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비학산(450m)
김신조 부대 침투로...최근 개방된 숨은 코스
비학산은 경기도 파주시 법원읍 법원리 북동쪽에 자리한 산이다. 한북정맥 상의 한강봉(530m)애서 북쪽 감악산으로 가지를 치는 능선이 약 10km 거리인 노고산(401m)을 지나자마자 북서쪽으로 또 가지를 쳐서 약 4km 거리에 이르러 빚어 놓은 산이다. 이 산은 이름처럼 학이 날개를 펴고 날아가는 형국이다.
비학산은 지난 68년 1.21 사태 때 무장간첩 김신조 일당의 침투로였다. 이후로도 임진강과 법원리에서 10여 건의 무장간처 침투사건이 발생한 초리골을 에워싸고 있는 산인데, 작년 파주시가 파격적으로 수억워의 예산을 들여 초리골 일원에 산림욕장을 개설하며 등산로와 진입로를 개방한 이후 최근에야 알려진 산이다.
비학산 일원은 오랫동안 일반인들 접근이 쉽지 않았던 관계로 산자락 곳곳에 야생화, 야생버섯, 산나물 등이 자생하고 있다. 맑은 계곡에서는 도룡뇽과 가재가 보인다. 산자락에는 산토끼, 노루, 오소리 등 포유동물을 비롯해서 가까운 휴전선에서 볼 수 있는 독수리와 각종 산새들이 서식하고 있다. 파주시는 앞으로 이 지역을 생태보존지역으로 지정할 것을 추진하고 있다.
산행코스에는 중요 포인트마다 안내푯말을 세웠고, 위험지구에는 밧줄을 설치해 놓아 노약자나 어린이들도 안전하게 산행할 수 있다. 장군바위 같은 명소에는 전망대 시설도 갖춰 놓았고, 김신조부대가 침투할 당시 숙영지를 비롯해서 옛날 은을 캐냈다는 은굴, 장군바위, 매바위 등 볼거리마다 안내판을 세워놓았다.
초리골 가운데에 있는 두루뫼 민속박물관도 볼거리다. 삼국시대의 토기와 물레 등 2,500여 점의 전통민속 생활용품을 수집 전시해 놓은 곳으로,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애환이 깃든 생활사를 엿볼 수 있는 산 교육장이다.
등산은 초리골 입구 시립법원도서관 앞에서 시작한다. 시립도서관 왼쪽 좁은 도로 안으로 7~8분 거리에 이르면 승잠원(식당)을 지나간다. 곧이어 길 오른쪽에 대형 등산안내판이 있는 주차장에 닿는다. 주차장 남쪽 봉 위에 정자가 있는 산이 암산이다. 암산 방면 목교를 건너면서 본격적으로 산행이 시작된다. 또는 주차장에서 계곡 안으로 15분 거리인 두루ㅚ박물관을 지나 오른쪽 지계곡인 중간말이나 중간말 입구에서 주계곡으로 15분 더 간 곳인 초리동에서 문터골로 올라가도 된다.
암산 방면 목교를 건너 사면 길로 15분 오르면 395m봉 남서릉 안부에 닿는다. 안부에서 왼쪽 능선길로 들어가 30분 가면 서쪽 중간말과 동쪽 갈곡리에서 오르는 길과 만나는 사거리 안부에 닿는다. 사거리 안부 안내판(대피소 3km, 중간말 0.5km, 갈곡리 0.7km, 암산 2.0km)을 뒤로하고 15분 거리에 이르면 긴 의자 세 개가 놓인 소나무 아래 휴식장소에 닿는다.
휴식장소를 지나면 곧이어 '무장공비(김신조) 침투로'라 쓰인 연두색 안내판이 있다. 이 일대가 68년 1월20일경 김신조 일당이 비트를 만들어 비박했던 곳이다. 침투로 안내판을 뒤로하고 15분 거리에 이르면 초리동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가 나온다. 안내판(김신조 루트 0.8km, 초리동 0.7km, 대피소 1.7km) 삼거리에서 5~6분 더 올라가면 은굴에 닿는다.
은굴은 왜정 때부터 은을 채광했던 곳이다. 왜정 때 채광 중 붕괴사고로수십 명의 인명피해도 있었다고 한다. 이 은굴에서는 60년대 초에 다시 은 채취를 하였으나 빈번하게 침투하는 간첩들이 은신처로 이용하기도 해서 굴 입구를 콘크리트로 막아버렸다.
은굴을 지나면 소나무 아래에 통나무 의자 4개가 있는 휴식장소에 닿는다. 휴식장소를 지나 완만한 능선길로 35분 가량 올라가면 북동으로 감악산이 마주보이는 395m봉을 밟는다(삼각점). 남동으로 불곡산이 보이고, 그 오른쪽으로는 한강봉과 앵자봉 뒤로 도봉산과 북한산(삼각산)이 고개를 내민다. 남서쪽으로는 남서릉과 초리골이 내려다보이고, 그 오른쪽 매바위 능선 뒤로는 법원리 번화가와 자유로도 보인다.
395m봉에서 북쪽 능선으로 5분 가면 대피소에 닿는다. 기둥만 있는 팔각정에 두터운 투명비닐을 감싸 비바람을 피하게 했다. 대피소를 지나 약 30m 더 가면 나오는 삼거리에서 왼쪽 오르막길은 장군바위나 매바위, 오른쪽 내리막길은 정상으로 가는 길이다. 오른쪽 길로 4~5분 내려가면 사거리 안부에 닿는다.
안부 서쪽은 토끼울, 동쪽은 황발리로 가는 길이다. 안부를 뒤로하고 북쪽 능선길로 15분 오르면 비학산 정상이다. 사방이 잡목으로 에워싸인 정상에서 북릉으로 1분 거리에 이르면 사방이 시원하게 터지는 헬기장이 있다. 북으로는 파평산, 북동으로는 감악산이 조망된다. 감악산에서 더 멀리로는 마차산과 소요산도 눈에 와닿는다.
하산은 북릉을 타고 20분 거리인 삼거리로 가서 서쪽 능선길~안개목 사거리를 지나 310번 도로변인 바깥개목이 마을로 내려서는 코스가 있다. 310번 도로는 적성에서 법원리를 경유해 불광동으로 오가는 30번 버스가 수시로 다녀 귀경길이 편리하다.
북릉 삼거리에서 10분 더 나간 곳인 385m봉에서 북동쪽 직천저수지로 내려가는 코스도 있다. 이 코스는 버스편이 불편하다. 법원리행 30번 버스를 타려면 북쪽 웅담리 삼거리까지 약 4km를 걸어나와야 한다.
하산코스 중 가장 괜찮은 방법은 다시 남릉 대피소 삼거리에 이른 다음, 남서쪽 매바위 능선을 타는 것이다. 그래야 볼거리인 장군바위와 매바위를 볼 수 있다. 정상에서 대피소까지는 15분 거리. 대피소 삼거리에서 남서쪽 능선길로 20분 가면 장군바위 상단부인 전망대에 닿는다. 노송군락으로 에워싸인 전망대에서는 장군바위가 불과 10m 아래로 내려다보인다. 높이 약 20m 되는 입석으로 이름 그대로 장군이 늠름한 자태로 서있는 모습이다.
장군바위를 뒤로하고 15분 거리에 이르면 봉수대터 석축이 남아 있는 385m봉에 닿는다. 여기서 25분 더 내려가면 안내푯말(←매바위 등산로 1.2km)이 있다. 이 안내푯말에서 왼쪽으로 굽도는 능선길로 30분 거리에 이르면 매바위 직전 삼거리에 닿는다. 삼거리에서 오른쪽 길로 5~6분 가면 매바위에 닿는다.
매바위는 높이 10여m에 길이 30m 가량 되는 바위로, 꼭대기에서 조망되는 비학산 전체 풍광이 일품이다. 매바위는 매 보다는 가까운 휴전선 부근에 서식하는 독수리들이 잡아온 먹이를 먹는 장소다. 바위에는 곳곳에 독수리에게 잡혀먹힌 새나 닭 깃털과 산토끼 털들이 독수리 배설물에 섞인 조각난 뼈들과 뼈들과 함께 널려있다.
매바위에서 다시 삼거리로 되돌아 나온 다음 10분 내려서면 '초리동 하산로' 라고 쓰인 푯말에 닿는다. 푯말에서 20분 내려서면 초리골 민가에 닿는다. 민가에서 20분 걸어나오면 시립법원도서관 앞이다.
시립법원도서관을 출발해 승잠원 앞 주차장~목교~암산 안부~395m봉 남서릉~무장공비숙영지~은굴~395m봉~대피소를 경유해 정상에 오른 다음, 대피소~장군바위~봉수대터~매바위~초리골을 경유해 다시 시립법원도서관 앞으로 나오는 산행거리는 약 12km로, 5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교통
서울 서부지역은 불광동 시외버스터미널(전철 3호선 불광역)에서 10~15분 간격(06:00~22:45)으로 운행되는 구파발~관산동(벽제)~봉일천~파주읍~법원읍 경유 적성행 30번(신일여객)과 20~30분 간격(06:10~22:35)으로 운행하는 300번 버스(종점 법원리), 불광동~공릉~봉일천~광탄 경유 법원리행 31번 버스 이용, 법원리에서 하차. 요금 2,300원. 1시간10분 소요.
또는 경의선 금촌역 앞에서 7~8분 간격(05:10~24:00)으로 운행하는 금촌 사거리~금촌 주공단지~파주시청~법원읍 경유 의정부행 32번 버스 이용, 법원리 초리골 입구 시립법원도서관 앞 하차. 요금 1,500원. 30분 소요.
서울 동부지역은 1호선 전철을 이용해 의정부 북부역에서 하차, 북부역 맞은편 롯데리아 앞 버스정류소에서 7분 간격(05:10~24:00)으로 운행하는 금촌행 32번 버스 이용, 초리골 입구 시립법원도서관 앞에서 하차한다. 요금 2,200원. 약 40분 소요. 이 버스편은 의정부 고속버스터미널이 시발점으로 북부역~불곡산 입구~가납리~광적면사무소~법원읍~파주읍~월롱~파주시청~금촌 주공단지 간을 운행한다.
*식사
초리골 안 한식전문식당인 승잠원(031-958-9522)에서 승잠원정식(35,000원), 다담상(25,000원), 소담상(15,000원), 점심특선(13,000원), 비빔밥(7,000원) 등을 판다. 승잠원 주인 성희모씨(55)는 경기도 문화유산 해설사이자 여류 수필문학가이다.
승잠원에서 5분 더 들어간 초리골옛집(959-2490)에서 보신탕, 오리로스, 토종닭 등을 판다.
정상 북서쪽 직천저수지 방면은 등산로 기점 부근에 있는 늘푸른산장(031-958-5944), 약수골집매점(958-7881) 등에서 민박과 식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