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머리 앤(Anne of Green Gables)

캐나다의 소설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Lucy Maud Montgomery, 1874~1942)가 1908년 발표한 데뷔작
캐나다의 대표적인 소설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데뷔작으로, 1908년 발표한 아동소설이다. 빨강머리의 고아 소녀 앤 셜리가 한적한 시골 마을 에이번리의 한 독신가정으로 입양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성장소설이자 가정소설이다. 말괄량이 소녀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사랑하고 이별하는 과정을 통해, 알 수 없는 인생행로에서 희로애락이 교차되는 삶의 진리를 통찰해 냈다. 수려한 풍경묘사와 인물들의 세밀한 심리묘사가 돋보인다.
1905년부터 집필을 시작해 1906년 1월 완성된 <빨강머리 앤(Anne of Green Gables)>은 출판사로부터 5번이나 거절을 당하며 빛을 보지 못하다가, 6번째로 원고를 보낸 출판사에서 출간을 결정해 1908년 4월 처음 발표되었다. 이 작품은 2세 때부터 외조부모 밑에서 자랐던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어린 시절이 반영된 소설이다. 소설 속 에이번리 마을은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고향인 캐나다 프린스에드워드섬의 캐번디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실제 루시 모드 몽고메리가 친척 할아버지의 농장인 '그린 게이블스(Green Gables)'에 방문했던 경험을 토대로 씌어졌다. 또한 1905년 집필 당시 미국 잡지에 실린 모델 이블린 네스빗(Evelyn Nesbit, 1884~1967)의 사진에서 영감을 받은 루시 모드 몽고메리는 빨간색 머리의 몽환적인 소녀를 모델로 삼아 앤 셜리의 외모를 묘사하는 등 캐릭터 구상에 활용하였다. 이처럼 낭만적인 전원 풍경과 함께 인생을 개척하는 소녀의 성장기가 조화를 이루며 <빨강머리 앤(Anne of Green Gables)>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이후 수 편의 만화영화, TV드라마 등으로 제작되면서 100년이 넘게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밖에도 어른이 된 앤 셜리의 초등교사 시절, 대학교 시절, 친구 길버트와의 결혼 생활과 노년의 이야기까지 다룬 후속 작품들이 발표되기도 했다. 속편으로 <에이번리의 앤(Anne of Avonlea)>, <레드먼드의 앤(Anne of the Island)>, <윈디 윌로우스의 앤(Anne of Windy Poplars)>, <앤의 꿈의 집(Anne's House of Dreams)>, <잉글사이드의 앤(Anne of Ingleside)> 등이 있다.
한편 그린 게이블스(Green Gables)는 프린스에드워드섬국립공원 내에 부속된 지역으로, <빨강머리 앤(Anne of Green Gables)>의 인기로 인해 국립사적지로 지정되었다. 특히 그린 게이블스 집(Green Gables House)의 내부는 소설 속에서 앤 셜리가 살던 초록지붕 집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구조로 보존되고 있으며, 지금까지도 많은 독자들이 방문하는 관광지가 되었다.
○ 줄거리
주인공인 11세 소녀 앤 셜리는 일찍이 교사였던 부모를 여의고 고아원에서 생활하다가 에이번리 마을의 초록지붕 집으로 입양된다. 초록지붕 집에 살고 있는 매슈 커스버트와 마릴라 커스버트 남매는 결혼을 하지 않은 독신가정으로 자녀가 없었기 때문에, 농장 일을 도와줄 남자아이를 입양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스펜서 부인의 착오로 여자아이인 앤 셜리가 에이번리 마을에 오게 되었고, 앤을 다시 고아원으로 돌려보내려 했던 마릴라는 앤의 처지를 염려한 끝에 입양하기로 결정한다. 이집 저집을 떠돌며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앤은 초록지붕 집에 정착하여 모험 가득한 유년기를 맞이한다. 주근깨투성이의 말라깽이 소녀 앤은 공상을 좋아하는 낭만적인 수다쟁이로, 모든 사물에 이름을 붙여주고 대화를 나누는 등 엉뚱한 모습으로 주변을 웃음 짓게 한다. 앤을 아끼고 신뢰하며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매슈와, 자유분방한 앤에게 종교의 가르침과 예의범절을 중시하는 마릴라는 서로 다른 양육방식으로 앤의 부모 역할을 훌륭하게 해낸다. 앤은 이웃에 사는 과수원집 외동딸인 얌전한 소녀 다이애나 배리를 만나고, 엄숙한 맹세와 서약으로 소중한 친구 사이가 된다.
에이번리 마을에서의 생활은 앤에게 다채로운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폭넓은 세상을 경험하게 한다. 예민한 감수성과 독특한 상상력의 소유자인 앤은 매사에 솔직한 표현법으로 주변 인물들과 잦은 충돌을 빚는다. 앨런 목사 부부에게 대접할 케이크에 진통제를 바닐라시럽으로 착각하고 잘못 집어넣는 황당한 말썽을 벌이기도 한다. 마릴라의 친구인 레이첼 린드 부인은 사고뭉치에 실수투성이인 앤에게 항상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새 학기가 시작되고 초등학교에 입학한 앤은 자신의 빨강머리를 홍당무라고 놀리는 장난꾸러기 길버트 블라이스와 크게 다툰 뒤, 사과도 받지 않을 만큼 증오하며 경쟁심을 품는다. 호기심 많은 앤은 학교생활을 통해 질문하고 탐구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앤에게 이상적인 롤모델로 작용한 스테이시 선생님의 창의적 수업방식은 책 읽기를 좋아했던 앤이 친구들과 이야기회 모임을 만들며 글쓰기를 희망하는 데 영향을 준다. 또한 앨런 목사의 사모인 친절한 앨런 부인은 자기세계에만 골몰하는 앤에게 타인의 입장을 배려하는 법을 일깨워주며 앤을 성숙하게 만든다. 이처럼 관계 속에서 갈등과 해소의 단계를 거듭하는 동안 앤은 삶의 깊이와 사랑을 배워 나간다. 더불어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진심으로 상대방을 대하는 앤의 모습은 자신을 오해하는 어른들의 마음까지 움직인다. 다이애나의 여동생 미니 메이가 후두염에 걸리자 앤이 극진한 간호로 살려낸 이후, 엄격한 배리 부인도 말괄량이 앤과 다이애나가 어울리는 것을 더는 싫어하지 않게 된다. 다이애나의 친척인 까다로운 조세핀 할머니도 열정적이고 순수한 앤과 친구가 되어 든든한 지원군을 자처한다. 특히 무뚝뚝한 커스버트 남매의 메마른 일생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는 앤의 존재는, 매슈에게 따뜻한 황혼의 기쁨을 주고 마릴라에겐 잔잔한 모성애를 불러일으킨다. 앤은 자신을 사랑으로 거두어 준 커스버트 남매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한다.
앤은 꿈의 성취를 통해 매슈와 마릴라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15세가 되던 해에 교원학교인 퀸즈아카데미 입학시험을 치르고 길버트 블라이스와 공동 1등으로 합격하게 된다. 이후 교사의 꿈을 품고 1년간 퀸즈아카데미에서 공부한 앤은 수석으로 졸업하며 레드먼드대학의 입학 장학금까지 받는다. 교원시험에서 앤에게 1등을 놓친 길버트는 에이번리 학교의 교사가 되기로 한다. 하지만 앤의 학비를 저축해 두었던 은행이 파산하게 되자 충격을 받은 매슈가 갑작스러운 심장발작으로 사망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한다. 사랑하는 매슈의 죽음 앞에 절망한 앤은 깊은 슬픔에 빠지고, 자신이 받았던 사랑만큼 되돌려줘야 한다는 의무와 책임감을 느낀다. 결국 앤은 대학 진학을 포기한 채, 시력을 점점 잃어가는 마릴라의 곁을 지키며 초록지붕 집에 남기로 결정한다. 한편 길버트가 에이번리 학교의 교직원 자리를 앤을 위해 양보하면서 마침내 둘은 화해하게 된다. 영리한 숙녀로 성장한 앤은 자신을 아껴주고 사랑을 베풀어준 많은 사람들을 통해, 불우한 고아 시절의 상처를 치유하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알게 되었다. 또한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사랑하게 만드는 마법 같은 능력으로 행복을 이루어 낸다.
[네이버 지식백과] 빨강머리 앤 [Anne of Green Gables] (시사상식사전, 박문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