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어느 시점을 ‘색’ 이미지로 기억하고 있을 때가 있으며 특정 색에 매료되어 그 색의 옷을 입고 치장을 하고 그림을 그릴 때도 빈번하게 사용한다. 이 책에서는 색이 마음에 주는 불가사의한 작용을 빨강에서 보라, 무채색에 이르기까지 에피소드를 곁들여 색상별로 소개하고 있다. 지금까지 ‘색채 심리’에 대한 연구는 심리학이나 의료, 비즈니스 분야 등 다양한 각도에서 행해져 왔다. 이 책의 작가는 화가로서 출발해 어린이 그림 조사를 통해 색채연구를 시작하였다. 실기를 통해 색을 사용하면서 색채와 심리의 관계를 실감하고 실천적인 방법을 이어서 시도하는 입장이 될 수 있었다. 어린이들의 그림과 화가의 작품을 통해 인간이 순수한 상태에서 색에 감정을 반영하는 수많은 예를 연구한 결과가 이 책에 일부 소개되어 있다.
빨강의 심리는 원초적인 외침이라고 할 수 있다. 빨강은 죽음의 불안을 초월하려고 했던 천재 화가의 그림에서, 어린 시절의 아픔을 치유하려고 하는 색채 치료의 그림에서, 또한 어디에든지 있는 어린이들의 낙서 가운데도 홀연히 모습을 나타낸다. 빨강이란 색은 한마디로 말한다면 삶을 고양시키는 기도라고 할 수 있다.
노랑의 심리는 감추어진 혼에 빛을 비춘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노랑을 원할 때 마음의 본질, 그 빛 속으로 걸어가는 듯한 강한 충동을 나타내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노랑색은 여러 가지 색상 중에서 무엇보다 환한 빛을 발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빛을 비추어 본다’는 것은 지금까지 감추어져 있던 사실을 인식하도록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초록의 심리는 감정의 안식을 추구한다고 할 수 있다. 초록색은 부드러움뿐만 아니라 늠름함과 엄격함을 감추고 있으며, 그 두 가지가 조화될 때 마음에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노랑색과 파랑색처럼 극단적인 색이 섞이어 만들어진 초록색의 성질,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파랑의 심리는 상실과 재생의 마음이라 할 수 있다. 상실과 재생을 체험하는 사람이 파랑에 마음이 이끌리는 이유는 그 파랑이 자아내는 바다의 이미지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 책의 저자인 스에나가 타미오는 색채 심리 연구자로서 오랫동안 ‘색채 학교’를 운영하며 일반 시민 누구에게나 개방하여 쉽게 색채 심리를 공부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저자가 저술한 ‘색채 심리’는 누구나 일상에서 접하면서도 쉽게 지나치는 색채에 대하여 예리한 통찰력과 인간 심리를 연관하여 분석하고 그 원인과 배경, 치유법과 전망까지 설명하고 있어 이해에 도움을 준다. 위에 서술한 색상 외에도 여러 색의 심리가 책에 서술되어 있는 데 그 부분은 직접 읽어 보는 게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