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허리의 아서 밀러 작 박동훈 각색 연출의 세일즈맨의 죽음
공연명 세일즈맨의 죽음
공연단체 극단 허리
원작 아서 밀러
각색 연출 박동훈
공연기간 2019년 12월 24일~31일
공연장소 창동극장
관람일시 12월 24일 오후 8시
창동극장에서 극단 허리의 아서 밀러(Arthur Miller) 작, 박동훈 각색 연출의 <세일즈맨의 죽음(Death of a Sales man)>을 관람했다.
아서 밀러(Arthur Miller) 작 <세일즈맨의 죽음(Death of a Sales man)>은 시대적 배경인 20세기 중엽의 미국의 서민가정의 생활과 모습을 그렸지만, 21세기 현재 우리나라의 현실과도 부합된다.
세일즈맨의 죽음(Death of a Sales man)은 1949년 2월에 커밋 블룸가든(Kermit Bloomgarden) 제작과 엘리아 카잔(Elia Kazan) 연출로 뉴욕 브로드웨이의 모르스코 씨어터(Morosco Theatre)에서 초연되었다. 아버지인 윌리 로만(Willy Loman)은 명배우 리 제이 콥(Lee J. Cobb), 어머니 린다(Linda) 역으로는 밀드렛 던넉(Mildred Dunnock), 큰아들 비프(Biff) 역에 역시 명배우 아서 케네디(Arthur Kennedy), 막내 해피(Happy) 역에는 카메론 미첼(Cameron Mitchell)이 출연해 성공을 거두고 최우수 연극상인 토니 상(Tony Award)과 퓨릿처 상(Pulitzer Prize), 그리고 뉴욕 연극비평가단체상 등을 수상했다.
그 후 여배우 제인 맨스필드(Jayne Mansfield)에 의해 1954년 10월 텍사스의 달라스(Dallas)에서 재공연 역시 성공을 거두자 파라마운트 영화사(Paramount Pictures)에서 흑백영화시절인 1951년 라즐로 베네데크(Laszlo Benedek) 감독과 명배우 프레데릭 마치, 밀드레드 더녹, 케빈 맥카시, 캐머런 미첼 등이 출연해 성공을 거두었다.
우리나라에는 1985년에 미국과 서독 합작영화 폴커 슐렌도르프 감독, 더스틴 호프만, 케이트 레이드, 존 말코비치, 스티븐 랭이 출연한 <세일즈맨의 죽음>도 상영되었다.
기왕에 아서 밀러(Arthur Miller)를 좀 더 소개하면, 그는 소년시절에 몰아닥친 대 불황으로 고등학교를 나온 후 접시 닦기, 급사, 운전기사 등을 하다가 늦게 미시간대학교 연극과를 졸업했다.
2차 세계대전 중의 군수산업의 경영자와 아들의 갈등을 다룬, 전쟁 비판적인 심리극 <모두가 나의 아들 (All My Sons)>(1947)을 써서 비평가 및 일반 관객의 절찬을 받았고, <세일즈맨의 죽음 (Death of a Salesman)>(1949)으로 퓰리처상 및 비평가 단체상을 받고, 브로드웨이에서 2년간의 장기공연에 성공했다.
그 후 아서 밀러(Arthur Miller)의 <시련 The Crucible>(1953)에서는 리얼리즘의 수법을 버리고, 17세기 뉴잉글랜드에서의 마녀재판(魔女裁判)을 주제로, 그 당시 전 미국을 휩쓸었던 매카시 선풍을 풍유(諷喩)했다. 그 후 여배우 마릴린 먼로와 결혼을 했으나 존 에프 케네디 대통령이 은밀히 먼로를 유혹하니, 결혼 5년 만에 그녀와 이혼했다(1960). <다리 위에서의 조망 A View from the Bridge>(1955, 퓰리처상 수상)과 마릴린 먼로를 모델로 한 <전락(轉落) 후에 After the Fall>(1964) 등의 희곡과 소설을 썼고, 라디오 드라마와 평론 등을 쓰다가 2005년에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아서 밀러(Arthur Miller)는 희곡 대부분이 미국인의 서민생활을 주제로 한 점에서 큰 공감대를 형성시켰고 작품마다 성공작이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오화섭 역으로 '테라트르 리이블'(1953. 12), '신협'(1957. 1), '드라마센터'(1962. 11) 등에서의 공연을 시작으로 2018년 현재까지 각 극단의 공연이 지속되고 있다,
기억에 남는 공연으로는 1970년대 연세대학교에서 공연한 이영후 연출과 박정국 주연의 공연, 1975년 극단 산하의 차범석 문고헌 연출 한인수 주연의 공연, 1978년 현대극장의 표재순 연출과 이순재 주연의 공연, 극단 실험극장의 1980년 윤호진 연출과 김동훈 주연의 공연, 1993년 극단 현대예술극장의 정일성 연출과 최불암 주연의 공연, 2004년 권오일 연출과 이호재 주연의 공연, 2015년 (주)선아트컴퍼니의 김명곤 대본·연출, 김성노 협력연출의 <아버지>, 2016년 창작집단 혼의 박병수 연출의 이순재 배우인생 60년 기념공연, 2017년 성북동 비둘기의 김현탁 연출 이진성 주연의 공연, 2018년 제3회 늘푸른 연극제 극단 그루의 김진만 연출과 전무송 주연의 공연이 기억에 남는다.
<세일즈맨의 죽음>의 줄거리를 소개하면, 회사 사장과 개인적인 친분을 나눌 정도로 성공한 세일즈맨 윌리 로만에게는 비프와 해피라는 두 아들이 있다. 비프는 훤칠하고 인기 많고 풋볼도 잘 하는 고등학생으로 특히 윌리는 비프에게 매우 큰 기대를 건다. 인기와 개성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 윌리는 그의 가치관에 따라 비프가 성공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윌리는 비프에게 자신의 성공관에 따른 기대를 주입시켰고, 비프에게는 도벽 증세가 생기는 등 점점 어긋나기 시작한다. 그럼에도 윌리는 비프에 대한 훈육을 거의 방임하다시피 한다.
설상가상으로 비프는 수학 시험에서 낙제하면서 대학 진학까지 어려워지게 된다. 비프는 낙제하고 난 후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윌리가 출장 나간 보스턴을 찾아가지만, 호텔에서 윌리와 내연녀가 바람을 피운 것을 알게 된다. 윌리는 비프에게 매달려 너무 외로워서 그랬던 것이라며 변명을 하지만, 큰 충격을 받은 비프는 대학 진학을 아예 포기하고, 두 사람의 관계는 회복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른다.
인맥도 능력도 다 떨어진, 남은 것이라고는 할부금밖에 없는 윌리는 예순이라는 나이까지 세일즈맨 일을 하느라 만성적인 피로에 시달리고, 환각 증세까지 겪는 등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었다. 비프는 서른넷임에도 변변한 직장을 구하지 못했으며, 해피는 문란하고 향락적인 생활에 빠져있었다.
비프는 오랜 방황 끝에 집으로 다시 돌아와 올리버 사장에게 찾아가 일자리를 구해오겠다고 호언장담하고 윌리도 이에 힘을 받아 자신을 다른 부서로 옮겨달라고 사장에게 말하기로 결심한다.
윌리는 하워드 사장에게 고된 외판원 일 대신 다른 부서로 이직을 요청하지만 '이제 쉬실 때가 되셨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오히려 하루아침에 해고당하고 만다. 윌리는 그 동안 무시해왔던 이웃 찰리의 아들 버나드가 법관이 되어 성공한 것을 보고 성공의 비결을 묻는데, 버나드는 비프가 보스턴에 다녀오더니 풋볼도 때려치우고(버지니아 대학이라 적힌 풋볼 운동화를 불 속으로 던져 버렸다고) 그 모양이 되었다면서 윌리에게 비프와 보스턴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역으로 되묻는다. 결국 비프가 그렇게 된 것이 자신의 불륜 때문임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된 윌리는 고통을 겪는다. 한편 비프는 과거 자신이 일하던 회사의 사장 빌 올리버를 찾아가 사업을 도와달라고 하지만 올리버는 그를 기억하지 못했고 거절당한다. 게다가 도벽 증세로 인해 무의식적으로 올리버의 만년필을 훔쳐 달아나기까지 한다.
윌리는 여전히 비프가 자신을 존경하며 크게 성공하리라고 믿고 싶어했지만, 비프는 그런 윌리에게 아버지가 자신에게 헛된 기대를 불어넣어 자신의 인생을 망쳤고, 아버지나 자신이나 별 볼 일 없는 사람이라며 날선 말을 쏟아내고는 감정에 지쳐 울음을 터뜨린다. 윌리는 그런 비프에게 마지막으로 해줄 수 있는 것이라고는 보험금을 남겨주는 것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는, 일부러 차 사고를 내고 만다.
윌리의 장례식장에는 그의 가족과 찰리, 버나드만이 조촐하게 자리를 지킨다. 비프는 윌리가 잘못되었고 그가 꾸었던 꿈이 허황된 것이었다고 말하지만, 해피는 그런 형에게 아버지가 헛되이 죽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아내 혼자서 무덤 앞에서 '당신의 보험금으로 마지막 빚을 다 갚아 드디어 자유로워졌는데 당신은 어디 있느냐'하고 오열하면서 막이 내린다.
무대는 한단 높이의 단이 무대 좌우로 연결되고, 하수 쪽에 부부의 침실, 중앙에 식탁과 의자, 상수 쪽에 아들형제의 침실이 있고, 무대 앞부분은 집의 마당과 골목길로 설정된다. 장면변화에 따라 카운터, 음식점, 회사 사장실, 장례식장을 대소도구를 배치해 연출된다.
각색을 한 작품은 21세기 우리나라로 변형시키고 연극의 도입에 아버지가 여행용 트렁크를 끌로 집에 도착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원작의 내용에 따라 전개되지만, 아버지의 정신혼란 증세를 절묘하게 부각시켜 미국으로 떠난 아버지의 형이 회상 속에 자주 등장하고, 세일즈 맨 노릇을 하면서 외도를 하던 일과 이 일을 큰 아들이 알게 되면서 아들의 발전적 장래가 차단된 일, 수십 년간 해 온 세일즈맨 생활을 접고 종사하던 회사의 사무직을 원하지만 사장의 대를 이은 현재 사장인 아들은 게임놀이를 방해했다는 이유에서인지 거절을 하게 되고, 큰 아들마저도 구직대상에서 제외된다. 결국 만사포기상태에 이른 아버지는 밤늦게 호미를 들고 밭을 일구겠다는 핑계로 결국 자결을....마지막 장면은 백색 정장을 한 아버지가 관에 들어가 눕고, 장례가 끝난 다음 가족과 친구가 퇴장을 하면 다시 관에서 일어나 자신의 죽음을 되돌아 보며 퇴장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유준식이 아버지, 정영신이 어머니, 조용태가 큰아버지, 강희영이 친구, 김동윤, 민경찬, 박태현, 윤하얀, 허윤지, 윤경화가 아들형제, 젊은 사장, 아버지의 바람상대, 여인들로 출연해 작중인물의 성격설정은 물론 감정표현에서 놀라운 기량을 발휘하고 호연과 열연으로 연극을 이끌어 관객을 심취시키고 갈채를 이끌어 낸다.
음악 유희오, 조명디자인 김명남, 분장디자인 김민지, 프로듀서 이왕일, 기획 박정근 등 스텝진이 기량이 드러나, 극단 허리의 아서 밀러(Arthur Miller) 작, 박동훈 각색 연출의 <세일즈맨의 죽음(Death of a Sales man)>을 연출가와 출연진의 기량이 일체가 되어 관객의 기억에 길이 남을 한편의 명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12월 24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