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1673
발심수행장095
동봉
앎의 행복4
행동언어 슬기로움 모두갖춤은
두바퀴를 모두갖춘 수레와같고
너도좋고 나도좋고 함께좋음은
건강한새 두날개에 견줄수있네
행지구비行智具備
여거이륜如車二輪
자리이타自利利他
여조양익如鳥兩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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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포를 태운 타임머신이
순간瞬間 목적지에 도착한다
순간은 눈깜짝일瞬 만큼의 사이間다
1,358년을 거슬러 올라가
서기 661년 8월 14일 새벽 5시
경북 경주시 월성동 분황로 94-11
분황사 모전석탑 앞마당에 안착한다
돌아보면 참으로 순간이다
내비게이션Navigation은
항해, 항공의 뜻을 담고 있듯이
시간보다는 공간을 우선으로 한다
도착할 장소 곧 목적지 선택이 먼저다
그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가장 빠른 코스
가장 안전한 코스
가장 경제적인 코스 따위에서
하나의 코스를 선택하도록 되어 있다
타임머신time machine은
주어진 이름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시간이 먼저고 장소가 나중이다
내비게이션을 켜고
목적지를 선택하게 되면
항법장치가 정확하게 계산하여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소요 시간이 어느 정도인지
데이터가 정확하게 챙겨주고 있다
이처럼 타임머신은 때를 정한다
실제로는 출발할 시간이나
출발 장소는 상관없다
어느 시대 어느 해 어느 날과
도착할 시분초까지 정한 뒤
장소를 선택하여
확인 버튼을 누르면
정확하게 그 시간 그곳에 안착한다
정해진 정확한 시간에
분황사 모전석탑 앞에 내린 기포는
비록 꼭두새벽은 아닐지라도
습기를 머금고 축축하게 불어오는
새벽 공기가 싫지 않게 느껴진다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지
그다지 오래지 않아서일까
경주는 옛이름 서라벌을 포함하여
특히 경사스러운慶 도시州라서 좋다
21세기 경북 경주시 인구가
26만 명 이쪽저쪽이다
가구 수는 11만 4천 가구이니
가구당 평균 2.5명 정도로
대가족보다는 핵가족의 형태다
그런데 7세기 경주시는 10만 호였다
가구당 평균 5명으로 잡는다면
그 옛날 경주/서라벌 시민이
두 배는 더 많았다고 여겨진다
21세기는 도농복합시都農複合市로
도시 면적이 1,324제곱 km다
서울시의 2배 크기를 넘는다
고개를 들어 둘러보니
황룡사 9층 목탑이 눈에 들어온다
신라의 건축문화에 있어서
최정점이었던 황룡사
목탑을 보는 것만으로도
신라에 잘 왔다는 생각이다
앞서 왔을 때 있던 삽살개가
새벽잠을 즐기는가 보이지 않는다
기포는 생각에 잠긴다
오늘 낮 요석 공주를 만나면
어떤 얘기에서부터 풀어가 볼까
이름으로는 '아름다운 옥瑤 돌石'인데
이름만큼이나 정말 예쁠까
첫새벽이 40대 중반의 나이라면
요석도 40대 전후가 아닐까
설총이 658년생이라면
서너 살이 되었을 텐데 꽤 귀엽겠지?
소문으로만 듣던 맹자孟子를
처음 접하는 양혜왕 마음이
요석을 만나는 기포와 같았을까
양혜왕이 맹자를 만나자
수인사를 나누며 곧바로 묻는다
'존경하는 맹선생님께서는
우리나라에 어떤 이익利益을 주시려
이처럼 험한 길을 오셨습니까?
당시 맹자 나이가 70대 중반이고
양혜왕은 30대 초반이다
이에 맹자가 답한다
'인의예지仁義禮知도 있는데
하필이면 이익利益을 말씀하십니까?'
기포는 둘의 문답을 떠올리며
깊은 사념으로 빠져든다
대관절 이利가 뭘까
경제禾와 국방/치안刂이다
양혜왕은 한 나라의 군주가 아닌가
군주로서 챙겨야 할 게 한두 가지인가
첫째 백성을 배불리 먹여 살려야 한다
둘째 국방을 튼튼히 해야 한다
셋째 치안보다 중요한 게 또 있을까
앞의 이利의 파자破字에서 보듯
맹자가 되물은 이로울 이利에
그 뜻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맹자는 두루 알다시피
학자요 사상가며 정치가다
그런데도 이利를 소홀하게 여긴다
게다가 이利와 세트로 따라다니는
더할 익益 자는 어떠한가
그릇 명皿 자 위에 물 수水 자를
옆으로 뉘어 놓아 넉넉함을 드러낸다
농사에만 물이 필요한 게 아니다
밥 짓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꽃을 가꾸고 건물을 짓고
차 마시고 목욕하고
공장을 가동하는 등 일상에서
물은 불, 산소, 땅만큼이나 소중하다
요석을 만나 무엇을 질문할 것인지
사전에 제대로 생각하지 않았다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밤새 쓴 연애편지를 놓고
부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고민하는
다음날 이른 아침의 심정이다
뭘 어떻게 어디서부터
물음의 실마리를 풀어나갈까
시나브로 유행가 가사가 떠오른다
'이리 갈까 저리 갈까 차라리 돌아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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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1
http://m.cafe.daum.net/dongbongtalk/TB3a/42?svc=cafeapp
참고문헌2
http://m.cafe.daum.net/dongbongtalk/OlDT/1136?svc=cafea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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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문예 대표며 통일불교문학관장
문혜관 스님의 사진, 어디로 갈 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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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4/2019
종로 대각사 봉환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