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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하늘입니다/ 김지하
하늘을 혼자서 못 가지듯이
밥은 서로 나눠 먹는 것
밥은 하늘입니다.
하늘의 별을 함게 보듯이
밥은 여럿이 같이 먹는 것
밥이 입으로 들어갈 때에
하늘을 몸 속에 모시는 것
밥은 하늘입니다.
아아 밥은 모두 서로 나눠 먹는것.
<김석종, 만인보에서>
쌀이, 밥이, 똥이 하늘이다.
1980년대 초반 감옥에서 막 나온 김지하가 후배 민중가수 김민기에게 말했다.
“밥이 하늘이다.”
김민기가 받아쳤다. “똥이 밥이다.”
그러자 김지하가 “아이고, 형님!” 하더란다.
‘밥이 하늘’이라는 말은 동학에서 나왔다.
쌀이 영그는 데는 하늘과 땅과 사람, 그 천지인 삼재(三才)가 모두 참여한다.
절의 공양간에는 이런 게송이 붙어있다.
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가
내 덕행으로 받기가 부끄럽네
마음의 온갖 욕심 버리고
육신을 지탱하는 약으로 알아
보리를 이루고자 공양을 받습니다.
불교에는 “공양받은 쌀 한 톨을 흘리면 지장보살이 지옥문 앞에서 그 쌀 한 톨이 썩을 때까지 피눈물을 흘린다”는 말이 전해진다. 공양미가 그만큼 소중하다는 의미다. 옛날 스님들은 밥풀 하나 쌀 한톨도 함부로 했다가는 불호령을 내렸다.
충북 청원군에서 발굴된 구석기 시대 ‘소로리 볍씨’는 탄소측정 결과 1만5000년 전의 것으로 밝혀졌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볍씨라고 한다.
논농사를 지은 논 유적도 많다. 물(水)을 담은 밭(田), 즉 논 답(畓)자는 중국에는 없는 한자라고 한다. 재야학자들은 동이족이 만든 한자라고 본다. 그만큼 우리나라 벼농사의 역사는 오래 됐다.
쌀은 농민의 정성으로 짓는 농사다.
쌀을 수확하기까지 여든여덟 번 농부의 손길이 간다고 한다. 한자의 ‘쌀 미(米)’자가 바로 팔십팔(八十八)을 형상화한 것이란다.
여든여덟 살을 미수(米壽)라고 하는 이유다.
쌀 한 톨의 무게가 일곱 근에 이른다는 일미칠근(一米七斤)이라는 말도 쓴다.
기운을 뜻하는 기(氣)자, 정신을 뜻하는 정(精)자에는 미(米)자가 들어있다.
기자는 쌀로 밥을 지을 때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의 형상이다. 정자는 쌀알의 푸른 빛이 감돌도록 깨끗하다는 뜻이라고 한다. 사람의 기운이나 정신이 모두 쌀에서 비롯된다는 뜻일까.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고 한다. 한국에서 쌀은 음식, 식생활 수단 이상이다. 하늘과 땅의 순환과 농사시기를 맞춘 것이 24절기다. 정월 대보름, 제사, 한가위 등 우리 세시풍속과 민속문화의 상당수가 쌀농사에 뿌리를 두고 있다. 조상들은 쌀에도 생명과 영혼이 담겨 있다고 믿어 신주단지 속에도 쌀을 모셨다. 만석꾼, 천석꾼 등 쌀생산량은 부의 기준이었다. 농가에서 쓰는 각종 도구도 볏짚을 써서 만들었다.
절에서 끼니때마다 쌀이 흘러나왔는데 스님이 욕심을 내 구멍을 쑤셨더니 쌀이 끊겼다는 전설은 전국에 퍼져 있다. 욕심을 경계하라는 뜻이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속담은 겸손을 가르친다.
‘농업은 생명창고’라는 말은 처음 쓴 이는 매헌 윤봉길이다. 윤 의사는 <농민독본>에서 “농자천하지대본이라는 말은 결단코 묵은 문자가 아닙니다. 이것은 억만년이 가고 또 가도 변할 수 없는 대진리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요즘은 식량안보, 식량주권이라는 말도 쓴다.
우리 민족은 오랫동안 배고픔에 시달려왔다. 춘궁기 보릿고개는 그 상징이기도 했다. 조정은 춘궁기에 관청에서 쌀을 꿔주고 가을에 돌려 받는 빈민 구제책을 폈다. 반대로 탐관오리의 쌀 수탈은 민란으로 이어졌다. 동학농민운동이 대표적이다
1971년 나온 통일벼는 단군 이래 최대의 숙원이었던 식량부족을 해결했다는 평을 듣는다. 지금은 그 후손 종자들이 개발되어 우리의 밥상을 지키고 있다.
https://youtu.be/ukmt6pDmm3c
https://youtu.be/WdWqZnptwbE
첫댓글 좋은 글이고 마음속에 銘心할 글입니다. 그 중에 김지하 詩人은 별로 좋하지 않습니다
인향만리님 글솜씨가 아주 좋아요
많이 배우고갑니다...ㅎ
제가 쓴글 아니예요~^^
옮겨 온 글이예요.
@인향만리 님의 눈에 살짝이라도 느끼신
그 맑고 밝은 글함께 나누고 싶기에
비록 인향만리님께서 쓴글은 아니지만
님의 맘이 담겨 있는 글이기에
올려주신 마음의 근본자리에
뜨거운 사랑을 보냅니다
@배우섭 감사합니다~^^
IR667(통일벼) 기억이 맞다면
통일벼 후손은 지금은 없는 걸로
아는데요
통일벼는 "안남미" 계통이고
지금은 "아키바리" (일반벼)계통의
"일품벼"가 대세라
수매도 거의 일품벼라야 받아줌니다
통일벼는 수매대상에서
제외된지 오래된 것으로 앎니다
네, 그렇다고 알고있습니다.^^
다수확 생산을 위한 쌀이었는데,
점차 미질이 우수한 품종에게
자리를 내주고 역사의 뒤안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