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으로 주거 공간을 옮긴 이후로는
문화 생활하기가 만만치 않다.
웬만한 것은 도로 서울로 올라가야 하고
소소하게 영화라도 볼라치면 평택이나 천안으로 나들이겸 길을 나서야 한다.
그래도 안성시민인데 싶어도 변변한 문화공간 하나 없다는 것이 씁쓸할 일이지만
여전히 문화에 대한 배려가 없는 "문화 예술의 도시" 안성 수장인 시장의 마인드가 그러하니
어쩔 수 없다 고 체념하는 이즈음이기도 하다.
좀 나아질 듯한 기미가 보이기는 했으나 겨우 새로 완성된 버스터미널만 홀로 썰렁하게 있을 뿐
터미널 사용 외에는 뭔가 만들어보겠다 고 시작한 건물 증축이 폐허처럼 남겨져 있어 오히려 방치된 흉물로 건재한다.
그래서 웬만하면 문화는 스스로 포기하거나 그것도 아쉬우면 자발적 취향으로 선택권을 갖긴 하는데
사실 그다지 흡족할 만큼의 성과를 내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영화가 보고 싶다던가 필요 충족의 문화 관람을 하고자 할 때는 서울을 제외하곤
더러더러 이웃 도시 평택으로 걸음을 옮기기도 한다.
하여 불현듯 "레미제라블"을 보기 위해 절친과 함께 평택 애경백화점내에 있는 영화관으로 갔더니
웬걸...이미 낮편은 예약 완료라 초저녁 5시 30분 까지 기다려야 한단다.
아뿔사, 바삐 서두르다 보니 예약사항을 확인하지 못한 죄, 별 수 없이 2시 10분에 시작하는 "잭 리처"를
보기로 했다...그나마 가장 가까운 시간에 상영을 한다하니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더군다나 팬미팅차 우리나라를 찾은 톰 크루즈의 친절한 배려심도 감안하여 망서리지 않고 선택한지라
개인적으로는 멋진 남자 톰 크루즈에 대한 기대감으로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는 않았지만
함께 한 지인이 워낙 감성마인드가 뛰어나 액션 영화에 대한 반응이 시원치 않기는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크린에 집중을 하다 보니 아날로그적 영화로서의 "잭 리처"를 만나게 되었다.
본래 액션 영화 배우가 아니었던 톰크루즈가 "미션 임파서블"의 성공으로 말미암아 졸지에 액션 배우가 되더니
이제는 영국 작가 리 차일드의 "원 샷-One, Shot- 9번째 시리즈를 영화한 작품의 주인공으로 돌아온 것이다.
그것도 웬만한 추리력이 아니면 어려울 탁월한 직관력과 통찰력을 무기삼아
게다가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지만 어디선가 휙 하고 나타나 신출귀몰의 능력이 아니면 해내기 어려울
적재적소에 걸맞는 액션신까지 소화해내는 탁월함을 보여주면서 그 나이 오십에도 불구하고
아날로그적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멋진 남자 맞다.
물론 전 장면이 만족할 만 했다 라고 평하기는 어렵다.
처음에는 좀 지루하간 싶었지만 무작위로 자행되는 길거리 5인의 마녀 사냥을 보여주며 은근히
범인을 노출하면서도 반전의 면모를 지닌 액션 영화이지만 시끄럽지 않을 정도로 액션을 소화해내면서
은근히 액션의 간결함 속에서 통쾌함의 진수를 보여주는 장면장면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와
유난스럽고 시끄럽게 초토화되던 다른 액션 영화에 비해 탁월함을 드러내던 그 남자 톰 크루즈는
과하지는 않지만 진면목의 진수를 보여주는 액션의 달인이 맞는 것 같다.
더군다나 어느 영화에서나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러브신조차 없음은 물론
달달한 언어 구사 또한 없음이니 등장한 여주인공이 서운 할 일이요 기대 심리를 가졌을 관객 또한 실망감이 클 일이지만
그러나 맨숭맨숭하지도 짜증 낼 기회도 주지 않고 스토리를 따라가게 하는 매력을 지닌 "잭 리처"는
묘하게도 일당 백을 하는 톰 크루즈의 진면목을 보게 하는 것 같았다.
물론 빠른 전개나 잔혹한 스릴러나 거창한 액션이나 화려한 CG 작업에 익숙한 관객들이라면
다소 심심하다 여길 수 있었을 일이나 아나로그적 사고와 장면 장면이 나름의 맛을 보여주던
"잭 리처"는 그다지 불편한 영화는 아니었음은 물론이요 나이 들어서도 근사하며 멋지고도 우아하게
나이 들 수 있다 는 사실을 보여준 톰 크루즈의 매력이 돋보인 영화이기도 하다...일종의 쿨 가이의 면모라고나 할까.
어쨋거나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의미심장한 그러나 은근 슬쩍 드러나는 인권과 보이지 않으나 치졸하고
비열하게 장악하려는 권모술수의 사업가들의 심성도 드러남이니 잘 들여다 보면 보이는
몇몇의 코드가 영화에 담겨져 있기도 하다.
추리와 아날로그적 액션이 가미된 하지만 슬쩍 끼워넣은 의미를 찾아보는 것,
식상하지 않을 영화이기도 하고 더러 아, 이런 영화였어? 라는 신선함이 있기도 하다.
어쨋거나 "잭 리처"를 관람하고 시간을 기다려 "레미제라블"을 볼까 했으나 답답한 공기에 질린 아줌마들은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오다 뒤늦게 합류한 지인까지 합세해 기꺼이 나물로 채워진
저녁 성찬을 즐기고 장소를 옮겨 향기로운 커피까지 음미하고 나니 저녁 8시가 넘었다....서둘러
무설재 뜨락을 들어서니 아직도 하얗게 쌓여있는 눈더미와 새카만 밤 하늘이 대비되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러게, 이 맛에 이 산중에 사는 거지 뭐...
첫댓글 ㅎㅎㅎ 그럭저럭 괜찮은 영화였다 그거죠~! 알겠삼~! ^ ^
보셔도 무방한,
첫날인데도 사람이 꽤 많더라구요.
그래도 서울은 아침에 가끔 시간있을 때 조조도 골라서 가는 것이 제 취미랍니다. 가격도 싸고 12시 부터는 제 할일을 할 수 있으니...제가 버스한번 타면 가는 서울극장 팬인데 가격이 4000원이랍니다, 언제 시간내서 잭러처 보러가야지,,저도 액션영화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오후에 영화를 보려면 하루를 다 소비하는 것 같아 저는 조조 아니면 영화를 안보러 다닌답니다.
ㅎㅎㅎㅎ 저도 한때 재미삼아 조조 보러 다니고 그랬는데, 언젯적 이야긴가 싶고.
서울극장, 한참만에 듣는 단어네요...명보, 단성사, 허리우드.
전 오래전에 그 부근 근처에 모여드는 군상 중에 게이나 레즈비언들 취재하러 참 많이도 갔습니다.
허리우드 극장 근처에 밀집한 게이들과는 아예 친구처럼 터놓고 지내기도 했다 는...80년대 초반 이야기.
맞아요,, 참 오래전 이야기지만 피카디리 극장 옆에 다방에 게[이들이 레지일 하던 때도 있었죠. 피카디리는 롯데시네마로 바뀌고 우리나라 제일 오래된 단성사는 공매를 기다리며 폐업상태로 있고, 요즘 종로 3가 역은 노인들 천국이지요. 늙은 여인들이 노인네들과 흥정하는 모습들도 보이기도 하고요,,
톰 쿠루즈는 제가 좋아하는 배우 중 하나(죠니 뎁하고)
인상깊게 본 영화는
'마이너리티 리포트'
제 리스트에는 들어있지 않지만
시간나면 한번 가봄직 하네요
나이 들어서도 멋지다 는 것, 톰 크루즈를 보면서 생각합니다.
몇 몇 그런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자기 행색에 책임지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고 보면
꽤 근사한 사람인 거죠...영화도 나쁘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