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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른베르크 홈구장에서~(왼쪽부터 김대광-이강-김학찬) |
* 2008년 9월 6일 (김학찬) 오늘 숙소 뒷쪽에 있는 풋살장으로 운동을 하러 나갔다. 처음에는 조깅과 줄넘기를 했다. 이어서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데, 강이가 거기에 있는 애들과 볼살리기 게임을 하고 있었다. 독일 애들 같지는 않았다. 어쨌든 나도 들어가서 조금 하다가 볼돌리기 게임으로 바꿨다. 그 애과는 처음 해보는 거라 강이와 나는 영어와 독일어 숫자를 막 섞어가며 설명을 했다. 처음에는 이해를 못하더니 하다보니까 이해를 하더라. 한 30분 정도 하고나서 팀을 나누고 풋살을 했다. 3팀으로 나눠서 이기는 팀은 계속하고, 진 팀이 나가고 다른 팀이 들어와서 또 하는 그런 방식으로 했다. 우리 팀은 세판을 계속 이기고 그 다음 한판을 졌다. 그리고는 또 계속 이겼다. 힘들어서 음료수를 사서 마신 뒤에 모여서 또 잘 하지도 못하는 영어로 이야기를 했다. 그러다 보니 애들이랑 많이 친해진 것 같다. 이러면서 친구들이 생긴 것 같다. 정말 소중한 추억이 하나 생겼다. * 2008년 9월 7일 (김대광) 원래 내일 복귀하려고 했는데, 오늘 감독님이 회복훈련식으로 한다고 해서 같이 따라했다. 정작 운동할 때는 잘 몰랐는데, 운동을 안하고 쉬어보니까 답답하고 운동이 너무 하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부상으로 인해 큰 부상이든 작은 부상이든 항상 조심해야겠다는걸 새삼 느꼈다. 어쨌든 지금부터 조금씩 조금씩 몸을 올려야한다. 하루에 20분씩 줄넘기도 하고 있다. 복근운동과 팔굽혀펴기 등 할 수 있는 것은 꾸준히 해야겠다. 무엇보다 개인운동이 중요한 것 같다. 운동시간과 운동량이 한국에 비하면 많이 적다. 따라서 부족한 운동량은 개인운동으로 채우는 습관을 만들어야겠다. 그리고 허리가 아팠는데, 항상 바른 자세로 생활해야겠다. 내일은 경기가 있다. 연습경기인 것 같다. 우리도 뛸 수 있다고 들었다. 이런 연습경기에서 내가 가진 실력을 100%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70~80%는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만 리그 경기나 중요한 경기에도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열심히 해서 다치지 않고 좋은 경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2008년 9월 8일 (이강) 오늘 오후 6시에 같은 지역의 1873 뉘른베르크 U-19 팀과 경기가 있었다. 포지션은 대광이가 오른쪽 윙(7번), 학찬이가 왼쪽윙(8번), 내가 공격형 미드필더(10번)였다. 우리는 4-4-2 포메이션으로 나갔다. 경기 시작해서 처음 5분 동안은 긴장되어서 나한테 공이 오면 시야가 좁아지고 어떻게해야할지 몰랐다. 그리고 20분 뒤에 우리 팀이 1골을 먼저 내줬다. 그래도 차분히 공을 돌리면서 풀어나갔다. 전반 30분쯤에는 내가 스트라이커로 올라갔다. 우리 팀이 찬스가 2개 있었는데, 2번 모두 골대를 다 맞췄다. 40분쯤에는 상대편 선수가 볼을 전환하다가 공을 약하게 패스를 한 것이 내 발에 왔다. 그리고 이것을 골로 연결시켰다. 결국 전반은 1-1 동점으로 끝났다. 전반에 학찬이가 발목이 접질려서 후반에 교체를 했다. 그리고 후반이 시작되었다. 나한테 2번인가 3번의 찬스가 있었는데 살리지 못했지만, 55분쯤 내가 역전골을 넣었다. 후반 중반으로 넘어가자 점점 체력이 바닥나기 시작했다. 65분쯤 대광이가 다리에 근육경련이 났는데 잠깐 나갔다가 물 한모금 마시고 다시 들어왔다. 77분쯤에는 동점골을 내줬다. 80분쯤 대광이가 교체되고, 내가 원톱으로 올라갔다. 여전히 나한테 찬스가 있었는데, 근육경련이 나고 타박상을 입었음에도 참고 뛰었다. 그리고 끝나기 5분 전에 우리 팀 14번 토마스가 나한테 스루패스를 넣어서 골로 연결시켰다. 5분 남았는데 경기는 2시간 뛴 것 같았고, 결국에는 3-2로 경기가 끝났다. 2일 동안 쉬고 바로 게임에 들어갔는데 그래도 지치지는 않았다. 어제 저녁에 줄넘기를 30분한 것이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 2008년 9월 8일 (김학찬) 오늘 연습게임이 있었다. 구단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데로 가서 게임을 뛴다고 했다.빨래를 찾고 왔는데 내가 조금 늦게 나와서 감독 선생님 차를 타고 왔다. 나만 탔으면 완전 지옥이었을 텐데, 다행히 친구 1명과 같이 타서 살았다. 하하. 구단에서 대략 15분정도 가니까 도착했다. 유명한 팀은 아니지만 잔디상태도 괜찮고, 라커룸도 괜찮았다. 가방을 놓고 운동장 상태를 보러 운동장으로 나갔다. 조금 보고 라커룸으로 들어와서 오늘 선발출전멤버를 듣고 준비를 했다. 나는 왼쪽 윙, 대광이는 오른쪽 윙, 강이는 공격형 미드필더에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축구화를 신고 운동장으로 나가서 몸을 풀고 신가드를 차고 준비를 끝냈다. 드디어 게임이 시작됐다. 시작하고 5분 정도는 공을 한번도 못 잡은 것 같다. 한참이 지나서야 공을 잡았다. 그러나 컨트롤 미스로 상대팀에게 빼앗겼다. 긴장이 조금 됐었는데 시간이 조금 지나니까 괜찮아졌다. 그런데 전반 20분쯤에 공을 빼앗으러 가다가 발목을 접질렀다. 아팠지만 뛰면 괜찮을 것 같아서 계속 뛰었다. 계속 아파서 전반전만 뛰고 나왔다. 전반전이 끝났을 때는 1-1이었다. 먼저 골을 먹었는데 강이가 침착하게 동점골을 넣었다. 후반전 20분 정도는 못봤는데, 강이가 1골을 더 넣었다고 했다. 샤워를 하고 게임을 보러 나왔는데 골을 허용해서 2-2가 되었다. 비기는줄 알았는데 강이가 1골을 또 넣어 3-2로 이겼다. 생각해보면 독일 와서 게임을 4번 뛰었는데 우리가 뛴 게임마다 다 이겼다. 하하. 다친 부위를 잘 치료해서 빨리 운동할수 있도록 해야겠다. * 2008년 9월 13일 (김학찬) 오늘 점심을 먹고 독일어 선생님을 기다리는데 김종건 선생님께서 독일어 수업이 없다고 하셨다. 마침 오늘부터 뉘른베르크 시내에서 벼룩시장을 한다고 해서 구경을 하기로 하고 출발했다. 전철에서 내렸는데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역에서 밖으로 나오니 사람들이 다른 날에 비해 3배 정도는 더 많았다. 벼룩시장은 기간은 정해져 있고, 사람들이 자리를 정해서 팔고 싶은 것을 파는 것이었다. 길가에 물건들을 늘어놓고 파는 모습을 보니 한국의 재래시장 같은 느낌이 났다. 처음에 갔던 곳은 악세사리 종류를 파는 곳이었다. 구경을 하다가 이제 다른 곳으로 가는데 정말 여러가지를 다 팔았다. 장식품, 악세사리, 가위, 집게, 옷 등 없는 게 없을 정도로 다양한 물건들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마땅히 살 것은 없어 구경만 했다. 한 바퀴 돌고 처음 갔던 곳으로 가서 대광이가 반지 사고 싶다고 해서 반지를 고르고 있었는데, 옆에서 사람들이 공연을 했다. 공연 내용은 얼굴과 옷을 갈색으로 칠하고 가만히 있다가 로보트처럼 조금 움직였다가, 또 가만히 있고 하는 공연인데 처음 보는 공연이었다. 사람들이 조금씩 모이기 시작했고, 동전을 병에 넣는 사람들도 많았다.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사진기를 놓고 가는 바람에 찍지 못했다. 사실 나도 동전을 넣고 싶었는데 동전이 없었다. 아무튼 정말 신기했다!!! 대광이의 반지를 사고 숙소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사람들이 많은 길거리를 다녀 본 것 같다. |
* 2008년 9월 20일 (김대광) 오늘은 원정을 나서 바이에른 뮌헨 U-17팀과 친선경기를 가졌다. 그러나 친선경기 같지 않게 긴장감이 넘쳤다. 리그 상위권팀들간의 게임이었기 때문이다. 전반 시작하고 약 30분 정도 지나서 우리가 1골을 넣었다. 우리는 거의 카운트어택식으로 킥을 해놓고 밀고 올라가는 형태였고, 뮌헨은 조직력과 패스웍이 좋은 팀이었다. 결국 전반끝나기 전에 2골을 내주고 1-2로 끝났다. 우리 3명은 후반에 들어간다고 준비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러나 학찬이는 발목 부상때문에 게임을 뛰지 못했고, 나와 강이만 뛰었다. 4-4-2 포메이션에서 나는 중앙 미드필더, 강이는 공격수로 나섰다. 후반에는 강이에게 찬스가 있었지만 살리지 못했고, 결국 후반 끝나기 전에 1골을 더 내줘 1-3으로 끝났다. 오전 경기라 그런지 전체적으로 몸이 조금 무거웠던 것 같다. 날씨도 추웠고... 앞으로는 언제 어디서 경기를 하든, 운동을 꾸준히 해서 좋은 몸 상태로 경기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겠다. * 2008년 9월 20일 (김학찬) 오늘은 바이에른 뮌헨 U-17팀과 게임이 있었다. 아침 8시까지 구단으로 오라고 해서 일찍 일어나 간단히 빵을 먹고 버스를 타러 갔는데,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해서 택시를 타고 구단에 도착했다. 갔더니 우리가 1등으로 왔다. 기다리다가 차를 타고 바이에른으로 갔다. 한 3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나는 부상때문에 게임을 뛰지 않아서 김종건 선생님과 같이 식당에서 기다리다가 애들이 몸을 풀러 나올 때 나와서 구경을 했다. 강이와 대광이는 후반전에 뛴다고 했다. 경기가 시작되었고, 먼저 1골을 넣었다. 그러나 전반 중반쯤에 1골을 허용했다. 그리고 전반이 끝날 때쯤 1골을 더 내줘서 역전을 당한 채 전반전이 끝났다. 그리고 후반 4분에 강이와 대광이가 투입됐다. 강이에게 찬스가 하나 있었고, 골키퍼까지 제치고 슈팅을 했는데, 수비수가 막아서 득점에 실패했다. 조금 있다가 1골을 더 내주고 1-3으로 끝났다. 거기서 점심을 먹고 구단에 들렀다가 숙소로 왔다. 오늘 경기는 초반에는 잘했는데 골을 내주고 나서 분위기가 가라앉았던 것 같다. 저녁에는 강 회장님 댁에서 삼겹살과 김치찌개를 아주 맛있게 먹었다. * 2008년 9월 21일 (이강) 오늘 점심은 중국 식당으로 가서 먹었다. 일단 들어가서 주문을 해야 되는데, 선생님하고 애들은 나만 바라보면서 나보고 주문을 하라고 시켰다. (이강은 화교 출신이다. -편집자 주) 그런데, 갑자기 말이 나오지 않고 막막했다. 일단 중국식당에 왔는데 말은 통하지 않고... 그래서 결국 통역해 주시는 분한테 전화를해서 겨우 주문을 시켰다. 점심을 다 먹고 나오는데 눈이 조금씩 내렸다. 9월달인데 눈이 오고, 정말 신기했다. 오늘도 버거킹에서 인터넷을... * 2008년 9월 29일 (김학찬) 오늘 운동을 끝내고 샤워를 하는데, 구단 관계자 분이 1군 경기가 있다고 하시면서 티켓을 2장 주셨다. 그래서 저녁을 먹고 게임 보러 간다는 애들과 같이 경기장으로 갔다. 경기장에 도착해 좌석 자리를 찾지 못해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는데, 안전요원이 친절히 자리를 안내해줬다. 정말 고마웠다. 뉘른베르크 응원석은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게임이 시작되었고, 관중들의 열정적인 응원에 가슴이 쿵쿵 울렸다. 응원소리가 엄청나게 컸다. 그러나 게임 내용은 수비에서 길게 킥을 차서 헤딩 경합을 하는 것이 전부였다. 한국축구보다 더 재미가 없었다. 오른쪽 윙을 보는 선수는 쉬운 패스도 상대편에 주든지, 아니면 상대팀 발에 걸렸다. 수비는 거의 다 롱킥이었고, 미드필더는 패스미스가 많았고, 공격은 하는 것이 없었다. 그래도 상대팀은 뉘른베르크보다 롱킥도 적었고, 미드필더를 걸쳐서 공격으로 가는 플레이로 게임을 했다. 전반전에 상대팀이 패스로 연결하다가 사이드로 스루패스를 넣었고, 사이드에서 안쪽으로 돌파를 하다가 슈팅을 해서 뉘른베르크 수비 발 맞고 득점으로 이어졌다. 골을 허용하고 나서 뉘른베르크는 패스미스도 더 많아졌고 킥도 많아졌다. 그러자 팬들이 야유를 하기 시작했다. 전반전이 끝나고 나서 사람들은 담배를 펴대기 시작했다. 게임할 때도 담배를 피긴 했지만, 전반전이 끝나니까 사람들 대부분이 담배를 폈다. 게임 보는 동안에 담배냄새 때문에 머리가 어지러웠다. 정말 싫었다. 후반전에는 패스가 조금 이뤄지긴 했지만, 시간이 지나니까 또다시 롱킥을 시도하곤 했다. 머리 속에 생각나는 것은 프리미어리그였다. 프리미어리그가 보고 싶었다. 롱킥만 시도하던 뉘른베르크는 결국 비겼고, 사람들은 야유를 하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어쨌든 결과는 0-1로 끝났고, 게임 본 소감은 정말 실망이었다. 오늘 경기 보고 느낀 점은 진짜 K-리그가 훨씬 재미있다는 것이다. 정리=이상헌, 후원=유소년축구재단, 국민체육진흥공단 |
출처:대한축구협회
첫댓글 김학찬의 마지막 일기가 끌리네요 ㅋ "진짜 K-리그가 훨씬 재미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강이 화교인이구나...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