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검문소를 설치하고 눈앞에서 살인 용의자를 놓친 경찰이라면 믿음이 가겠어요?” “신창원이처럼 젊은 사람도 아니고 60이 다된 사람이 경찰이 설치한 검문소를 뚫고 도주했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하지 않겠어요. 경찰 많이 반성해야 합니다.”
지난 16일 밤 9~10 사이 완도읍 개포리 한 아파트 인근에서 50대 여성이 참혹하게 살해한 용의자 김윤식(60)씨가 비상 검문소 앞에서 경찰을 조롱이나 하듯 따돌리고 빠져 나가 잠적하는 바람에 완도경찰이 주민비난을 사고 있다.
다급해진 완도경찰은 다음날인 17일 살인 용의자 김윤식 씨를 전국에 공개 수배한다고 발표했다. 이 사건은 인터넷에서 17일과 18일, 상위에 랭크될 만큼 유명세를 탔다.
슬로우시티 고장인 완도에 경찰들만 많이 바빴다. 4일 동안 밤잠 못자고 잠복근무를 해야 했다. 이도 모자라 전남경찰청까지 협조 요청했다. 그동안 완도읍과 신지 주민들은 경찰의 움직임에 예의 주시하면서 불안한 나날을 보내야 했다.
또한 완도 신지를 방문한 외지인들의 차량도 곤혹을 치르기 일쑤였다. 곳곳에 설치한 검문소에서 경찰들이 지나는 차량을 세우며 트렁크까지 꼼꼼하게 검색하는 통에 불쾌감까지 안겨 주는 등 망신을 샀다.
그도 그럴 것이 16일, 최초 목격자에 의해 사건이 발생했다고 신고 받은 시간이 밤 10시로 1~2시간 전에 사건이 발생하여 용의자 김 씨가 범행 장소인 완도읍에서 일찌감치 멀리 도주했다면 완도 경찰로선 참 다행한 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용의자 김 씨는 범행을 저지르고 죄의식을 느끼지 못한 채 사건 현장에서 수 백m도 안된 완도읍에서 또 다른 내연녀와 함께 2시간 이상을 유유자적 거닐기도 했다. 밤 12시 경, 임시 검문소가 설치된 음식특화거리 사거리에서 경찰과 마주치자 그 때서야 검문소를 뚫고 도주했다.
완도경찰 관계자가 밝힌 대로라면 밤10시가 넘은 시간대에는 도주차로를 차단할 임시 검문소가 설치되어 있었다. 때문에 용의자를 코앞에서 놓쳤다는 것은 주민들이 볼 때는 완도경찰이 안일하게 생각하고 대처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특히 젊은 경찰관이들 60이 다된 용의자 한 명을 멀찍이 떨어져 있어서 검거하지 못했다는 것은 누가 뭐라 해도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경찰의 안일한 대응책은 또 있다. 용의자 김 씨가 경찰경계선을 뚫고 도주한 곳은 신기리(가마구미) 바닷가였다. 배를 이용해 여기서 또 한 번 신지대교 경찰 검문을 따돌린다. 노 젓는 무동력선을 타고 신지대교 밑에 도착한 후 사건 발생 4일 째까지 산에서 은신해 있다 19일 오후 7시 30분경 경찰에 의한 것이 아닌 용의자 자수에 의해 일단락됐다.
범행현장에 차량까지 놓고 도주할 정도로 주도면밀하고 임시 검문소 경찰을 따돌릴 정도라면 뒤 늦게라도 대책을 마련에 더욱 고심했어야 했다.
신지대교 입구에 임시 검문소를 설치했다면 바다로 갈 수 있다는 생각도 했어야 했다. 결국 바다에서 잔뼈가 굵은 용의자 김 씨에게 바다 길은 터주고 요란하게 육로만 차단한 셈이었다.
또한 밤늦은 17일과 18일, 새벽부터는 경찰에서 용의자가 은신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신지면에 어떤 누구도 아무 재제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차량이동을 할 수 있었다. 당시 기자는 새벽 3시경 경찰 상황실로 전화를 걸어 담당 경찰관 전화인터뷰를 통해 “경찰병력을 철수 한 상태”라는 답변을 들었다.
낮에는 용의자를 검거하겠다고 검문검색에 헬기까지 동원돼 요란을 떨어 주민불안을 가중시킨 경찰이 용의자가 움직여도 쉽게 눈에 띄지 않은 밤에는 이렇다 할 경계를 하지 않은 것도 주민 불신을 키우고 있는 또 다른 이유다.
완도읍 주민들에 따르면 “완도경찰이 최근 살인용의자 검거를 위해 고생을 하는 것은 큰 사건을 처음 접하다보니 대처능력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 경찰이 검거한 것도 아니고, 용의자가 자수해 검거한 것이라니 경찰을 어떻게 쉽게 신뢰할 수 있겠는가”라고 목청을 돋우었다.
첫댓글 비난만 할게 아니라 사실관계를 먼저 확인하는것이 먼저 일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