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산친구들의 산속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이수영
[경남 거창] 백두대간 삼봉산에 핀 황홀한 서리꽃 .. (172번째 산행기)
삼봉산 (三峰山) 1,254m 慶南 居昌郡 高梯面 全北 茂州郡 茂豊面
대덕산(大德山) 1,290m 慶北 金川市 大德面 全北 茂州郡 茂豊面
대덕산은 이곳으로 살러오는 사람은 모두 많은 재산을 모아 덕택을 입었다 하여 대덕산으로 불리워졌다 한다. 대덕산은 가야산을 향해 뻗은 능선을 사이에 두고 경북 김천과 경남 거창을 갈라 놓은 삼도 분기점, 즉 해발1,250m의 초첨산을 옆에 둔 명산으로, 옛날에는 다락산, 다악산으로 불리었고 정사에는 기우단이 있었다고 전하는 명산이다. 부드럽게 생겼으면서도 우직한 남성다운 덕기가 어린 이 산은 옛부터 수많은 인걸들을 배출했고, 또한 이 산이 있는 무풍동은 남사고의 십승지지중 하나로 알려진 고장이기에 유명하다. |
원에서 위독하다고 하여 주위 분들께 초상이 날 확률이 거의
90%라 말했는데 본의 아니게 또 늑대소년이 되었다. 어머니가
살아계시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과연 이 상태로 계속 생명을 유지하는 것이 어머니
당신을 위해서나 자식들을 위해서나 결코 바람직한 것은 아닐
것이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자식된 도리로서 어머니를 그대로
둘 수도 없는 노릇이다. ㅠㅠ
이번주는 저번주에 가려다가 못 간 거창 삼봉산을 가려고 하는
데 막상 토요일이 되자 지리산으로 마음이 흔들린다. 그러나
지리산이 어디하나 녹녹한 곳이 있었던가! 더구나 미답지만 골
라 다니는 스타일이고 보니 아무래도 눈덮힌 지리산 골짜기는
들어갈 엄두가 나질 않아 예정대로 삼봉산~대덕산을 타려고
한다. 그러나 빼재에서 타려던 계획을 봉산리 용초마을로 바꾼
다. 이유는 아무래도 나중에 차량회수 하기에 편리하고 굳이
볼 것도 없는 대간능선을 타는 것 보다 암봉이 아기자기한 금
봉암코스가 더 좋을 것 같기 때문이다.
아버지 아침상을 해드리고 가기에는 아무래도 늦을 것 같아 오늘도
불효를 저지르고 7시에 집을 나선다. 지곡IC로 나가야 하는데 지곡IC가
함양휴게소보다 위에 있는지 아래에 있는지 몰라 일단 거창휴게소로 들어가 ▷ 용초마을회관에서 본 삼봉산 <09:25>
지도를 꺼내서 보니 지곡IC가 함양휴게소 보다 위(上)라 미련없이 차를 돌린다.
함양휴게소에서 아침을 먹고 기름 5만원어치 넣으면서 공짜커피 한 잔씩 얻어 마시고 조금 달리니 곧 지곡IC다. (함양휴게소에서 2km).
지곡IC에서 좌회전하여 안의면으로 들어온 후 (24번국도) 용추계곡삼거리(직진)를 지나 마리면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37번국도로 연결된다.
이 37번 국도를 달리면 우측으로 돌산을 깎은 산이 나타나고 잠시 후 1089지방도 갈림길(완대삼거리)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바로 우측 길로
빠지지 말고 우직하게 1.5km정도 직진하면 잠시 후 고제국교와 함께 금봉암 안내판이 나타난다. (농산삼거리).
농산삼거리에서 좌측은 빼재, 직진은 금봉암이다. 직진하여 1089지방도를 따라 올라오면 잠시 후 도로의 좌측편으로 '봉산슈퍼'가 나타난다.
봉산슈퍼 골목길에는 삼봉산 등산안내판이 있어 이곳이 삼봉산 산행 들머리임을 알 수 있다. 봉산슈퍼 골목길로 올라오면 곧 용초마을이다.
용초마을 입구 당산나무 옆에 차를 주차하고 계획대로 걸어서 금봉암을 오르기로 한다. 차를 금봉암 입구까지 올려도 되지만 아내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그렇게 손짚고 헤엄치는 산행은 하기 싫다. 용초마을(고도500m)에서 금봉암(고도1,000m)까지는 1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비록 길은 시멘트로 포장도로지만 차가 거의 다니지 않는 고즈넉한 시골길이라 훌륭한 등산길인 셈이다. ^^
삼봉산(1,254m)은 고제면 봉계리에 정상을 둔 거창의 진산(鎭山)으로 산 고스락이 되는 봉우리는 세 개이며
그 중심 봉우리는 흡사 동구앞 돌무지 탑 같고 먼 데서 바라보면 흡사 피어나는 연꽃 모습 같다.
예로부터 소금강이라 부를 만큼 산 경치가 빼어났으며 가뭄이 들때면 삼봉산 금봉암에 있는 용머리 바위에서 기우제를 올리었다.
산기슭 좋은 터에 금봉암(金鳳庵)이라는 절이 있다. 이 산은 불심(佛心), 산심(産心), 무심(無心)의 삼심이 깃들고 금봉암을 둘러리한
바위무리들은 병풍처럼 둘려쳐 봉황의 산세를 이룬다. 칼바위, 장군바위, 석불바위, 부부봉, 문바위, 투구봉, 용바위, 노적봉, 칠성봉 들이
모두 셋씩 나란히 짝을 짓는다. 세 개의 영험스런 바위 샘물이 솟아나 목을 축일만한 데 모두 신령스럽고 영험스런 샘물이라고 하며 천지인
을 우러른 삼신사상(三神思想)과 인연이 깊다. 덕유산으로 달리는 큰 줄기에서 동쪽으로 내린 가지에는 시루봉이 솟아 있으며 남쪽 골짜기는
금(金)이 난다. 정상의 줄기에는 밑둥이 큰 떡갈나무들이 주종을 이루며 특히 겨울의 눈꽃이 볼 만하다.
-거창 군청에서 발췌-
용초마을에서 한 20분 올라오니
등로 우측편으로 커다란 그물망으로 울타리를 둘러친 곳이 나타난다.
그 규모가 예사롭지 않아 눈길을 끄는데 알고 보니 거창군에서 사과나무를 밀식재배하는 시범 단지다.
마침 홀로 집을 지키고 있는 충직한 누렁이 암컷 한마리가 맹렬히 짖어댄다.
누렁이 소리를 뒤로 하고 다시 호젓한 금봉암 오름길을 오르고 있는데
갑자기 우측 숲에서 장끼 한 마리가 푸드득 날아간다.
이제 비알이 점점 가팔라져 외투마저 벗은채
조금 올라가니 속리산 말티고개 같은 꼬부랑 길이 나타난다.
일개 사찰에서 이렇게 거창한 산길을 만들어 놓은 것을 보면
금봉암의 사세(寺勢)가 예사롭지 않다는 느낌이다.
꼬부랑 길을 구비구비 돌아 돌아 올라오니 마침내
약사 여래불이 있는 마지막 주차장에 도착한다.
약사여래불에서 [南無阿彌陀佛]이 새겨진 커다란 바위를 지나치면
절벽위에 범종각이 있고 맞은편엔 사찰 공적비와 금봉암의 유래문이 적혀있다.
범종각에는 흰 진돗개 한 쌍이 수문장 처럼 버티고 섰는데 우리를 보더니 잠시 짖더니
마치 우리를 금봉암으로 인도라도 하듯 앞장을 선다. 백구 부부를 따라 금봉암으로
들어서니 산사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고 순한(?) 백구 부부만이 산객을 맞는다.
금봉암은 해발 1,000m지점의 투구봉 절벽아래 위치해서 거창군의 넓은 평야를 내려다보고 있는데
창건설화를 읽어보면... 거창에 사는 해인사 여신도 청송심씨가 머슴 두 명 데리고 소 두 마리에 공양미 가득 싣고
불공 한 번 드리러 가는데는 꼬박 일주일이 걸렸다고 한다. 해서 지관에게 의뢰한 고향땅의 기도처가 여기이고,
장군수를 마셔가며 겨우 백일기도를 마치던 날 아침에, 황금빛 봉황새가 이 산을 세바퀴 도는 걸 보고는
三鳳山 金鳳庵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문종수님의 산행기에서>
금봉암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크게 두가지로 나뉘는데
가파르고 낙석의 위험이 있는 칼바위쪽으로 올라 바위굴샘을 거쳐
억새능선을 타고 오르는 코스와 삼성각 오름길에서 북쪽 용바위용굴을 비켜
오르는 능선길 코스가 있는데 삼성각을 통한 등산로 입구는 봉쇄를 해서 월장을
하거나 우회를 해야 한단다. 우린 칼바위쪽을 택한다. 칼바위 오름길은
초장부터 된비알 너덜길이라 나무늘보 수준으로 쉬엄쉬엄 올라간다.
조금 올라가니 칼바위가 나타난다.
칼바위는 보기와는 달리 뒤에서 오르면 오를 수 있다.
그러나 오늘따라 선듯 올라 갈 기분이 나지 않는다. (간밤에 꾼 꿈때문 인지..)
그래서 잠시 주위를 맴돌리지만 조망이 터지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오르게 된다.
하지만 후들거리는 다리로서는 칼바위 날에는 올라설 수 없었고
자연히 칼바위에서 내려다본 금봉암은 찍을 수 없었다. ;;;
칼바위를 내려오니 등로는 이제 너덜길은 사라지고
유순한 육산길이 이어지는데 등로는 직등하지 않고 이상하게 좌측으로 휘어진다.
잠시 후 비박하기 좋은 굴이 나타나고 동굴 안에는 무속인의 것인지 돗자리와 앉은뱅이 의자가 보인다.
바위굴샘을 지나면 곧 이정표가 서있는 주능선 고개에 이르게 되는데 마침 빼재쪽에서 부부산님이 등장한다.
오늘 처음 만나는(나중에는 일개 소대병역이 올라옴.) 반가운 산님이라 어디까지 가시느냐고 물으니
이분 하시는 말씀이 가관이다.
"끝까지 갑니다."
(행여나 내가 잘못들었나 해서 다시 한번 물어 보니)
"끝까지 갑니다."
(전북 군산에서 오신 산님의 말씀.)
잠시 후 전망바위에서 파노라마사진을 돌리고 있는데
다시 일개 분대 병역이 올라온다.
행여 이분들이 대덕산까지 가면 이분들 따라 가면 되겠다 싶어
한 분에게 다시 "어디까지 가십니까?" 하고 물으니
전북 군산에서 오신 다른 산님 왈'
.
.
"버스 타는곳 까지 갑니다."
졌소! 띠용~~~~~
삼봉산 산 고스락이 되는 봉우리는 세 개인데 전위봉인 1,235m봉과
1,254m봉인 정상과 정상보다 오히려 높아 보이는 뾰족한 1,250m봉이다.
능선에는 수많은 리본이 휘날리고 있어 이곳이 백두 대간길 임을 알리고 있으며
전위봉에서 바라보는 정상은 화려한 서리꽃으로 마치 한폭의 그림을 보는 것 같다.
전위봉인 1,235m봉에서 정상으로 가는 등로는 서리꽃이 만발하다.
여태까지 이렇게 파란 하늘 아래서 서리꽃을 본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파랑과 흰색의 강렬한 대비가 마음에 들었는지 아내는 연신 하늘을 바라본다.
잠시 후 도착한 삼봉산 정상에는 '德裕 三峰山 1254M' 라는 정상석이 눈에 띄는데
아래에 써놓은 글을 읽어보면 왜 이곳을 [德裕 三峰山]이라 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삼봉산은 갈천 임훈이 쓴 향적봉기에 "초점산에서 서쪽을 일으켜 세워
거창의 삼봉산이 되는즉 이 산이 덕유산의 첫머리봉이다" 고 덕유산의 뿌리를 밝혔으며
신경준의 산경표에도 "삼봉산에서 백운산까지가 모두 덕유산이다." 라고 했다.
곧 삼봉산은 덕유산이 시작 되는 산이다.』 --<경남관광길잡이에서>
1,250m봉은 정상보다 4m 낮지만 오히려 더 높아 보인다.
이곳에서 1,250m봉까지는 순한 육산길이다.
밋밋한 좌측 봉우리에선 남사면이라 따뜻하여 아까 군산 산님들이 점심을 자시고 있다.
올라가다가 우연히 들으니 한 분께서 덕유산을 가리키며
"저 산이 덕유산이야?" 하며 놀라워 한다. 에구..
좌측 봉우리를 넘어서면 서리꽃은 더욱 절정을 이룬다.
지지난 주 덕유산에 갔을때보다 더 아름다운 것 같구나!
아!~~~~황홀한 서리꽃이여!
서리꽃은 1,250m봉에서 절정을 이룬다. 전망바위는 깎아지른 절벽이라
전망바위에서 소사고개쪽을 내려다 보면 고도차가 엄청나다는 것을 느낀다.
저곳으로 하산해서 다시 대덕산으로 올라야 하기 때문에 산 두 개를 타는 셈이다.
실제로 소사고개에서 고도계를 보니 700m였다. 즉 고도차가 550m인 셈이다.
1,250m봉에 있는 모든 나무는 하늘에서 내려주신 은총을 받았다.
평소 같으면 소 닭 보듯 할 평범하디 평범한 나무들인데..
오늘만큼은 산객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구나..
1,250m봉에서 끝까지 나아가면 턱 밑의 마지막 암봉까진 우회를 해서 내려가야한다.
그 길엔 5m정도의 수직절벽에 아주 가느다란 슬링이 소나무 그루터기에 매달려 있는데 너무 낡아서
보기에도 아슬아슬하고, 그 옆의 또 다른 절벽길은 다칠 각오하고 내려서야 한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갈레길까지 후퇴를 해서 돌아가야만 안심할 수 있다. --<문종수님 산행기에서>
마지막 암봉에서 파노라마사진을 찍는다.
점심 먹는 타이밍을 놓쳐 아내는 달콤한토마토님이 보내주신
곶감을 입에 넣어준다. 이곳에서 파노라마사진을 찍은 후 내려가는 날등은
무척 위험하다. 자칫 우측 벼랑으로 미끄러지는 날이면 바로 중상이라 조심조심 내려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