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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정책=박동준 기자] 약사회, 약사직능 패러다임 변화 직면
올해 대한약사회는 그 동안 공고히 지켜왔던 약국, 약사에 대한 패러다임을 어떻게 변화·발전시켜 나가야 할 지에 대한 고민을 안은 채 한 해를 보내야했다.
약사 사회를 둘러쌓고 불거졌던 다양한 문제를 내부적인 힘만으로 해결하기에는 감당할 수 업을 정도로 약사 사회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졌기 때문이다.
이는 내년이 의약분업 10년을 맞는 해라는 점에서 대대적인 의약분업 평가 작업과 맞물려 약사회가 진지한 대안 모색 작업 없이 미온적 대응으로 일관할 경우 향후 약사 사회의 미래를 보장할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까지 가능케 하고 있다.
올초 카운터 몰카와 언론보도 등으로 촉발된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무자격자 의약품 판매 약국 색출 작업은 약사 사회가 자정능력을 상실했을 때 가차없이 외부의 힘이 가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였다.
다른 측면에서 약사회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면대약국 척결사업이 지난 4월 사상 최초의 검찰 고발에도 불구하고 무혐의 처분이 속출하면서 용두사미로 끝난 것은 약사, 약국 관련 제도의 대대적인 정비 필요성을 제기했다.
약사 사회의 내부 문제는 정부의 시장 진입장벽 철폐라는 정책방향과 맞물리면서 약사직능의 개념 자체를 뒤흔들 수 있는 전문자격사 시장 선진화 방안이라는 거대한 도전을 불러왔다.
특히 전문자격사 선진화 방안은 약사 사회 내부의 고질적 병폐로 지목돼 왔던 무자격자 의약품 판매, 면대약국 등이 추진배경 가운데 하나로 제시되면서 이에 대한 정화작업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정책 추진을 저지할 명분조차 잃어버릴 수 있는 상황까지 벌어진 것이다.
이에 약사회는 대외적으로 전문자격사 선진화 방안 저지를 위해 정치력을 총동원함과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약사들의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의식 변화 유도 등 자정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약사회가 전문자격사 선진화 방안과 관련해 강경투쟁 보다는 조용한 협상론을 앞세우고 있는 이유 역시 약사들의 반발이 집단 이기주의로 비춰져 국민여론이 등을 돌리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전문자격사 선진화 방안이 외부에서 불어닥친 위기라면 약대 정원 증원과 대한약사회장 선거는 대내적으로 약사 사회에 변화의 목소리를 불러 일으켰다.
약대 6년제와 연동된 약대 정원 증원 문제는 복지부의 390명 증원안에 교과부가 계약학과 100명을 추가해 490명선에서 증원 규모가 결정될 예정이지만 이 과정에서 대학별 최소 80명 정원을 요구하는 기존 약대와 증원을 반대하는 일선 약사들 간의 갈등을 유발시키는 결과를 초랬다.
기존 약대들은 6년제 교과과정 운영을 위해 추가 증원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일선 약사들은 인력수급에 대한 객관적 연구도 없는 약대 정원 증원은 포화상태에 이른 약국가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약사회는 기존 약대 6년제 시행결정 당시와 같이 약사 사회의 목소리를 하나로 묶어내는 갈등 조정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양측 모두로부터 비판을 받는 곤욕을 치루기도 했다.
현재 약대 정원 증원은 교과부가 약대 신설 접수까지 마쳤다는 점에서 향후 약사회는 증원된 인원이 개국가로 몰리기 보다는 약사 인력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직역으로 진출해 약사직능의 영역을 확대하는데 동참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약사회장 선거는 기존 약사회 집행부 계승과 안정을 주창한 김구 회장의 재신임으로 마무리됐지만 이에 못지 않게 약사 사회의 변화를 바라는 목소리가 집약된 사건으로 평가할 수 있다.
김 회장은 보궐선거와 유사한 득표율 40%로 지난 1년 반 동안의 큰 과실없이 회무를 이끌어 왔다는 점을 인정받았지만 변화를 주장한 조찬휘 후보와 구본호 후보에 쏠린 60%에 육박하는 표심은 신임 약사회 집행부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더욱이 선거기간 중에 불거진 김구 회장의 카운터 고용 의혹은 네거티브 선거전에 대한 논란을 차지하더라도 약사 사회가 관습적으로 행해온 행태를 극복해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이와 함께 약사 사회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회장이 직선제 하에서 탄생할 수 있도록 그 동안 선거에서 불거졌던 동문 줄세우기, 특정 단체의 약사회 선거 개입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약국경제=김정주 기자] 신종플루 조제대란·불경기, 연중내내 그늘로
지난해 '불만제로' 등 공중파에서 고발된 약국 불법행위 파문에 이어 올해 초에도 카운터 몰카, 저질 드링크약 무상제공 파문의 여진이 약국가에 지속됐다.
때문에 이에 초점을 맞춘 당국의 '기획형' 약사감시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기도 했으며 약국가 자정운동은 대시민 홍보로 그 유형과 패턴이 변화하는 모습도 보였다.
약사사회 중요한 숙제이자 이슈인 면대약국 척결문제도 기재부의 전문자격사 선진화방안으로 전이되면서 연말까지 뜨거운 감자로 집중됐다.
약국경영에 있어 올해 가장 두드러졌던 테마는 신종플루와 불경기다.
석면탤크의 경우, 약국가는 판매해오던 관련 외품을 전면 반품하고, 안전성이 확보된 제품을 수급하는 데 한동안 분주했지만 여파는 미미했다.
그러나 곧이은 신종플루 여파는 거점약국을 시작으로 전 약국의 의약품 수급 및 조제대란으로 번진 것이다.
특히 타미플루 전 약국 조제가 허용되는 등 급박하게 돌아가는 정부정책으로 약국가는 작전을 방불케 하는 타미플루 수급에 전격 나섰다.
그러나 75mg만 지급되는 문제와 처방 오류, 소분조제 및 리렌자 중점 공급으로 인한 소아조제 대란이 전국 약국가 곳곳에서 속출했다.
또한 이를 악용한 일부 환자들의 위조 처방전이 나도는 등 신종플루 여파로 인해 약국가는 한동안 긴장 속에서 업무를 봐야만 했으며 혼합처방전의 청구 문제, 공단 이중 확인작업 등도 약국가 대란의 한 몫을 차지했다.
타미플루 조제 환자 폭증과 감소는 감기환자 증감에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쳐 현재까지도 그 여파가 약국에 남아 있다.
한편 국민들의 신종플루 공포는 약국 관련 용품 판매에 날개를 달아주기도 했다.
마스크, 체온계, 손소독제 등 관련용품들이 불티나게 팔려 품절되는 등 한동안 약국가는 제품 수급에 애를 먹었으며 일부 약국에서는 DIY로 판매하기도 하는 등 운영의 묘도 곳곳에 걸쳐 포착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국가의 불경기는 여전했다. 올해 두드러지는 불경기 유형은 '매출 급감은 빠르게, 회복은 더디게' 진행됐다는 점이다.
이는 예년보다 한 템포 빠르게 찾아오는 매출 사이클로 약국가 체감경기가 들쭉날쭉 했음을 의미한다.
부동산의 경우, 불경기와 체감경기 악화로 약국의 이전·개국을 꺼리는 심리가 곳곳에 나타나는 모습도 보였다.
이는 약국 이전 등으로 야기되는 손실에 대한 우려가 불경기와 겹치면서 보여지는 현상인 것으로 분석된다.
IT의 경우, 2D바코드 결합형 스캐너가 출시되고 보안관련 부가기능의 스팩이 강화되는 등 진보된 제품들이 출시되는 등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인 성장이 두드러졌다.
특히 스캐너는 선점 업체였던 인포테크코리아(ITK)가 사업방향을 전환하면서 사실상 약학정보원과 유비케어 제품 간 양강체제가 굳혀졌다.
청구 S/W에 있어, 약국가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PM2000과 유팜이 도매와 제약 유통 흐름까지 잡는 '팜브릿지'와 '유팜시스템'을 각각 내놓고 진화를 과시했다.
프로그램와 소프트웨어의 진보를 무색케 하는 문제점도 약국 현장 곳곳에서 드러나 과제를 남기기도 했다.
2D 바코드 기기의 경우, 표준화가 요원해 업체 간 호환이 안되는 데다가 곳곳에 불량 처방전까지 나돌면서 약국가의 부담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1D 바코드의 경우, 건기식과 외품 등을 중심으로 바코드 표기가 안되거나 불량으로 POS관리에 골치를 안겨주기도 했다.
2010년에는 1월부터 한 달 간 약대 6년제 실무실습교육이 최초로 시범실시 된다. 이는 전국의 상당수 약국이 약대 교육의 장으로 변모한다는 의미로, 시범실시 과정에서 약국 현장의 문제가 다수 노출될 가능성이 큰 대목이다.
주관적 업무 환경을 비롯한 약국 현장에서 노출될 여러 문제점이 수집, 연구된다면 약사정책과 경영에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 부분도 빼놓지 않고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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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 김정주·박동준 기자 기사 입력 시간 : 2009-12-22 06:48:31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