.
'몸을 두 곳으로 나누어서 보라[喝云分身兩處看]'고 한 것은
이르건 이르지 못하건 모두가 하나의 할에 속한다는 뜻이다.
앞에서는두 손가락을 세운다 하였고
여기는 몸을 양쪽으로 나눈다 하니 깊고 얕음이 같지 않다.
앞에 염(拈)한 대의(大義)는
염화미소뿐만 아니라 분반좌(分半座)까지도
위로 향하는 한 구멍을 가리킬 것을 허용치 않은 것인데,
이 시중(示衆)에서는 두가지를 함께 만나되
하나의 할 아닌 것이 없다는 뜻이다.
고목(枯木)의 상당은
여러사람의 분상의 정법안장을 곧장 제시한 것이다.
조계명(曹溪明)의 상당의 대의는
여러사람들이 세존의 염화(拈花)와 가섭이 미소(微笑)한
본 뜻을 잘못 알까 걱정한 것이니,
그렇다면 세존과 가섭의 뜻은 무엇인가?
불안원(佛眼遠)의 상당에서
"친절(親切)"이라 함은 친친절절(親親切切)의 뜻으로
중간을 기준으로 하여 말한 것이요,
"긴요하다[省要]"라 함은
생략하고도 요긴한 것이니 그 본체를 가르킨 것이다.
친절하고도 또 친절하며, 긴요하고도 또 긴요한 그 소식이
염화미소를 여의지 않은 곳이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문장에 수정을 더할 수 없기 때문이니라[文不加點]"라고 했으니,
다시 망설인다면 "헛짓[打之遶]"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육왕(育王)의 염(拈)에서
"머리가 무겁고 꼬리가 가볍다[頭重尾輕]" 함은
이미 앞에 나왔고,
"존다[瞌睡]" 함은 선정에 드는 것이며,
"신통[神通]"이라 함은 유희(遊戱)요,
"....만 알고[只知]"와
"부질없이 ...나타났기 때문이다[謾逞]"는
모두가 바로 서지 못했다는 뜻이다.
"깃대를 부러뜨린다[倒却刹竿]" 함은
전하고 받는 절차를 인정하지 않음이요,
"눈썹을 펴지 않았도다[眉頭不展]" 함은
비록 전하고 받는 절차를 인정치 않더라도
역시 온당치 못하다는 뜻이니,
앞에서 머리가 무겁고 꼬리가 가볍다고 한 도리가
여기에 이르러 조금 갈피를 잡은 것이다.
"현녕(顯寧)의 남을 위하는 안목을 가려내 보라"고 한 것은
실은 남을 위하는 안목이 없을 것 같으니,
모름지기 가려내야 할 것이다.
선문염송. 염송설화((禪門拈頌 拈頌說話) 중
제1권 대각세존 석가문불(大覺世尊 釋迦文佛)
5. 염화(拈花) p71~p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