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감만동 홍탁 포장마차
밤이 이슥한 시간의 부산 감만동 홍탁집 포장마차
잡을길 없는 해가 지고 막을길 없는 달이 뜨면
이 부산 바닥을 떠도는 이방인은 그만 나긋한 대포집에 주저앉아
일만사 세상일 제쳐놓고 술잔이나 돌리며 그만 쉬고 싶고나
오늘은 광안리 바닥과 자갈치 바닥을 주름잡고 다니던 감만동 문디들이 회식을 하는 날
홍탁집 포장마차앞엔 어둠이 짙게 깔려 있었으며 감만동 문디들의 이야기 소리가 왁자지껄
흘러 나온다
밤이 이슥한 시간의 부산 감만동 홍탁 포장마차
오전부터 부산 기장의 송정리 작은 어촌마을로 해서 용호동 시장바닥 왕대포집, 감만동 부침개집
을 전전하다 늦은시간 홍탁 포장마차까지 오게 되었다
밤이 이슥한 시간의 부산 감만동 홍탁 포장마차
이곳은 부산 달봉이네집 부근에 있는 홍탁집인데 주 메뉴가 홍탁과 생탁이다. 홍탁은 홍어를 삭
킨것이고 생탁은 부산바닥에만 돌아 댕긴다는 막걸리다
홍탁은 목포에서 들여와서 여기서 조금더 발효를 시킨다고 하는데 잘 발효가 된것은 먹을때 콧
구녁을 팍팍 쑤시기 때문에 맞지 않는 사람들은 냄새만 맞고도 기절을 하는수가 있다
그런데 홍어를 발효시킨 홍탁과 부산바닥의 명물이라는 생탁이라는 막걸리를 곁들여 먹고 트림
을 한번 했다하면 그 냄새는 홍탁을 즐기지않는 이방인들에게는 죽음보다도 더한 고통인 것이다
그런데 그 독한 홍탁을 즐기며 유유자적하게 돌아 댕기는 밤손님들이 있었으니 그 이름하야
감만동 홍탁집 냐옹이들이었다
부산 감만동 홍탁집에 나타난 냐옹이
웬만한 냐옹이들은 홍탁 냄새만 맡아도 기절초풍하여 삼십육계 출행랑을 놓을텐데 이곳 홍탁집
냐옹이들은 그 독한 홍탁을 아주 여유롭게 즐기고 있었다
부산 감만동 홍탁집에서 홍탁을 구걸하는 냐옹이들
이 냐옹이들은 새끼때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줄곳 이 홍탁집을 기웃거리며 하두 얻어 묵었기 때
문에 그 독한 홍탁맛에 길이 들여졌다는것이다
주로 손님이 묵다가 남기고 가는 홍탁은 모두 이 냐옹이들 차지가 되는데 이곳 홍탁집 할매가 어
떻게 잘 거두어 먹였는지 살이 토실토실하고 털 빛깔도 반들 반들하니 기름기가 잘잘 흐르고 있
었다
그런데 새끼때는 오라고 하면 강아지 색끼들마냥 쫄랑 쫄랑 따라오던 녀석들이었다는데 대그빡
이 조금 크고 나서는 사람들을 경계하면서 살살 피해 다니고 있다고 한다
지금도 한 녀석은 뒤에 누가 오나 안오나 망을 살살 보고 있었고 또 한 녀석은 적당한 거리를 유
지 하면서 가끔 한조각씩 던져 주는 독한 홍탁을 받아 묵고 있었다
뭐 이정도머 도둑 괭이나 마찬가지것제 ^ ^
부산 감만동 홍탁집에서 홍탁을 구걸하는 냐옹이들
가까이좀 던져 주제
저거 집어 묵으러 갈때 한 대 줘 박으려고 하는거제 ?
내가 다 안다구...
맛있는 홍탁이 조 앞에 아른거리는데 쉽사리 나서지를 못하는 냐옹이 자슥들
부산 감만동 홍탁집에서 홍탁을 구걸하는 냐옹이들
아구...저거 저 홍탁...인상 사납게 생긴 잉간앞에 한 첨 떨어져 있는디 워쪅해야 한댜 ?
저거 한첨 집어 묵으러 갔다가 저 잉간이 냅다 내질러 버리면 나만 박살나는 거제
그래도 한 녀석이 살곰 살곰 다가와서 깔짝 거리더니 앞발로 잽싸게 낚아채서 밖으로 나간다
슬쩍 서리해 간 홍탁을 밖에서 다 묵어 치웠는지 잠시후 두 녀석들이 또 나타났다
부산 감만동 홍탁집에서 홍탁을 구걸하는 냐옹이 자슥들
젠장헐 ~ 지들만 마구마구 무거대구 있자너
아오 ~ 이리로도 한 첨 집어 던져 주바.... 따악 ~ 한첨만...
세상에서 젤 불쌍한 눔들이 남 돈 세는것 어깨 너머로 같이 세 보는 눔하고
남 묵는거 침을 겔겔 흘리며 치어다 보는 눔이라고 했는디 바로 니 녀석들이 그 짝이구나
나 같은면 드러워서라도 그냥 가것다
니들이나 실컷 쳐묵고 아침에 설사나 뿌지직 ~ 뿌지직 ~ 해 부려라 !
에이 튓 ~ 튓 ~
이렇게 침이라도 한 번 뱉어주고 말이여 ^ ^
부산 감만동 홍탁집에서 홍탁을 구걸하는 냐옹이 자슥들
엇 ! 이번에는 왕건이닷 !
자존심 상하지만 뭐 워쩔것이여 ! 내두 묵고 살아야 하는디...
아...잉간들에게 굴욕적으로 구걸해야 묵고 살수 있는 이 처량한 신세
나도 전생엔 잉간들이 던져 주는 썩은 고기나 받아묵고 사는 냐옹이가 아니라 호랑이였었다
오늘 이 생에는 어찌하다 보니 홍탁집 뒷골목을 어슬렁거리는 냐옹이로 태어나 굴욕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전생엔 굶어 죽는 한이 있더라도 산 정상까지 올라가 표효했었던
백두산의 호랑이였었다
아능가 ?
백두산의 호랑이라구...
잉간들은 맛있는 식당이나 술집을 찾아서 환장하게 돌아 다니고
밤이 이슥해지면 을씨년스럽다 못해 스산하기까지 한 이 감만동 골목
먹이를 찾아 이 스산한 도시의 골목에서
어슬렁 거리는 냐옹이를 본일이 있는가 ?
잉간들이 먹다가 버리고간 찌꺼기만을 찾아서
골목 골목 누비고 다니는 감만동 골목의 냐옹이들...
나는 잉간들이 먹다가 남긴 찌꺼기만 먹고 사는 굴욕적인 냐옹이가 아니라 호랑이고 싶다
백두산 정상까지 단숨에 뛰어 올라가 표효하고 싶은 호랑이로 다시 돌아가고 싶단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