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이 머무는 곳
,
그 푸른 호수와 하늘빛' (셋)
(2007, 3, 17 ~ 3, 25)
룽다 단 신축농가도 지저분해
라싸 시내로 들어가는 도로변 곳곳엔 집 짓는 공사현장이 많이 띈다.
대부분 2층 건물이다.
물론 철골은 아니다.
벽돌처럼 잘 다듬은 돌로 한 층 쌓고 그 사이는 흙으로 엉겨 층층이 쌓은 건물이다.
지붕은 평평하다.
(새로 지은 농가다. 집 앞엔 나무를 심었다. 평평한 지붕엔 룽다가 펄럭인다.)
(새 집이지만 집 주위는 지저분하다. 땔감과 가축배설물을 쌓아두었다.)
벽은 30cm 정도로 두텁다.
히말라야 등 고산에서 불어오는 외풍을 막아야하기 때문이다.
티베트인의 이런 농가는 아래층을 주로 가축사로 이용하고, 위층은 주거지역으로 썼다.
지붕 양 모서리엔 오색찬란한 룽다를 긴 막대에 매달고 두 막대 사이엔 룽다를 단 줄로 연결해 놓았다.
이 깃발은 언제나 고원지대에서 불어오는 세찬 바람타고 펄럭인다.
이곳도 농촌근대화 바람이 부는 듯 보였다.
농가가 있는 곳엔 너른 농경지가 자리했고, 비닐하우스로 여러 가지 작물을 재배한다.
(너른 농토엔 비닐하우스를 만들어 농작물을 재배한다. 먼산엔 눈이 덮였다.)
(비닐하우스는 히말라야 산맥에서 불어오는 세찬 바람을 막아준다.)
또 인공조림으로 나무를 키운다.
새 집이지만 겨울철 땔감 때문에 집 주위는 지저분하다.
베어온 나뭇가지를 얼기설기 쌓아놓았고, 가축 배설물 말리려 담장위에 쌓아놓은 풍경은 어딜 가도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이들은 붉은 색과 흰색을 무척 좋아한다.
어김없이 붉은색 대문을 달았고, 지붕도 역시 붉은색 일색이다.
담장과 건물을 흰색으로 도색하거나 흰 돌 색깔을 하얗게 드러냈다.
포탈라 궁 앞길 ‘북경중로’라니?
라싸 시내로 들어오는 길엔 상가 공사장이 여기저기 흩어졌다.
시멘트 철근콘크리트 골조다.
6 ~ 7층짜리가 많다.
(라싸 시내로 들어오는 거리엔 이같은 신축상가 공사현장이 많이 띈다.)
(붉은 칠을 한 곳은 이곳 주둔군 사령부다. 민중봉기 등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많은 수의 군대가 주둔하고 있다.)
(이곳에도 이동통신 건물이 들어섰다. 이통사업은 어디서나 돈이 되나 보다. 멋진 건물만 봐도 알 수 있다.)
기존 상가건물은 대부분 3 ~ 4층이다. 흰색 건물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포탈라 궁이 흰색을 도색했기 때문일까?
(라싸 시내로 들어서면서 차 속에서 잡은 포탈라 궁의 첫 사진. 흰색이 눈을 자극했다.)
구시가를 뺀 시내는 계획도시다.
시원스럽게 도로를 뚫었고, 도로를 따라 상가건물이 연립주택처럼 연이어 뻗었다.
포탈라 궁 앞 넓은 길 이름이 바로 ‘북경중로(北京中路)’다.
('북경중로'라는 표지판이 포탈라 궁 앞 너른 대로에 붙어 눈길 끈다.)
이 표지판엔 한자가 복판에 크게 자리했다.
위쪽에 작은 글로 티베트어가, 아래쪽엔 영문으로 작게 표기돼 눈길을 끈다.
“왜 하필 이곳에 ‘북경중로’라는 도로가 생겼을까?”
중국이 1950년 이곳을 강점한 후 궁 앞 ‘피안의 세계’이자 해자 구실까지 겸한 호수를 메워 계획도로를 뚫고, 천안문 광장처럼 큰 광장을 만들었다.
(포탈라 궁 앞 광장엔 중국 오성기가 펄럭인다.)
(포탈라 궁 앞 호수를 매립해 천안문광장 처럼 꾸몄다. 중화인민공화국 탑이 위용을 자랑한다.)
그 광장엔 엄청난 규모의 중화인민공화국 탑이 세워졌고, 그들의 붉은 오성기가 힘차게 휘날린다.
그리곤 ‘북경중로’라는 이름을 여기다 붙인 것이다.
동북공정처럼 여기도 ‘중화(中華)’ 일색으로 바꾸려는 그들의 원계(遠計)를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
라싸 구시가, 각양각색 거리풍경
포탈라 궁을 지나 버스는 구시가지인 바코르(Barkhor : 팔각가(八角街) : 조캉 사원을 팔각으로 둘러싼 거리)광장 인근의 샹바라 호텔 입구에 닿았다.
(라싸는 포탈라 궁을 중심으로 동쪽의 구시가지와 서쪽의 신시가지로 나뉜다. 1964년부터 건설된 신시가지에는 백화점 · 병원 · 문화시설 등이 자리했다.)
우리가 묵을 호텔이 자리한 이 지역은 라싸 구시가지 중심지다.
바코르 광장은 걸어서 2 ~ 3분 거리다.
(인도의 릭샤와 같은 세발 자전거로 만든 인력거. 치장을 엄청했다.)
(번화가지만 햇볕이 잘 드는 이곳엔 아이와 할머니, 어머니가 나와 볕바라기를 즐긴다.)
(번화가에서도 마니차를 돌리면서 '옴마니밧메훔'을 외며 지나다니는 티베트인도 많다.)
(한 아주머니가 아이르 업고 길을 건넌다. 모자의 표정이 밝다. 업힌 아이의 눈망울은 초롱초롱 빛난다.)
(번화가 상점엔 티베트 고유의 가면을 내걸고 손님을 끌어들인다.)
우선 방 배정받아 짐 두고 점심 먹으러 나갔다.
바코르 광장으로 이어지는 길, 번화가임에도 햇볕 잘 드는 곳엔 사람들이 나와 포커놀이를 하거나 아니면 담소로 볕을 즐겼다.
어린아이를 데리고 나와 햇볕을 쪼여주는 할머니나 어머니도 많다.
호텔 후론데스크엔 한족들이, 티베트 아가씨 두 명은 안내를 해주는 보조역할을 했다.
(바코르 광장을 들어가는 번화가에 붉은 가사를 걸친 라마승들이 활보한다.)
(우리가 묵을 호텔 입구. 호텔 입구는 좁지만 안은 이렇게 넓다.)
(호텔 앞 거리 풍경.)
라마승의 붉은 복장을 제외하곤 길거리에 나선 티베트인의 옷은 대부분 우중충한 색깔이 주조를 이뤘다.
또 이들의 의복은 형형색색으로 같은 종류의 옷을 거의 볼 수 없다.
(호텔 로비에 걸어둔 자수공예품. 포탈라 궁을 수놓은 대형작품이다.)
(티베트 아가씨들은 고작 안내를 맡고있다. 방청소 등 잡일 또한 티베트인들의 몫임은 말할 나위없다.)
(후론데스크는 한족 차지다.)
물론 전통의상(추바푸로 : 털로 만든 옷이란 뜻이다. 거친 모직이 옷감의 천도 많다.)은 색깔이나 복식이 거의 같겠지만 말이다.
모자 또한 거의 모양새와 재질이 다 틀려보였다.
가죽털모자가 많다.
한마디로 각양각색의 거리풍경이다.
오체투지·마니차 돌리는 인파 득실
‘북경중로’를 거쳐 도로변 한식당에 들었다.
식당 입구엔 아주 재미난 조각상을 만들어 흥미를 돋웠다.
두 노인이 술을 마시곤 취한 표정을 잘 묘사한 작품이다.
(라싸에서 도착해 점심 먹으러 간 식당. 겉모양은 너무 건사하다.)
(술 취한 두 노인의 재미있는 표정을 새긴 조각품. 나도 술 취하면 혹 저런 포즈는 아닐까?)
속으로 웃음 일었다.
술 취한 내 모습은 저렇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음식 잘 먹고, 물 많이 마셔야만 고산증세 이길 수 있다고 했으니 억지로도 많이 먹고 마셨다.
이뇨제 덕분에 소변 량이 보통이 아니다.
호텔 쪽으로 돌아와 바코르 광장에서 두 시간의 자유시간이 주어진다.
(호텔에서 나와 바코르 광장으로 들어서 처음 본 광경.)
(정면엔 티베트 최고의 성지 '조캉사원'이 턱 버틴다.)
(사원 앞에 있는 대형 향로가 향 연기의 그을음으로 시꺼멓다.)
서서히 고산지대에서 적응하는 시간이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천천히 느린 걸음으로 이 광장을 둘러보고 조캉사원(大昭寺 : 대조사)을 한 바퀴 돌았다.
(팔각가에서 상품을 고르는 티베트인. 멀리서 온 참배객 가족이다. 모자가 특이하다.)
('조캉사원'을 따라 도는 팔각가에 형성된 상점들.)
(이런 상점들이 팔각가를 따라 연이어진다.)
이 사원 도는 팔각가(八角街)는 오체투지로 온 육신을 다 받치는 티베트인과 마니차를 돌리는 형형색색의 티베트인으로 가득 찼다.
그들은 쉴 새 없이 ‘옴마니밧메훔’을 왼다.
(마치차를 돌리면서 '옴마니밧메훔'을 외는 티베트인. 기온과 어울리지 않은 흰 여름모자를 썼다.)
(어린이 안은 채 참배길에 나선 젊은 엄마.)
(팔각가의 갖가지 풍경들......)
(......)
참배객 대부분은 가족단위나 친지 등 그룹별로 움직인다.
오체투지(五體投地 : 먼저 두 무릎을 땅에 꿇고, 두 팔을 땅으로 쭉 뻗친 다음 머리가 땅에 닿는 절).
인간이 가장 낮은 자세로 부처님에게 다가가는 자세다.
(오체투지하는 모습. 너무 진지하다.)
(오체투지로 머리를 땅에 쪼아 이마엔 굳은 살이 박였다. 이 굳은 살도 터져 약을 발랐다.)
(한 늙은 승려가 '조캉사원'을 바라보면서 오체투지로 참배하는 모습.)
(신발과 웃옷는 벗어두고 절을 한다.)
(너무 경건하다.)
물론 무릎엔 보호대를, 손엔 장갑 끼고 나막신 비슷한 나무토막으로 손바닥을 보호한다.
그러나 이마만은 맨살 그대로 땅바닥에 찧는다.
이마 굳은살이 켜켜이 박였지만 그래도 피부가 갈라져 고약 같은 것을 발라 아픔을 이겨낸다.
무릎 보호대나 손바닥 보호대도 없이 오체투지로 부처님에게 다가서는 티베트인도 있다.
오체투지로 성지를 도는 이들은 대부분 산발이다.
옷은 때에 절고 절었다. 손톱 밑은 말할 것도 없고 손도 새까맣다.
그들은 매년 봄가을에 한 번씩만 몸을 씻으니깐.
오체투지, 이 얼마나 진지하고 성스런 의식의 하나인가?
이를 바라보노라면 전율이 일면서 뭉클함이 잔잔히 번져온다.
‘옴마니밧메훔’ 외며 부처에게
오체투지를 하거나 마니차(經筒 : 경전을 새겨 손에 들고 다니며 돌리는 불구(佛具)의 하나)를 돌리거나 손때 절은 염주를 세며 조캉사원 도는 그들은 말 그대로 진지하고 순수 무구함 그 자체다.
일그러지고 고통스런 표정이란 그들에게서 찾아볼 수 없다.
그들에겐 이미 속(俗)이란 아무 의미가 없다.
오직 내세가 있을 뿐이다.
육신의 고통을 기쁜 마음으로 이겨내면서 ‘옴마니밧메훔’(唵麽坭鉢訥銘吽 : 산스크리트 어 om mani padme hum : 라마교 신자가 외는 주문. 연화보살에 귀의하여 극락왕생을 바라면서 이 주문을 외면 죽은 후에 육도(六道)에 유전(流轉)하는 제약을 벗어난다고 믿음.)을 외며 부처님에게 조용히 다가선다.
이 속세의 고통은 내세에 더 나은 신분으로 태어나 마땅히 보상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여긴다.
이 순례 길에 부모를 따라 나온 아이들 또한 고통스런 표정이나 몸짓은 없다.
몹시 남루한 차림의 땟국이 졸졸 흐르는 한 어린소년은 오체투지로 순례에 나선 아버지와 발걸음을 함께 맞추며 이 속세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살핀다.
(팔각가를 돌면서 만난 소년들. 부유한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인 듯 차림새도 아주 말끔하다. 포즈를 취해준다.)
(오체투지하는 아버지 옆에 선 땟자국 넘치는 아이. 이 아이의 표정은 너무 당당하다. 눈빛이 매섭다.)
(징징거릴 나이지만 너무 어른스럽다.)
부끄러움 없이. 배고프고 다리 아파 징징거릴 나이이지만 그는 너무 의젓하고 어른스럽다.
부유한 가정에서 부모와 함께 순례에 나선 말끔한 차림의 소년들도 엄청난 인파 속에 조캉사원을 한 바퀴 도는 게 너무 신난듯했다.
그들은 카메라렌즈 앞에서 당당했다. 포즈를 취해주듯 말이다.
지난 주말부터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오염돼 다운되어 버렸다.
부득불 삼성전자 서비스에 연락해 기사를 불러 프로그램을 새로 깔았다.
사진은 용량이 많아 대부분 백업을 받지 못하고 날려버려야 했다.
연 사진과 중국 장가계 성도 등등의 여행 사진들이다.
너무 마음 아팠다.
새 프로그램을 설치하곤 또 사진 등록이 제대로 되지않아 며칠 고생했다.
이런 사정으로 새 글을 제때에 올리지 못해 죄송한 마음 그지 없다.
오늘 이사날이다.
5월 들어선 블로킹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빈방 찾아주신 분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첫댓글 와암! 그동안 컴퓨터가 다운되었다고? 얼마나 상심이 컸겠나. 소중하게 저장해 왔던 각종 자료가 날라갔다니 그 심정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소, 나도 많은 경험을 했거던, 지금도 자료나 글을 다 만들어 놓고 뭐 이상한 것 잘못 눌러버리면 도로아미가 되거나 될가 싶어 불안감을 가지고 작업에 임한다오. 그러함에도 이런 귀한 옥고와 생생한 현지사진을 올려 오솔길 벗님들에게 전하려는 의지는 대단하며 고맙다는 말로만 표현한다우 !
와암, 어쩧든 수고 많이 하십니다!
절하는것이 운동이 되어 버렸으요...,
첫댓글 와암! 그동안 컴퓨터가 다운되었다고? 얼마나 상심이 컸겠나. 소중하게 저장해 왔던 각종 자료가 날라갔다니 그 심정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소, 나도 많은 경험을 했거던, 지금도 자료나 글을 다 만들어 놓고 뭐 이상한 것 잘못 눌러버리면 도로아미가 되거나 될가 싶어 불안감을 가지고 작업에 임한다오. 그러함에도 이런 귀한 옥고와 생생한 현지사진을 올려 오솔길 벗님들에게 전하려는 의지는 대단하며 고맙다는 말로만 표현한다우 !
와암, 어쩧든 수고 많이 하십니다!
절하는것이 운동이 되어 버렸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