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가창歌唱
김동진
복伏날 즈음 오일장은 열기로 뜨겁다
포식자들의 식탐이 뜨겁고
피식자들의 처절한 절규가 뜨겁다
장터거리는 먹고 먹히는 생존을 가르는 터다
할매삼계탕집 가마솥 육수가 흰 용암처럼 끓는다
그 오일장이 적도를 횡단하는 거대한 범선같다
고깃집 천막들은 열풍에 휘날리는 돛이고
각지에서 포획되어 온 산물들은
침몰해가는 타이태닉호*에 탑승한 승객들이다
죽음에 직면한 공포의 선실
철망에 갇힌 토종닭들이 철창 밖으로 구조를 요청하고 있다
성난 파도처럼 탕이 끓고 있는 가마솥을 향해
수탉 한 마리 길게 목청을 세운다
한 때는
새벽을 여는 희망찬 외침이었고
마을의 적막을 깨우는 정오의 호령이
오늘 오일장에서
최후의 가창歌唱으로 기록되게 되다니
▶한국문인협회 김포지부 회장 역임 현) 고문
▶김포문예대학 5대 학장
▶한국문인협회 경지지회 부회장 역임
▶한국작가협회 이사 김포문화원 이사.
▶시쓰는사람들 동인 회장
▶시집 『늦해바라기의 사랑』 『숨소리』
『다시 갈 변곡점에서』 『까치밥 한 술』 외 동인 시집 다수
첫댓글 어디선가 수탉 한 마리가 오늘 새벽에도 꼬~끼~오 하고 우렁차게 울고 있겠지요
최후의 가창으로 기록될 줄 모르고...
곧 새벽이 밝아오면 다시 듣겠지요! 초 저녁 잠이 너무 깊었나 봅니다. 이 시간에 깨어 있습니다.^^
오늘 문예대학 개강식 자리에서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박미림* 선생님 새벽을 마음껏 즐기셨나요
저도 까만 밤을 무척 좋아하지요
이따 개강식에서 꼬~ 옥 만나요~~~ !!
시원시원한 시풍
붓으로 휘갈기는 느낌 어찌 이런 시를 접하지 못했던고. 잘 감상했습니다 ^^
유단천시인님 ~오늘은 문예대학 개강식이 있는 날입니다. 김동진 제5대 문예대학장님도 뵙고 문협 회원님들과 조우할 시간 어떨까 합니다.^^
@박미림* 넵! 오늘이 오일장이군요. 훤한 공포의 선실이 부담스럽지만 철망에 토종닭마냥 구석에 있다 조용히 다녀가겠습니다. 가마솥이 무섭기도 하고 아직 전 최후가 아니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