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CBS인터뷰를 했습니다. 조합원들의 잇단죽음으로 마련된 자리라 맘이 불편합니다.
또한 쌍용자동차의 근원적인 문제가 다뤄지기 보단 가십적 기사중심의 인터뷰라.....좀 그렇습니다.
그래도 맡은바가 이것이니 해야죠.
오늘오후엔 KBS 뉴스타임에서 취재를 온다고 합니다.
대리운전과 생계의 문제, 그리고 잇단죽음에 대한 기사가 될 듯 합니다.
[제목] : 1/18(화) 이창근 "12번째 죽음? 쌍용차 출신 주홍글씨... 취업 어려워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변상욱 앵커 ■ 대담 :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이창근 기획실장
언론에 제대로 소개가 되지 않는, 그런 소식입니다. 지난 13일 목요일에 쌍용자동차 대량 해고 사태 기억하시죠. 그때 희망퇴직한 분 중 한 분이 또 목숨을 끊으셨습니다. 이걸로 쌍용차 사태와 관련해서 직접 간접적으로 세상을 등지게 되신 분들은 조합원, 가족 해서 모두 12명이라고 합니다. 진작부터 나온 얘기입니다만, 이건 자살이 아니고 자살로 몰고 갔으니까 결국 사회적 타살이 아니냐, 이런 얘기도 있습니다.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의 이창근 기획실장을 연결해보겠습니다.
◇ 변상욱>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라고 했는데, 지금 쌍용자동차의 노조가 어떻게 돼 있습니까?
◆ 이창근> 사회자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두 개의 노조가 있습니다. 하나는 파업 이후에 만들어진, 회사가 실제로 만들었다고 보여지는 거죠. 기업노조가 있고요. 또 하나는 소위 망명지부라고 해서 공장밖에 있는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산별노조가 있습니다. 두 가지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 변상욱> 공장 밖에 있다는 얘기는 결국 회사에는 못 들어가고 있다는 얘기입니까?
◆ 이창근> 네, 그렇습니다.
◇ 변상욱> 그러면 거기에 소속된 조합원들은 일을 하는 분도 있고 일을 못하는 분도 있고, 그렇습니까?
◆ 이창근> 섞여있는데요. 특히나 해고자는 그렇다 치더라도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공장 밖에 있는 상당수 조합원 가운데 462명이 무급자거든요. 이 얘기가 뭐냐면, 2009년 8월 6일 합의사항에 보면 ‘2010년 8월 6일까지 1년 무급후 공장복귀’ 라고 명시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합의사항이 지켜지지 않아서 공장 안으로 못 들어가고 있는 이런 상태입니다. 고용관계로 보면 무급자라는 분들은 고용관계가 유지되고 있는 사람이라는 거죠.
◇ 변상욱> 그것도 풀려면 참 복잡하고 문제인데... 그러나 회사가 결단을 내리면 간단한 문제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나저나 이번에 돌아가신 분, 조합원 중에 나이 37살 서모 씨, 어떻게 된 사연입니까?
◆ 이창근> 앞서 사회자님께서 말씀하셨지만 사실상 언론에 잘 안 났다고 말씀하셨던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거든요. 뭐냐하면, 사실상 13일 비보를 접하고 14일 새벽에 보도자료를 준비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치지 못한 보도자료가 된 이유는 가족들의 반대가 심했던 것이거든요. 벌써 12번째입니다. 남은 사람들, 특히 가족이나 아이들의 문제, 앞으로 살아가야 될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것이 알려지고, 언론을 타는 것 자체가 살아가는 데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을 지금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그런 상황이고요. 이번에 돌아가신 분은 말씀하신 것처럼 37살의 아주 젊은 나입니다. 아이가 두 명이 있고요. 희망퇴직 이후에 이혼을 하는, 이런 안타까운 상황에서...
◇ 변상욱> 생계가 어렵고 하니까 또 서로 가족이 힘드셨던 모양이군요?
◆ 이창근> 그렇게 미루어 짐작하고 있습니다.
◇ 변상욱> 재출발하려고 애를 많이 쓰셨을 거 아닙니까? 퇴직 이후.
◆ 이창근> 네. 가족들이 반대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파악은 어렵습니다만, 지금까지 파악된 걸로 보면 매우 열심히 살았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고요. 최근에는 거제도까지 내려가서 용접 일을 하고 지냈던 것으로 저희들이 확인하고 있습니다.
◇ 변상욱> 그런데 쌍용차에서 해고된 노동자라고 하면 다른 곳에서 좀 꺼려합니까?
◆ 이창근> 그게 저희는 가장 이해할 수 없는 문제인데요. 저희들이 보도자료나 여러 가지 매체를 통해서 쌍용자동차 출신이라고 하는 사회적 낙인, 또 한편으로는 주홍글씨, 이렇게 표현하고 있는데. 사실상 표현의 문제가 아니라 평택, 인근, 그리고 평택 안성 지역 인근에서는 사실 취업이 어려운 상황이거든요. 그러다보니까 지역을 떠나서 외곽으로 지금 나가고 있는 상황이고. 지금 시기가 또 추운 겨울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일자리 구하기라든지, 이런 게 쉽지가 않습니다. 이런 상황이고.
지속적으로 저희들이 정치권이나 말씀드리는 거는 뭐냐면, 다른 생계를 위해서 돈을 달라는 것이 아니고, 이렇게 지금 드리워져있는, 쌍용자동차 출신이라고 해서 취업을 거부하고, 취업이 막혀있는, 이러한 것을 풀어 달라, 사회적으로 이것에 대해서 선언이 필요한 거 아닌가, 라는 주구장창 저희들이 얘기하고 주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안 되고 있는 거죠. 그러다보니까 12번째 안타까운 희생이 발생하고 있는데. 불과 지금 한 달도 안 돼서 작년 12월 14일입니다. 또 한 분의 희망퇴직자가 또 자결하는 사건이 있었거든요. 사실상 제 입장에서는 한 달도 안 되는 똑같은 내용을 또 인터뷰를 해야 되는 비참함이 사람을 미치게 하는 그런 마음입니다.
◇ 변상욱> 복직문제도 역시 풀리지 않는데다가 또 꼬리표를 달고서 다른 데 가면 받아주지 않고, 그런 어두운 그늘 속에서 벌써 12명의 희생자가 나온 거네요. 사람이 이렇게 자꾸 죽어가고 있는데 회사 측에서는 얘기가 없습니까?
◆ 이창근> 사실상 저희들이 공식적으로 회사의 입장을 듣거나 할 수는 없는 상황이고요. 다만 언론이 관심을 가지고 회사 쪽에 입장을 물으면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쌍용자동차 희망퇴직자들이 그리고 쌍용자동차에서 해고된 사람들이 왜 이렇게 단시간 내에 끊임없는 죽음의 행렬로 나오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분명히 회사의 입장에서는 어떤 말이라도 해야 되는 거거든요. 저희들이 책임은 회사에 있다, 누구에게 있다, 라는 그 말을 듣는 문제가 아니라.
정말 재작년에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지역파산으로 인한 강제적 정리해고가 잘못되고, 미안하다, 정도 입장표명을 하는 것이 지금 고통 받고 있는, 삶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정말 듣고 싶은 말이거든요. 단지 몇 푼의 돈의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 변상욱> 사는 곳이 같으니까 지금 공장에서 남아서 일을 하시는 분들과 해고되신 분들, 희망퇴직한 이름으로 부릅니다만, 그런 분들은 지금 계속 만나게 되실 거 아닙니까? 그 관계는 어떻습니까?
◆ 이창근> 관계는 서먹서먹한 관계가 사실상 작년까지 이어졌는데요. 시간이 지나면서 실제로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간의 관계는 상당부분 좀 허심탄회한 얘기도 하고, 가끔은 술자리도 하는, 이런 상태로 가고 있는데요. 문제는 이번 이런 참극이 벌어지고 나면, 공장 안에 있는 사람들도 상당히 착잡하거든요. 그것은 공장 안팎의 문제가 아니라 같은 동료로서의 아픔이 있는 거죠. 지난번도 얘기를 좀 들어보니까 사실 할 말을 잃는 상황이라는 거죠. 그것은 공장 안팎이 같다고 보고 있습니다.
◇ 변상욱> 옆에서 동료와 또 동료의 가족들은 계속 그렇게 목숨을 끊고, 또 세상을 뜬다면 참, 남아서 일하는 분들의 심정도 말이 아니겠죠. 이렇게 소식을 전해 주시는 실장님의 지금 삶의 어려운 무게, 그 대단한 무게도 저희는 짐작은 하겠습니다만, 오늘 여기까지 들어야 될 것 같습니다. 힘내시고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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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늘 인터뷰 너무 잘했어요..!진정성있는 답변과 작금의 현실에 대해서 조목조목 차분하게 상황설명 잘했어요!선수같이...ㅎㅎ
고생하셨어요^^ 인터뷰 내용을 보니까 공장 안에서 투쟁 할때가 문득 떠오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