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외국인투수 2명 영입 소식이 들렸네요
100만불짜리 외국인 트리오를 딱 세팅하고 그들로 중심을 잡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기대와는 조금 다른 결과네요
아마, 구단이 돈을 많이 쓰지 못할 상황이거나
또는, 구단이 돈을 쓸 생각이 정말 없거나 뭐 그런 것 같습니다.
뭐 어쨌든 2021년 시즌은 (언제는 안 그랬냐만) 미래를 보는 시즌이 되어야겠죠.
그런데요, 저는 사실 '유망주'를 잘 믿지 않습니다.
물론, 이정후 강백호같은 젊은 S급 선수가 우리에게도 나오기를 바라고
이종욱 손시헌이 팀을 떠나도 박건우 김재호가 라인업을 지킨 두산처럼 우리도 화수분이 되기를 바라죠
16년 전, 송창식-최진행-조영민-정병희-안영명-윤규진에게 열광했던 것도 그들이 '젊어서' 그랬고요
김태연이 데뷔 첫타석 초구를 담장 밖으로 넘겼을때 흥분한 이유도
2018년 준플옵 진출도 기뻤지만 김범수나 박주홍이 1군에서 잘 버틴 게 더 기뻤던 이유도
젊은 선수들이 성장해서 나중에 더 잘하게 되기를 바라기 때문에 그런건 맞습니다.
그런데 제가 유망주를 잘 믿지 않는 이유가 뭐냐면요
<지금 우리팀에 정말로 유망주가 있느냐?>하는 근본적인 궁금증 때문에 그렇습니다.
'변노유에 정은원 있고 임종찬 최인호 허관회 강재민 윤대경 있는데 그게 무슨 소리냐' 싶겠죠
'씩씩한 김진욱이 소형준이나 송명기 이승진만큼 크기를 바라는 마음도 절실한데 무슨 말이냐' 싶겠고요.
일단 두가지 측면에서 그렇습니다.
(원래 세가지인데, 2군 육성 시스템이 오랫동안 뒤쳐져 있었다는 얘기는 빼고 하겠습니다)
팀 순위가 이미 결정난 시즌 후반기에 좋은 모습 보여주며 팬들을 설레게 하다가
내년 후년이 되면 결국 그저 그런 모습만 보여주던 선수들을 너무 많이 봤거든요.
뭐 단적인 예로, 우리가 김혁민에게 8년 동안 1군에서만 676이닝을 맡겼는데
김혁민은 승이 패보다 많았던 시즌이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10오선진은 108경기에 출전하면서 240타석을 먹었는데 그 해 타율이 .199 / 출루율이 .247이었죠
우리가 오선진을 '전천후 내야백업'으로 키우려고 그 타석을 주지는 않았을겁니다.
키스톤이나 3루가 되어주기를 바랬던거죠.
또 하나는 <정말로 확실한 유망주가 있느냐> 하는 문제인데요
다른 팀 예를 한번 들어보죠.
두산은 정수근 나가니까 이종욱 나왔고, 이종욱 나가니까 정수빈 민병헌 나왔죠
김현수 나갔는데 박건우도 있고요
손시헌 나가는데 그 자리에 김재호가 있습니다.
고영민 전성기 끝날때 오재원이 있었는데, 오재원 자리에 최주환까지 있었고
홍성흔을 잃은 팀이 양의지에 최재훈, 박세혁까지 가지고 있었고요
박건우가 2015년부터 1군에서 야구잘했는데
경찰청과 두산 2군에서 그전까지 800타석 넘게 뛰었죠
타율 (퓨쳐스 커하 기준) 3할4푼씩 찍으면서요
최주환도 2015년이 되어서야 1군에서 붙박이
그 전까지 상무와 두산 2군에서 1,000타석 넘게 뛰었습니다.
그 사이에 3할8푼...3할3푼 찍은적도 있고요
물론 선수층이 두껍고 1군에 잘하는 선수가 있으니까 그랬겠죠. 그런 점에서는 우리랑 상황이 달라요.
하지만 우리와 결정적인 차이가 하나 있습니다.
그게 뭐냐면, 2015년 이전의 두산에서는 2루 코어 최주환, 외야에 코어 박건우가 있었던거고
우리는 얘도 유망주, 쟤도 유망주
지난번에 나온 애도 왠지 기대되고, 언젠가 한번 잘했던 누구도 다 기대하는거죠.
쉽게 말하면 이런겁니다.
노시환 입단 전에 우리 3루 유망주가 누구였죠?
김태연입니까 아니면 김회성입니까. 또는 주현상입니까.
외야 코어 유망주는 누구였을까요
이동훈? 강상원? 장운호? 장진혁?
콕 짚을수가 없습니다.
전부 다 잘하는 선수들이어서 그랬을까요.
아니면 팀조차 코어 유망주가 누구였는지 모른걸까요.
유망주(?) 숫자는 많은데, 정말 실력이 <유망>해서 팀 주전 자리를 이어받을 선수는 없었던거죠.
두산은 코어 유망주 2군에서 고정시키고 키웁니다.
반대로 넥센은 좀 더 과감하게 1군에서 고정시키는 경우가 많죠
2군에서든 1군에서든 어쨌든 키우는건데요.
그런데 우리는 어땠습니까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줘보자"라는 마음이야 다들 있는데
명확하게 그 기회를 받아야 할 코어유망주가 누군지는 모르죠
우리팀 영건들만 기회가 없어서 못 컸을까요. 글쎄요.
내년에는 젊은 선수들의 출장이 상대적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그것도, 솔직히 (그 포지션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코어 유망주가 있어서가 아니라
(적어도 아직은) 1군에 포지션 주전자리가 비어 있으니까 내보내는겁니다.
뭐, 올해 두자리수 홈런 친 노시환은 이제 내년에 그런 소리 들을 자격이 생기겠고
짧은 찬스에 비교적 빨리 레귤러 자리에 입성한 정은원 사례도 있는데
그 자리가 아니면 (2군에서든 아니면 1군에서든)
"얘가 그 포지션 다른 애들보다 확실히 잘해" 하는 마음으로 육성한 자원이 없죠.
장종훈-김종석 자리 밀고 들어간 김태균이나
유격수 나오다가 3루로 고정된 이범호를 제외하면, 그 뒤로는 아무도 없습니다.
지금까지는 2군 구장도 없었던 과거의 영향 때문에 그랬다고 치고
앞으로는 이게 달라질 것이냐가 문제인데요
글쎄요. 솔직히 잘 모르겠네요
우리는 "지금 1군 애들이 못하잖아. 설마 더 못하겠냐? 그러니까 다른 선수들도 써보자" 였는데
다른 팀은 "OOO는 2군에 있을 애가 아냐. 제발 1군에 좀 올려줘"라는 케이스가 많았거든요
그나마 다행인 건, 베이징 세대들이 선배 세대보다 상대적으로 야구를 좀 잘한다는 것
그래서 우리팀도 99~01년생들은 좀 괜찮을 것 같다는 기대가 생긴다는 점인데요
내년 이후부터는
"쟤는 나이가 어리니까" 이런 이유 말고
"쟤는 야구를 잘하니까" 이런 이유로 팬들의 주목을 받는 선수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내년에 야수쪽에서 젊은 선수들이 성장해줘야하는데 최근 3년동안 퓨처스 주요 타격지표 TOP10에 들었던 신인은 19년 김인환뿐입니다.
이글스에서나 유망주지 리그전체로보면 기대가 되는 선수가 솔직히 거의없죠.
제 기억이 맞다면 퓨처스에서 타이틀 수상한 야수가 하주석이 마지막일겁니다.
말이 유망주지..결국 우물안 개구리 같습니다. 우리팀 선수니까 그안에서 유망주 같다고 보여지는거지 매년 포텐터질것 같은 선수들이 너무 많은데
다음해가 되면 또 다른선수에게 기대를 하고 있더라구요... 그말은 기대만되고 그해에 임팩트있던 선수가 없었다 라고만 생각되네요..
매년하는 기대도 벌써 몇년째인지...
스카우트가 문제 인지 육성이 문제인지
정곡을 찌르네요.^^;
100%로 동감합니다^^
육성시스템은 하루아침에 만들어 지는게 아니죠 무조건 1군에서 기회제공해준다고 되는것도 아니고요 울팀의 암흑기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육성내용을 보면 이도저도 아닌 그냥 헤매고 있는모습이죠 분명 2군 3군구장 지어놓고 몸집은커졌는데 과거 80,90년대처럼 방목하는 그런느낌 이라고 할까요 돈은 돈대로 쓰면서 말이죠
또 1군감독바뀌면 또 바뀌기일수고요 감독이 바뀌든 아니든 육성시스템 하에서 육성군은 느리더라도 기조자체가 흔들리면 안되는데 말이죠 지금 보면 과거lg나 롯데등 여타팀들이 육성실패했던걸 그대로 답습하는 모습도 보이고요
올해조금 가능성보이면 내년에 헤매고 다시 가능성만 보이다 성장자체가 정체된 모습의 선수들이 지금까지 울팀의 다수죠 그건 코칭스텝의 문제도 있지만 시스템의 미완성이 더 크다고 여겨집니다 가령 투수들을 보죠 1군에서 속구가 좀 먹히는 투수자원이 있으면 2~3년 공들여서 본인의 몸에 맞는 변화구 나 보직을 정하고 풀타임1군에서 활용하려는 모습보다는 그냥 손쉬운 포크볼 장착시켜서 바로 계투 다시 선발 다시계투자원으로 돌리고 있는게 현실이니까요
거기에 더해서 갠적으로 이런말하는건 싫지만 좀더 냉정하게 판단해서 정체된 유망주들을 트레이드나 여타방법으로 적절하게이용하기도 해야 되는데 울팀은 그냥 안고왔죠 지금까지요 비록실패한 트레이드소리를 듣더라도 이런시도가 자주있어야지 로스터순환도 되고 육성군에 경쟁 혹은 경각심도 생기기 마련인데 말이죠
여튼 또 믿어 봐야겠지요^^
이 글을 읽으니 맘이 아프네요
아들 들아 아빠가 한화팬이라 미안하다 ㅜㅜ
2군문제죠. 두산표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수비가 평균이상 됩니다. 연습량과 절실함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노시환보다 윗급이었던 김대한은 아직 1군급으로 많이 모자르니 바로 군대보냈습니다. 노시환은 데뷔시즌부터 1군에서 플레이하면서 파워가능성 보여주긴 했지만 터진것도 아니죠. 말만 리빌딩이지 시스템이나 준비는 전혀 안되어 있다 생각듭니다. 그저 운영비가 확 줄었는데 거기에 맞춰 선수단개편한것 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