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코로나 봉쇄 종료, 세계 경제에 약일까 독일까 (앨런 비티 FT 논설위원 기고)
O 중국 당국의 갑작스러운 코로나 봉쇄조치 종료는 올 한 해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로서, 앞으로 세계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임.
- 코로나 봉쇄정책 종료가 앞으로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은 긍정적일 수도 부정적일 수도 있음. 즉, 중국내 소비가 늘면서 외국 기업들의 대중국 수출 수요가 증가한다는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중국내 산업 생산 증가로 LNG 등 에너지 수요도 함께 늘면서 에너지가격 급등으로 인한 충격이 야기될 수도 있음. 또한, 봉쇄조치 해제로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해 보건위기 사태가 초래되면 경제 성장에 걸림돌이 될 것임.
- 세계화와 상품교역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 역시 양면성이 있음. 당장은 코로나 봉쇄 해제로 선박 및 육로 운송 등 물류가 원활해지면서 공급망 압박이 줄어들 것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으나, 이러한 변화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음. 즉, 코로나 확진자 증가로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고 생산량이 줄어들면, 물동량 감소로 물류 시스템이 유휴상태에 빠질 수도 있을 것임.
- 중국 내수 측면에서는 소비가 늘면서 글로벌 수요 부양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으나, 수입 물량 폭증으로 컨테이너선이 한꺼번에 몰리면 지난 2020년과 같은 최악의 물류 대란이 재현될 수도 있음.
-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극에 달했던 물류 대란은 지난해 운임비와 대기시간이 급감하면서 빠르게 해소되고 있는 상황이나, 효율성 상승에 따른 긍정적인 변화가 아니라, 글로벌 경제성장 전망 악화로 인해 물류 경기도 악화되었기 때문임.
- 물론 그간 중국의 코로나 봉쇄 정책이 어느 정도 공급망 압박 요인으로 작용한 것은 사실이나, 만일 코로나 봉쇄 해제로 확진자가 급증하게 된다면 인명 손실은 물론이고 공급망에 더 큰 압박을 가하는 악재가 될 수도 있음. 허나, 뉴욕 연방준비은행 경제학자들이 지적한 바와 같이 코로나 팬데믹 동안의 글로벌 공급망 차질은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발했기에 그 영향이 막대했으나, 이번 코로나 봉쇄조치 해제는 중국에만 국한된 것이기 때문에 영향이 덜할 것임. 게다가, 팬데믹 이후 상당수 다국적 기업들은 대중국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인도, 베트남 등지로 공급망을 이전한 상황임.
- 그간 전반적인 소비 약세에도 불구하고 내구재 수요는 높은 수준으로 유지된 만큼, 중국 소비자들의 수요가 폭증하면 물류대란이 다시 발생할 수도 있으나, 중국의 코로나 봉쇄조치 종료는 언젠가는 일어나야만 하는 일이었고, 세계화와 글로벌 무역에도 호재임이 분명함. 지금 세계는 공급망 차질을 감수할지언정 수출 경기 부양이 절실한 상황임. 글로벌 경기침체에 비하면 물류대란은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니기 때문임.
출처: 파이낸셜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