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은 음식과 건강에 대한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입니다. 그러나 막상 내 몸과 내 질환에 맞는 음식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똑같은 음식이라도 증상이나 질환에 따라 그 효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N+라이프는 ‘푸드닥터’로 불리는 한형선 약사의 칼럼을 통해 내 몸에 맞는 음식은 무엇인지, 어떻게 먹어야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 알아봅니다.
음식은 식량 차원의 단순한 먹거리가 아니라 건강 유지와 질병 치유의 핵심이다
약사가 되어 처음 몇 년 동안은 약에 대한 강한 믿음으로 환자들을 만났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약이 가지고 있는 효능 이외에 한계와 부작용도 피부로 느꼈다.
대부분 잘못된 식습관이나 생활습관으로 인해 건강을 잃고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으면서도 치료 방법에서 음식은 도외시하고 약에만 의존하려는 모순을 보였다.
많은 환자들을 만나면서 알게 된 사실이다. 약사이면서도 오랫동안 음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과학과 의학은 아직 음식과 우리 인체의 아주 기초적이고 근본적인 관계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음식은 우리의 건강한 삶을 유지하게 하는 근본적인 에너지원이며 재료다. 현재 우리의 몸은 지금까지 먹고 살아온 결과다.
짧게 살다 길게 죽어가는 현대인. 평균 수명 100세보다 건강 수명 100세가 훨씬 중요하고 의미가 있다.
‘음식으로 건강을 지킬 수 있을까?’
물론이다. 이 물음에 대한 답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같은 내용의 질문을 ‘음식으로 질병을 치유할 수 있을까?’ 라고 바꿔서 물으면 당연한 답도 의문으로 바뀐다.
정말 음식으로 병을 낫게 할 수 있을까?
잘못된 음식은 질병을 만들지만, 생명이 깃든 음식은 질병의 마침표를 찍게 한다. 이처럼 올바른 음식 섭취와 마음가짐은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을 회복시키는 가장 자연스럽고 핵심적인 일이 된다.
모두가 걸어가고 있는 길,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지식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지식이 넘치는 현대 사회에서는 ‘검색’하지 말고 ‘사색’하라는 말이 있듯이, 지식보다는 곰곰이 생각하고 판단하는 지혜로움이 필요하다.
흔히 “음식이 약이 되겠어?”라고 이야기한다. 불과 수십 년 전, 식이섬유가 많은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주장한 학자에 대해 기존의 의학은 고섬유질이 장을 망가뜨리고 간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또 누군가가 음식으로 암을 치료한다고 하면, 유명한 암 센터에서조차 암 치료와 식단은 관련이 없으며 그들은 사기꾼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렇듯 음식의 치유 효과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이들이 많지만, 안전한 지대에서 생활하다가도 어쩌다 식습관이나 생활습관이 잘못 들면 낭떠러지로 떨어지게 된다. 이때 아래에서 받치고 있는 그물망이 있는데, 그물망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현대의학과 의약품이다.
이마저 없던 시절에는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걸로 생을 마감하거나 건강을 잃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그물망이 받쳐줬다고 해서 곧바로 다시 안전지대로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시 건강해지는 일은 단지 약이나 수술만으로 되진 않는다. 내가 평소 무슨 음식을 먹는지, 내가 어떤 습관을 가지고 일상생활을 하는지가 바로 나를 안전한 지대로 이끄는 주요한 동력이다.
“잘못된 음식 섭취를 계속한다면 약은 소용없다. 식사법이 옳다면 약이 필요 없다.”
이 말은 인도 전통 의학인 아유르베다에서 나온 말이다. “음식이 약이 되게 하여 내 몸 안에 의사를 깨워야 한다.” 이는 의성(醫聖) 히포크라테스의 얘기다.
의학의 아버지도 치료에 있어서 음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동의보감’을 쓴 허준도 “병이 났을 때는 약보다는 우선 음식으로 다스려야 함이 마땅하다”고 이야기했다.
물론 생명이 위태로운 응급상황에서 대증요법으로 증상을 완화시키려면 현대의학과 약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이나 난치성 질환을 치료할 때에는 대증요법만으로 효과를 얻기 어렵다. 더구나 치료를 위해 복용한 약은 자연치유력을 대신하지 못하고 오히려 방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항상성’이라는 말이 있다. 영어로는 ‘호메오스타시스(Homeostasis)’라고 하는데, 인체가 스스로 균형을 찾으며 건강한 상태를 만들어가는 생명 활동을 뜻한다. 우리 몸이 아프면 몸은 스스로 균형을 잡아가려고 애쓴다. 이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바로 우리 몸을 믿고 스스로 생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 항상성이 바로 우리 몸 안에 있는 ‘진짜 의사’라고 할 수 있다.
멧돼지를 잡기 위해 설치해놓은 올가미에 내가 걸렸다면 얼마나 안타까울까? 좋아서 먹던 음식 때문에 내 몸에 병이 생겼다면 ‘습관의 역습’이라 할 만하다. 지금의 내 모습은 최소한 지난 2년 동안 먹어온 음식의 결과물이라고 보면 된다.
우리 몸의 자연치유력은 약이 아니라 생명이 깃든 음식 섭취와 건강한 생활습관에서 나온다. 바로 우리 몸 안에 있는 ‘진짜 의사’가 우리를 건강하게 하고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다. 음식은 단지 약의 보조제가 아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약이라는 것은 음식이라는 ‘진짜 약’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때까지 보조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정말 건강의 안전지대로 들어가기를 원한다면 약의 자리에 음식을 둬야 한다.
첫댓글 깐 놈, 안 깐 놈
국산품 애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