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예인들의 자살 소식이 나라 안팎에서 들리고 있다. 트로트 가수 이창용, 신인 탤런트 장자연, 일본 배우 이토 타카히로 등 일주일 동안 3명의 한일 연예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자살의 원인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우울증’이다. 물론 모든 우울증 환자가 자살을 하는 것은 아니다. 또 자살한 사람이 모두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우울증과 자살은 꽤 관련이 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주변 사람이 우울증 증세를 보이면 관심을 가질 필요는 있다는 이야기다. 우울증을 의심해 볼 수 있는 증상을 살펴본다.
첫째, 감정이 급변하는 상태가 자주 나타난다. 우울증 환자들의 대표적인 초기 증상이 바로 ‘아무 이유 없이 슬퍼한다’는 것이다. 슬픔 외에도 걱정, 패닉, 좌절, 자신감 상실 등도 나타난다.
둘째, 무기력증에 시달린다. 무기력증이란 잠을 푹 잤고 피로하지 않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힘이 없는 증세를 말한다. 매사에 흥미나 관심거리가 사라지고 사회활동을 기피하는 것도 무기력증의 일종이다.
셋째, 성생활에 문제가 온다. 우울증은 성욕을 줄어들게 하고, 발기부전이나 불감증과 같은 성기능 장애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만약 이러한 성생활의 문제가 일시적인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면, 그 원인을 명확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
넷째, 행동이나 말이 느려지고 사고가 둔해진다. 우울증 환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반응이 늦는다. 또한 말에 감정이 섞이지 않는 일정한 억양을 쓰기도 한다. 학습하거나 일하는 데도 영향을 끼쳐 간단한 계산도 어렵게 느끼게 된다.
다섯째,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진다. 만약 자살을 생각하거나 계획한다면 심각한 우울증이라 판단된다. 자살이 아니더라도 ‘누가 죽여줬으면’하는 수동적인 죽음을 생각하는 것도 우울증의 시초가 될 수 있다. 죽는 게 차라리 편하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는 이성적인 사고가 아닌 우울증 증세임을 인지하고 경계해야 한다.
이처럼 우울증의 증상은 신체의 어디가 다치거나 부러지는 것처럼 완연히 드러나는 것이 아니다. 때문에 더욱 각별한 주의와 관찰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이 먼저 자신의 증세를 깨달아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전문가와 함께 극복하고자 하는 것이다. 우울증은 불치병이 아님을 잊지 말자.
김희진 매경헬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