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나비의 날개 짓이 지구 반대편에선 태풍을 일으킬 수도 있다. - 카오스 이론
이 영화가 처음 개봉했을 때는 별 관심이 없었다가 보는 영화마다 재미있다는 친구가 역시나 재미있다고 나에게 추천을 해왔다. 이 친구 말을 듣고 영화를 봤다가 낭패를 본적이 많아서 알았다고하고 다른 영화를 봤었다. 그러다 작년 이맘때쯤 공강이 세시간이나 되던날. 친구 3명과 DVD방에 갔다. 무슨영화를 볼까 고민하다가 눈앞에 나비효과가 보였다. 네명이서 가다보니 공통적으로 안 본 영화를 찾기도 힘들었는데 "나비효과 본 사람 ?"이라고 물었을 때 모두들 안 봤다고 해서 보게 된 영화이다.
'하나를 바꾸면... 모든 것이 바뀐다.'
영화의 메인 카피이다.
작은 나비의 날개짓 한 번이 지구 반대편에서 태풍까지 일으킬 수도 있다는 말이 처음엔 의심이 되었다. 그 효과가 아무리 크다고 해도 그 정도 일까 ? 그러나 영화 중반부 쯤에서 부터는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다.
주인공인 에반은 어릴 때 자꾸 기억이 끊어진다. 그리고 그 기억이 끊어진 뒤에는 상처입은 친구들이 있다. 이런 고통과 정신병을 고치기 위해 에반은 매일 일기를 쓰기 시작한다. 대학생이 된 에반은 우연히 어릴 적 일기장을 꺼내 보다가 일기장을 통해 과거와 통할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것을 통해 과거로 돌아가 힘들었던 기억과 어린 시절의 상처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첫사랑과의 돌이키고 싶은 과거, 그리고 사랑하는 친구들에게 닥친 끔찍한 불행들을 고쳐나간다.
과거 끊어진 기억들은 이 부분에서 다시 등장한다. 끊어진 기억 동안은 어린 에반이 아닌 대학생이 된 에반이 있었던 것이다. 이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과거에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관객의 자연스러운 이해를 돕는다.
에반이 과거의 무엇을 위해 과거를 바꾸면 현실엔 더욱 충격적인 현실이 기다린다. 그 현실에 당황한 에반은 또 다시 일기장을 보고 과거를 바꾸고 그러면 무엇인가 더 이상하게 돌아가는 현실에 또다시 과거를 바꾸는 것을 반복한다. 그러다 결국엔 모두가 행복해지는 대신 자신이 사지를 잃고 살아가게 되는 끔찍한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
누군가 행복을 위해 다른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한 현실. 모두가 행복할 수는 없을까 ?
나도 가끔 과거를 후회하기도 한다. 내가 만약 그때 그랬으면 지금 이렇진 않을텐데.. 그러나 이영화를 보면, 과거 행동을 바꾸어서 거기에 맞는 좋은 결과를 얻었다 해도 다른 무언가를 또 못마땅해 될 것이다. 어쩌면 처음의 그 모습이 가장 많은 사람이 행복할 수 있는 최선의 모습이었을지도 모른다.
나비효과란 말처럼 아주 작은 변화가 엄청난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다. 현실이 더 행복하기 위해 과거를 후회하는 어리석은 행동보다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지금 현재에 후회할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기존의 영화와는 다른 기발함과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새로운 관점에 한 번 놀라고 주인공 에반의 멋진 외모에 두 번 놀랐다.
아무튼 이 영화는 내가 재미있다고 생각한 몇 편 안되는 영화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이고 또 보고싶은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