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8일 카자흐스탄 고려인 정주 80주년, 한-카 국교수립 25주년 기념 첫 문화행사로 알마티의 카스쩨예바 미술관 2층 전시실에서는 고려인 화가 문 빅토르 바실이예비치 ‘내 팔레트의 기원-바스토베’라는 주제로 개인전을 열었다.
이 전시회는 2017년 카자흐스탄 고려인들의 정주 80주년에 헌정하는 의미로 준비되었다.
소비에트와 카자흐스탄 화가 연합회의 일원이며 카자흐스탄의 대표적인 화가로 국내외 전시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는 문작가는 1951년 생으로 고골명칭 알마티예술대학을 졸업했다. 그가 태어난 곳은 카자흐스탄 탈틔코르간주 고려인들의 최초 정착지 우쉬토베에서 가까운 바스토베이다. 이번 전시회의 타이틀이기도 한 ‘바스토베’에서 그의 예술작업은 시작되었고 바스토베는 그의 예술혼에 힘을 더해 주는 요람이라 말할 수 있다.
1974년부터 국립고려극장에서 ‘춘장 이야기’, ’37-통과 열차’, ‘나무를 흔들지 마라’, ‘폭발’ 등의 연극의 무대 그림을 담당하며 작가적 예술성을 무대와 결합시켜 냈다. 또한 풍자잡지 ‘아라-쉬멜’에 중요 작가로도 활동했다.
1983년부터는 알마티, 타쉬켄트, 리가, 레닌그라드, 모스크바, 토쿄, 서울, 인천(1999-2001), 1994년과 1996년에는 광주에서 2014년에는 다시 서울에서 개인전을 가지기도 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정물화, 그래픽화 인물화 등 80 여 점의 작품들이 전시되었다. 그의 작품들은 오랜 시간 공들인 섬세한 디테일과 화사하고 따듯한 색상이 만들어 내는 다양한 뉘앙스로 독특한 화풍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사물을 여러 층의 다양한 입체와 색채로 해석하여 구성한 그의 작품 형식은 폴 세잔과 파블로 피카소 그리고 조르주 브라크의 20세기 초 입체파의 영향을 보인다. 작품의 소재도 고리끼 공원, 바이올린, 산책, 봄의 예감, 정물, 비극의 강제 이주, 할아버지, 그리고 고려인 인물화 등으로 다양하며 작품이 표현하는 정서도 희극과 비극, 풍자와 장난스러움까지 그 폭이 넓다.
11살 때 강제이주 열차로 우수토베로 실려 왔다는 빅토르의 어머니의 삶은 그의 작품 세계에 녹아 들었다. 소비에트가 해체되기 전에는 그 역사적 비극에 대한 가벼운 질문 조차도 자유롭지 못했지만 고려인들의 강제 이주와 그 후 낯설었던 카자흐스탄에서의 삶의 여정은 그의 작품 세계에서 비극의 모습으로, 삶에 대한 강한 의지로 그리고 희망을 잃지 않는 낙천으로 재탄생한다.
지금 문작가가 가장 그리고 싶어하는 테마는 ‘조상’이다. 나주시 남평읍을 본관으로 하는 남평 문씨인 문작가는 1994년 광주를 처음 방문하면서 조상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고향 땅을 떠나 연해주로 만주로 떠돌다 다시 카자흐스탄으로 정주하게 된 자신의 조상들의 얼굴을 그리워하며 그 조상들의 삶과 모습을 작품으로 구현하는 것이 주요 테마가 되었다고 한다.
2007년 고려인 정주 70 주년을 기념하는 ‘고려 사람’이 카스쩨예바 미술관에서 개최되었을 때 그는 7 개의 작품을 전시하였다.
이번 전시회는 카자흐스탄 고려인 정주 80주년을 기념하는 고려인의 첫 행사이며 한-카 국교수립 25주년을 기념하는 첫 행사로 80점이 그이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이 날 개인전을 축하하기 위해 전승민 총영사를 비롯하여 고려인협회 관계자들과 문작가의 오래된 지인들과 고려인 문화관계자 등 약 100여 명 참석하였다.
축사를 통해 카자흐스탄에 살고 있는 고려인들의 삶의 여정을 화폭에 담아 내는 문작가의 활발한 창작활동에 대한 사랑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문빅토르는 카자흐스탄과 세계 예술 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 있으며 그이 작품들은 카자흐스탄 국립 미술관 카스쩨예바와 카자흐스탄을 비롯하여 한국,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이집트, 일본 등 다양한 나라에서 선호하는 개인 콜렉션으로 자리잡고 있다. 또한 전시회를 비롯하여 활성환 창작활동을 해나가고 있다.
그의 개인전은 2월8일까지 카스쩨예바 미술관에서 계속된다.
8월에는 서울에서 개인전을 열 예정이다.
출처:카자흐스탄 한인회 발행 한인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