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레 스키를 즐기러 캐나다 동부로 향했다.
겨울 액티비티의 천국에서 보낸 따뜻한 스키 홀리데이 기록.
카리부 컵(Caribou Cup)의 한 장면 ©Tremblant
● 운전대가 트랑블랑으로 향한 이유
겨울 액티비티의 천국, 캐나다. 캐나다 스키 위원회(Canadian Ski Council)의 발표에 따르면, 캐나다에서 스키를 탈 수 있는 곳은 275곳이며, 스키 인구는 대략 270만명이다. 이곳 스키어들은 1년에 평균 6.4일을 스키나 스노우보드를 탄다고 한다. 스키 관광객은 1,750만 명에 이르고, 경제적 효과는 10억 달러에 달한다.
케네디언에겐 집에서 가장 가까운 스키장이 가장 좋은 스키장이겠지만, 한국에서 자원방래한 절친 가족과 스키를 타러 간다면 경관도 좋고, 트레일도 다양하고, 편의 시설도 좋은 스키장을 찾게 된다. 괜찮은 스키 리조트 중에서도 아프레 스키(Après Ski, 스키를 타고 나서 식사, 사우나, 오락, 디스코, 쇼핑 등을 원스톱으로 즐기는 문화)로 인기 있는 두 곳이 있다. 캐나다 서부의 휘슬러 블랙콤(Whistler Blackcomb)과 동부의 트랑블랑(Tremblant)이다. 아프레 스키의 백미를 즐기기 위해 이번엔 동부로 향했다.
국제 블루스 축제 ©Tremblant
● 사계절 휴양지, 트랑블랑
퀘벡주 몬트리올(Montréal)에서 15번과 117번 고속도로를 타고 서북쪽으로 90여 분을 달리면 스테이션 몽 트랑블랑(Station Mont-Tremblant)이 나온다. 이곳은 단순한 스키 리조트가 아닌, 일 년 내내 다양한 액티비티를 제공하는 특별한 휴양지다. 여름에는 골프, 루지, 트랑블랑 호숫가, 자전거 또는 롤러블레이드 등 다양한 액티비티와 국제 블루스 축제와 같은 야외 음악 쇼도 즐길 수 있다. 한 여름밤의 환상적인 라이트 쇼, 통가 루미나(Tonga Lumina)를 감상하며 1.5km의 난센 트레일(Nansen Trail)을 걷는 재미도 있다. 가을에는 낭만적인 가을 정취를 느끼려는 관광객들이 관광버스에서 쏟아져 내린다.
통가 루미나 축제 ©Tremblant
몽트랑블랑 가을 단풍 ©Tremblant
트랑블랑 스키 리조트의 페데스트리앙 빌리지(Pedestrian Village)에 닿았다. 페데스트리앙 빌리지는 이름 그대로 차가 없는 보행자 마을이다. 도착한 날에 호텔 주차장에 차를 한 번 세우면 떠날 때까지 차를 쓸 일이 없다. 완만한 산비탈에 조성된 마을은 윗마을, 아랫마을 총 6개 구역으로 나뉜다. 트랑블랑 홈페이지나 트랑블랑 모바일 앱에서 지도를 확인하면 여행이 편하다.
여행자 광장(Place des Voyageurs)
카브리올레(Cabriolet)
버스나 자가용에서 내린 스키어들은 로마 시대 전차처럼 생긴 카브리올레(Cabriolet) 리프트를 탄다. 지붕 위를 날아가는 기분이 마치 열기구를 탄 느낌이랄까! 카브리올레는 초속 4m로 아랫마을의 여행자 광장(Place des Voyageurs)에서 윗마을의 네거리(Croisée Des Chemins)까지 스키어와 관광객을 실어 나른다. 네거리에는 스키 장비를 대여하는 어드벤처 센터, 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곤돌라가 있다.
네거리(Croisée Des Chemins)의 모습
● 정령의 산에서 뻗어 나온 스키 줄기
겨울에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트랑블랑에서 보내려는 가족들로 3주간 북적인다. 트랑블랑 리조트는 트랑블랑 산을 기준으로 남쪽을 베흐상 쒸드(Versant Sud), 북쪽을 베흐상 노흐(Versant Nord) 그리고 카지노가 있는 동남쪽을 베흐상 솔레이유(Versant Soleil)라고 부른다. 페데스트리앙 빌리지가 있는 베흐상 쒸드에서 곤돌라를 타고 10여 분 올라가면 875m 산 정상에 도달한다.
웨스카히니 알공퀸 원주민은 이 봉우리를 ‘마니통가 수타나(Manitonga Soutana)’라고 불렀다. ‘정령의 산’이라는 뜻이다. 인간이 자연의 질서를 깨트릴 때마다 이 정령이 산을 흔든다고 원주민들은 믿었다. ‘흔들리는 산’이란 뜻의 ‘몽 트랑블랑’이란 이름이 붙은 이유다.
몽트랑블랑 정상까지 올라가는 곤돌라(Télécabine Express)
스키 트레일은 트랑블랑 산의 동서남북으로 뻗어 내려간다. 4개의 슬로프에 102개의 스키 트레일이 있다. 남쪽의 난센 트레일(Nansen)은 초급 스키어를 위한 코스로, 내려오는 데만 45분에서 60분 정도 걸린다.
그헝 마니투(Grand Manitou) 레스토랑
스낵
정상에는 정령 ‘기치 마니투(Gitche Manitou)’의 이름을 딴 레스토랑, 그헝 마니투(Grand Manitou)가 있다. 먹고 싶은 음식을 골라 계산대에서 계산 후, 빈 자리에 앉아 로렌시안 고원을 전망하며 식사를 한다. 메뉴로는 수프 종류 몇 가지, 칙피(Chick Peas), 버거, 푸틴, 너겟, 스낵, 음료 등이지만, 주방장이 누구인지 궁금해질 정도로 음식이 골고루 맛있다.
초보자 스키 트레일인 난센(Nansen) 트레일의 종착지를 바라보며 찰칵
● 아프레 스키의 진수를 즐기다
크리스마스 트리가 멋지게 서 있는 성 베흐나르 광장, 흉벽의 거리(Rue Des Remparts) 그리고 구 트랑블랑(Vieux Tremblant)으로 이어지는 거리에는 스포츠 바, 주류매장, 오락 시설, 커피숍, 식당, 옷가게, 디스코텍, 편의점, 미니 실내 워터파크 등 아프레 스키 문화를 맛볼 수 있는 곳들이 많다. 트랑블랑은 아프레 스키를 즐기는 다섯 가지 방법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매운 와인을 마실 수 있는 르샤크(Le Shack)
1. 르샤크(Le Shack), 라포흐즈(La Forge)에서 매운 와인 마시기. 카페 조한센(Café Johannsen), 스타벅스 등에서 따뜻한 음료 마시기
2. 보행자 마을 곳곳에 있는 야외 모닥불 화로(fire pits)에서 언 손 녹이기
3. 캔디샵, 비버테일, 슈거쉑(Sugar Shack)의 태피 스틱 맛보기
4. 쁘띠 카리부(P’tit Caribou)에서 흥겹게 춤추기
5. 몽트랑블랑 카지노에서 게임하기
성 베흐나르 광장
흉벽의 거리
트랑블랑의 다섯 가지 조언을 떠올리며 이틀간 리조트에 머물렀다. 성 베흐나르 광장에서 여행자 광장까지 걸어서 내려오며 쇼핑을 하고, 메이플시럽을 눈 위에 부어 만든 태피 스틱을 입에 물었다. 화덕에서 불을 쬐고, 카브리올레를 타고 윗마을로 휙 날아가며 동네 산책을 즐겼다. 젊은 스키어들이 가장 선호하는 아프레 스키 장소인 쁘띠 카리부는 저녁이 되면 흥겹게 춤을 추는 클럽으로 변신했다. 모두 트랑블랑 아프레 스키가 우리 가족에게 준 소박한 즐거움이었다.
여행자 광장 모닥불 화로
성 베흐나르 광장 모닥불 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