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팔산[葉八山] 572m 강원 삼척
산줄기 : 낙동아구응봉갈경단맥
들머리 : 가곡면 오저리 음지죽기
위 치 강원 삼척시 가곡면 오저리
높 이 572m
# 참고 산행기[사네드레]
오저 8경을 간직한 두메산골... 삼척 엽팔산(572m)
자동차는 낙동정맥 통리재를 넘어 소붓치를 지나 동활의 협곡을 주마간산 하는데 하늘로 곧추 솟은 ‘뼝대’는
울긋불긋 추색을 덮고 에굽은 노송은 바위를 베고 비스듬히 오저 8경을 노래하고 있다.
청평들에 구름같이 모인 두루미(청전운학),
비비골의 짙푸른 소나무 사이를 누비는 제비 떼(연동취송),
죽기마을 대숲에 뜬 달(죽림명월),
학이 알을 품고 있는 학아산의 폭포(학애폭포),
가푸천을 헤엄치는 은어 떼(연지은린),
바람에 흐느적거리는 갈전마을의 버드나무(장포세류),
기암사이로 굽어 도는 가푸천 따라 흘러가는 오동잎(동강기암),
치바위에 붉게 물든 저녁노을(치암낙조),
8경을 음미하고 죽기마을 효열문에 이르자 가곡천을 길게 가로지르는 오저비비교가 엽팔산 산행의 들머리가 되겠다. 태백시청에 근무하는 김장태(52세)씨와 비비교를 건너는데 어린 아이 둘이 엄마의 양손을 잡고 종달새 마냥 비비배배거리며 청평마을 유치원으로 가는 중이다. 이런 두메산골에서 산삼보다 몇 배 귀하다는 어린이다.
나무 밑둥을 발로 차면 입안으로 곧장 떨어질 것만 같아 침이 꼴깍 넘어가는 감나무에 대롱거리는 홍시, 군데군데 하얀 손수건을 흔드는 억새, 연보라 웃음으로 쑥부쟁이 꽃들이 반기는 비비골의 널브러진 길을 걷는다. 이것 뿐이랴. 나무마다 단풍이 들었지만 나도박달나무의 주홍빛 단풍이 역광에 유난히 아름답다.
담과 소, 와폭을 만들며 줄곧 옆을 따르던 계류는 들머리에서 30분 앞 합수점에 이른다. 여기서 지금까지 따르던 경운기 길을 버리면 오른편의 계류를 건너 집채만한 바위들이 쌓인 좁은 계곡으로 올라선다.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 오저리에 솟은 엽팔산(葉八山, 572m)은 처음 공개되는 산이다. 산의 높이가 낮다고 얕잡아 보았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 지형이 팔손이 나뭇잎처럼 생겨 계곡 속으로 들어가면 다시 서너 개의 협곡으로 갈라진다. 그 중에 한 곳을 선택하면 경사를 높여가며 또 갈라진다.
조금씩 흐르는 물을 건너뛰기도 하고 턱진 바위를 기어오르기도 하며 길도 없는 협곡을 이리저리 경사를 높이자 계곡이 갈라진다. 왼쪽 계곡으로 몇 걸음 들어서자 계곡이 또 갈라진다. 이번에는 방공호 같은 오른쪽 계곡으로 들어 10미터쯤에 계곡을 버리고 왼편의 지능으로 올라붙자 산짐승들이나 다녔음직한 희미한 길이 나타난다. 된비알의 능선을 놓치지 않고 경운기 길이 있던 비비골을 뒤로 하고 약 30분을 오른다. 신갈나무를 감고 오르는 칡넝쿨 아래 비탈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르며 계곡을 내려다보니 주계곡이 네곳으로 갈라져 있다. 저 계곡으로 들어갔으면 독안에 든 쥐 꼴이 될 뻔 했다.
30여분을 노닥거리다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소나무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땅은 미사토 급경사라 발이 미끄럽다. 게다가 방금 배출한 반들반들한 고라니 배설물이 즐비하다. 묵묘 2기를 지나자 코가 땅에 닿도록 경사가 점점 더 좁혀진다. 소나무들이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많아지더니 참호를 건너 오르자 피라미드처럼 생긴 엽팔산 정수리다.
대략 열댓평 넓이의 남쪽 끝에 ‘장성 430 재설 2004’ 삼각점이 박혀 있고, 북쪽 끝에는 묘 위에 소나무가 여러 그루 자라고 ‘홍씨 지묘’라고 쓴 비석과 망주석(望柱石) 한 쌍이 묘를 지키고 있다. 동쪽과 서쪽 급사면으로 길게 참호가 있다.
해발에 비해 조망은 이만하면 괜찮은 편이다. 서북쪽으로 416번 지방도와 갈전마을이 발아래 있고 백병산(1259.3m)과 면산의 두리봉(1245.2m)을 잇는 낙동정맥의 흐름이 장쾌하다. 또한 남쪽으로는 낙동정맥 삿갓봉(1119.1m)을 조산으로 한 산파봉들이 이쪽으로 첩첩이 밀려오는 풍광에 한동안 눈을 뗄 수가 없다. 이 멋들어진 조망들을 765킬로와트 송전철탑이 다 망쳐버렸다.
하산은 서쪽능선을 택하였으나 곧바로 내려가기에는 절벽이 있어 철탑이 건너다보이는 남쪽 능선으로 잠시 내려간다. 여기도 급경사에 미사토 길이다. 남으로 내려가던 주능선이 잠시 수그러드는 곳에서 능선을 버리고 오른쪽으로 140도쯤 꺾어 서쪽 능선으로 트레버스하는 희미한 토끼길을 따른다. 허리를 굽혀 토끼길을 따라 나아가자 이내 흙이 드러나는 아찔한 사면에는 의지할만한 나무가 한 그루도 없다.
한발 한발 설사면을 걷듯 킥스텝으로 땅을 찍어가며 위험한 구간을 벗어나자 바위에 꼬리진달래나무가 서식하는 서쪽 칼등능선이 기다리고 있다. 좌우의 절벽과 앞으로 진행방향의 급경사를 조심하며 30여분쯤에 아름드리 소나무군락이 반기는 곳에 이르자 지금까지의 위험지대를 벗어난 듯하다.
고라니 배설물을 밟으며 능선을 놓치지 않도록 내려가는 송이채취 길이 미끄러워도 좋다. 왼쪽으로 엽팔곡을 내려다보며 이장한 묘를 지나고 솔잎이 깔린 꾸불꾸불한 길도 지난다. 소나무들이 유난히 많다. 쌍묘 옆을 지나자 송이입찰구역이라는 팻말과 줄이 쳐져 있고 시야가 확 트이는 엽팔수 잠수교다. 정상을 떠난 지 1시간 15분이 걸렸다. 길고 긴 취송터널을 빠져나오니 오저 팔경이 반긴다.
*산행길잡이
오저 비비교-(30분)-비비골 합수점-(1시간30분)-정상-(1시간15분)-엽팔곡 잠수교-(50분)-오저 비비교
태밳 일원을 잇는 416번 지방도가 지나는 오저1리 죽기마을 앞 가곡천이 놓인 비비교를 건너면 비비골이다. 비비골에서 30분 정도 오르면 합수점에 이른다. 오른쪽 협곡으로 들어 두번째 계곡을 만나 왼쪽 등성이로 오르면 정상에 닿는다. 하산 때 트레버스 구간을 조심, 보조자일을 챙기는 것이 좋겠다.
자가용을 이용하면 비비골 입구에 대형버스도 여러 대 주차할 수 있는 공터가 있다. 하산 후 엽팔곡 잠수교를 건너 416번 지방도를 걸어 50분이면 비비골 입구까지 원점회귀산행이 가능하다. 운행시간은 약 4시간 안팎이다.
*교통
태백버스터미널(033-552-3100)에서 07:10(포항), 08:30(호산), 10:00(포항), 13:00(호산), 19:00(호산)에 운행하는 버스를 이용해 오저1리 갈전마을에서 내린다. 55분 걸린다.
호산버스터미널(033-572-6045)에서 1일 6회(07:00~19:20) 운행하는 태백직행버스나 풍곡행 시내버스를 이용한다.
*잘 데와 먹을 데
오미마을 '그곳에 가면'(033-572-8816)은 민박과 식사를 한다. 산행 후 연락하면 자동차로 데디러 온다. 오저2리 갈전에 '서민식당'(572-7021), 청평에 삼풍기사식당(573-4255), 가곡식당(572-4733).
*볼거리
가곡면에는 응봉산과 덕풍계곡(용소골), 동활계곡 등이 있으며, 특히 용소골은 응봉산 등산코스 중의 하나로 그 아름다움이 널리 알려져 있다. 글쓴이:김부래 태백주재기자
참고:월간<사람과산> 2005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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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벗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