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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 게
저년은 커서 뭐시 되면 웬만한 사람은 쳐다도 안볼거시여 긍게, 머덜라고 아짐은 애들 쌈박질에 어른이 나선당가요 옴마 쪼깐한 콩새 같은 것이 지들 할매 닮아 저렇게 싸납당께 긍게, 할매가 삼대독자 우리 아버지 혼자서 키웠지라 핫따 작것! 어찌야 쓰까이 따박따박 말대꾸하는 거시기 좀 보더라고 긍게, 아짐맹키로 자식 키우면 안 되지라 숨바꼭질하다 지가 술래 되니께 꼬라지 내고 기연시 가잖아요 긍게, 인정 없이 머리끄댕이 땡기고 싸웠지라
미자는 가실지나 철 지난 우체통처럼 공장으로 |
꽃이 있는 농장 정원/구스타프 클림트/1906
클림트의 꽃밭
햇살이 닿는 곳마다 입술이 부푼다 |
by Juan Santana
미세스 호아
스물에 영덕으로 시집와 |
붕어빵에는 붕어가
물고기처럼 숨을 쉬는 엄마는 하루에도 몇 번씩 일기를 씁니다 그때마다 유영하는 나를 발굴하곤 합니다 일기장으로 만든 종이봉투는 잘 찢어지지 않습니다 엄마에게는 보리들이 눈썹처럼 자라는 때가 있었습니다 |
찬란한 내일
들물 때 |
[사진] 검은머리물떼새
노랑부리물떼새가 지구 밖으로 난다
달나라에서 쑥을 캐는 여자가 있다 당초문에 이끌려 풀밭을 헤맨다 솜털이 하르르 눈을 겨우 뜨기도, 차가운 칼끝이 반짝, 손톱 밑 경계에 아르르 색이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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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강 무렵
할매 밥집에 앉아 거리를 바라봅니다 |
네 입술은 빨강
뱀의 꼬리가 꽃대를 휘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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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소은 : |
△ 본명 양영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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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시와 소금] 봄호 신인상 등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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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시집『노랑부리물떼새가 지구 밖으로 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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