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상당수 세계 유력 언론사들은 한국의 계엄령 사태와 대통령 탄핵국면 그리고 한국 국민들의 성숙된 민주주의적 행동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계 경제규모 10위권이자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유수의 대기업들도 존재하고 반도체와 자동차 그리고 조선업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민주주의라면 최고의 실천국가라는 한국에 갑자기 왜 나라의 비상사태를 의미하는 계엄령을 내렸는가 하는데 대해 심대한 의문과 앞으로의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미국을 포함한 서방국가들에게 한국은 한때 아주 보잘 것도 없는 나라였습니다. 조선말 쇄국정책으로 나라의 문을 굳게 닫았고 주변 강국들의 상황을 파악하지 못해 나라를 잃은데다 독립후에는 한국전쟁으로 온 국토가 폐허가 된 그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가운데 으뜸이었습니다. 그런 나라에 민주주의가 무슨 의미가 있었겠습니까. 한국전쟁 당시 한국의 상황을 놓고 영국의 유명 일간지 더 타임스에 "쓰레기 더미에서 장미가 자라는 것을 기대하는 것이 한국의 폐허에서 건강한 민주주의가 생겨나길 기대하는 것 보다 더 합리적이다"라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영국 언론인이 지적한대로 한국은 이승만 독재정권에 이어 5.16 쿠데타로 등장한 박정희 군사독재 그리고 전두환 노태우로 이어지는 신군부 독재시절을 지냈습니다.무려 40년 가까이 민주주의는 실종되고 독재주의속에서 한국은 신음했습니다. 겨우 김영삼 정권부터 서서히 민주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부끄럽지 않게 됐습니다.그리고 30여 년이 흘렀습니다. 물론 그 사이 민주주의에 대한 부침이 있었지만 민주주의가 실종되는 그런 사태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박근혜정권이 국정농단으로 탄핵후 자리에서 물러난 것을 제외하고는 대단한 정국불안사태도 없었습니다.
그런 민주주의를 확보하기 위해 오래전 4.19 혁명이 일어났으며 5.18 광주민주화운동 그리고 1987년 6.10항쟁이 민주주의를 이룩하는데 토대가 된 것은 역사적 진실입니다. 그런 혁명적 흐름속에 박종철열사 이한열열사들의 고귀한 희생이 한국 민주주의의 밑거름이 된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특히 2016년 겨울 촛불집회와 촛불혁명때 한국 국민들이 보여준 대단한 민주적 절차와 질서의식은 전세계인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1백만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과 전국 광장을 가득 메웠지만 단 한 건의 불상사도 없었습니다. 혁명의 나라라는 프랑스 언론들은 한국이 혁명의 수출국인 프랑스를 넘어서서 대단한 민주주의를 이룩하고 있다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한국에서 2024년 12월 3일 터진 비상계엄령 발령은 한국인들뿐 아니라 세계인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현대 민주주의의 모범국가이자 대표적인 민주주의 실천 국가인 한국에서 무슨 일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세계 유명 언론기관에서는 한국 특파원들과 자체 분석기사를 싣고 한국의 뜸금없는 계엄령에 의아해 했습니다. 한국이 45년만에 계엄령으로 1980년대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우려의 소리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의 신속한 국회소집과 이어 계엄해제요구안 가결로 일단 계엄령이 무산되는 과정도 상세히 보도했습니다. 서방언론들은 무엇보다 45년만에 무장한 계엄군인들을 상대로 민주주의를 외치는 한국 국민들의 행동에 주목했습니다. 1년전 한국에서 상영돼 1천만명이 넘는 관객동원에 성공했고 해외에 까지 널리 전파된 영화 '서울의 봄'을 상기시키면서 한국은 제2의 전두환 쿠데타를 온몸으로 막았다는 기사를 연이어 보도했습니다. 1차와 2차 국회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날 서울 여의도에 운집한 1백여만 명의 시위대가 행한 행동이 단연 그들의 기사에 중심에 있었습니다. 그 많은 시위대가 운집했지만 단 한 건의 마찰도 불상사도 없었고 집회가 끝난 뒤 그야말로 언제 그런 집회가 있었느냐고 물을 만큼 뒷정리를 말끔히 행한 그 자세를 대단히 훌륭한 민주시민으로 표현했습니다. 한때 침울하고 비장했던 시위노래는 이제 뒤로 물러나고 젊은 층들이 대거 참가해 <새로 만난 세계>같은 한국 아이돌 가수들의 최신 노래로 시위를 이끌었다면서 한국의 시위도 세대교체를 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 언론들은 한국 민주주의에 대해 의문도 표하고 있습니다. 한국 국민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도와 실천도가 세계에서 으뜸이지만 아직 한국의 정치인들의 뇌리는 1980년대나 일제 강점기에 머문 사람들이 꽤 있다고 꼬집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실천에 비해 특히 보수적 정치인들은 현실에 안주하고 계엄사태에 대해 반성하는 분위기가 없어 국민들의 생각과 동떨어진 위치에 존재한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헌재에서 탄핵 결정을 늦춰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국면을 이끌 것인데만 모든 관심사가 쏠려 있다는 지적도 하고 있습니다. 미국에는 새로운 대통령이 들어서고 러우전쟁도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으며 유럽도 새판짜기에 골몰하고 있는데 한국은 탄핵정국으로 인해 한국의 국익을 잃을 위기에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습니다.
신구 세력이 교체되는 미국 언론들의 속내는 상당히 복잡합니다. 미국 유력 언론의 대부분이 트럼프 정권과 척이진 상태속에 한국의 정치흐름을 편치않은 심정으로 바라본다는 말입니다. 미국의 유력 방송사들은 한국의 탄핵정국과 국민들의 대처를 소개하면서 미국인들은 한국인에게 배워야 할 것이 대단히 많다는 코멘트로 그들의 심정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2021년 1월 미국 국회의사당이 무장 폭도들에 의해 점거당한 아주 슬픈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미국 남북전쟁때도 없었던 일입니다. 그것도 선거에서 지자 투개표 불복종으로 일어난 일입니다. 특정인의 사주로 인해 발생한 근래들어 가장 민주주의를 훼손한 장면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한국에서 느닷없이 벌어진 계엄령 그리고 무장군인들의 국회난입사태속에 벌어진 야당을 중심으로 한 한국 국회의원들과 민주 시민들의 저항정신은 당시 미국에서는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그런 국회의사당 난입의 배후세력이라고 의심받는 인물이 앞으로 4년 미국을 다시 통치하고 그 자신이 기소된 각종 사건들도 그냥 사라지는 그런 상황속에 미국 언론들은 한국의 상황이 남다르지 않으며 한국의 야당과 한국의 국민들은 과연 어떻게 이 난국을 풀어갈 것인가에 관심을 더욱 쏟고 있습니다. 미국 민주당 정부의 외교핵심 인사들이 한국 정권과 정부를 제외한채 한국 국민들을 존중하고 그들의 판단을 믿는다고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한국은 경제적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고 한국 국민들은 세계에서 대표되는 민주주의의 수호자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습니다. 과거로 회기하고 자신들의 권력을 무한대로 사용하고 싶은 욕망을 지닌 일부 정치인들의 민주주의 파괴 획책속에서도 끊임없이 견제하며 그들의 돌출행위와 민주주의 파괴 행위에서 대항해 과감하게 거리로 뛰어나와 민주주의의 정신을 외치는 모습이 마치 세계에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함이 그리 쉬운 것도 아니고 낭만적이지도 않다는 것을 웅변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국민 대다수가 이번 계엄령은 내란이라고 하지만 극우성향의 정치인과 민주주의에 대해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한 여당의원 그리고 그들의 추종자들은 애써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외국인들은 한국의 시위문화가 마치 콘서트장을 연상한다고 하지만 그동안 숱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체득하고 부모로부터 유전자를 이어받아 지금 원숙하게 민주주의의 정신을 표방하는 것이지 한국인이 결코 낭만적이거나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대단히 즉흥적이고 한국인을 몰라도 대단히 모르는 처사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번 계엄령 사태를 보면서 한국 국민들의 민주주의의 발전상도 느낄 수 있지만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고 험하다는 것도 실감할 수 있습니다. 국민 대다수가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민주주의 정신으로 무장하고 있지만 그냥 자신들의 안위만 걱정하고 나라의 미래는 안중에도 없는 그런 자세와 민주주의적 정신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그런 부류의 인간들이 아직 한국에 상당수라는 것에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민들의 갈망을 무시하고 끊어지려는 권력의 끈을 다시 이어붙여 그들의 기득권을 연속화하려고 시도하는 한국의 상당수 언론들의 행위는 우려를 낳기에 충분합니다. 민주주의가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확립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버거운 일일까요. 제대로 된 민주주의 정신을 갖고 실천한다는 것이 얼마나 피곤하고 고통스런 일이겠습니까.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압니다. 독재와 억압속에 사느니 그냥 사라지는 것이 낫다는 것을요. 그리고 참된 민주주의의 바람이 얼마나 국민들을 편안하게 하고 미래지향적인가하는 것을 말입니다.
2024년 12월 20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