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공거사(地空居士)가 된 기분

[권승(28회l)]

동문 여러분, 지공거사(地空居士)」를 아시겠지요?

‘지공’은 ‘지하철 운임 공짜’의 줄임말이고 그 뒤에 붙인 ‘거사’는 사전적 의미로는

① 숨어 살며 벼슬을 하지 않는 선비 ② 불교에서 말하는 출가하지 않은 재가불자로

법명을 가진 남자의 뜻인데, ‘지공’으로만 부르기엔 뭔가 부족하여 허전함을 달래기 위한

멋 부림용 호칭이라고 하는데

딱 맞는 호칭은 아닌 것 같지만 지공거사하면 지하철 공짜로 타는 어르신을 지칭하는 것

이라고 모두들 알고 있더군요.

오늘  저도 드디어 「지공거사(地空居士)」카드를 발급받았습니다.

농협에서 카드를 발급받고 이를 이용하여 전철을 무상으로 타고 사무실에 출근하면서

묘한 기분이 들더군요.

내가 벌써 이렇게 나이가 들었구나!

나도 이제 공식적으로 노인이 되었구나!

난 아직 아닌데......,

하는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세월의 무상함에 대한 착잡한 감정이 엄습하는 한편

나도 이제 국가의 복지혜택의 수혜자가 되었다는 반가운(?) 감정이 일렁이기도 하더군요.

5년 전 국민연금 처음 받기 시작했을 때도 비슷한 감정이 일었는데 그 때는 내가 열심히

국민연금을 납부한 것을 되돌려 받는 것이었기에 복지혜택의 수혜자가 되었다는 느낌이

강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좀 다르더군요.

결국, 마침내 지공거사 대열에 합류한 이 엄연한 사실을 거부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기분 나쁘다고 지공거사 교통카드를 거부할 필요도 없을 것이니 기꺼이 받아들여야지...

그리고 이나마 혜택을 베푸는 나라에 감사해야 할 것 아닌가?

지금까지 세금 꼬박꼬박 내면서 열심히 성실히 살아온 것에 대한 보답일 테니까.

이 나라 모든 지공거사 만세!! 파이팅!!!

[28회남궁 완]

벌써카드받으셧군...ㅉㅉㅉㅉㅉㅉㅉ이제꼼짝못허겠군..

[최현중(33회)]

지공거사님 감축 드립니다

[이성열(33회)]

거사다음엔먼가요 도사 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