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9월 27일(토) 재미있는학교 어린이출판사교실
주제: 이기심
참석자: 진욱, 연준, 용성, 은우, 승우, 건희, 영서, 홍준, 민석, 유지(어린이 10명)
한문순, 이주영, 허동주, 김지은, 김양미, 장미숙, 홍혜경, 김지영, 윤선의(어른9명)
문지기: 이기적이라는 말 들어본 적 있는 사람?
건희: 친구를 놀릴 때요.
유지: 나 혼자 먹으려고 할 때 언니가 나보고 이기적이라고 해요..
민석: 자기 혼자만 차지할 때.
문지기: 이기적인 사람을 본 적 있는 사람? (여럿이 손든다) 유지, 홍준이가 있고.
문지기: 이기적인 말을 모르겠는 사람? 연준, 은우, 승우하고.
문지기: 이기적인 말을 설명해줄 사람 없을까?
유지: 다른 사람을 생각하지 않을때..
(아이들이 떠들고 탁자를 볼펜으로 두드린다. 시끄러운 소리가 난다)
문지기: 자기 볼펜 하고 싶은 것만 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관심이 없는 거지. 그게 자기만 생각하는 거야. 이런 게 이기적인 거야. 알겠어? 우리가 비난하려고 말한 건 아니야. 우리 상황에서 먹는 것 같고 많이 싸우잖아. 나도 어렸을 때 동생이랑 텔레비전 채널 보고싶은 게 달라서 티비로 동시에 싸운 적 있어.
어린이: 엄마한테 혼났어요?
문지기: 많이 혼났지.
이주영: 둘 다 혼나서 텔레비전을 못 봤을 거 같아..
문지기: 아니야, 봤어. 울기도 했고..타협하기도 했고, 뭔가를 보긴 했어. 생활속에서도 이기적인 게 있지만, 티비나 신문에서 뉴스에서 자기만 아는 사람들이 사건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어.
민석: 국회의원이요..소방관들이 불을 끄는데, 자기만 이득을 챙기는 뉴스를 봤어요.
문지기: 어떻게 생각해? 진욱이는?
진욱: (고개 끄덕임)
문지기: 딴 사람들은? 다른 뉴스를 통해서 들은 이기적인 사람들 떠오르는 사람?
김지영: 말해도 될까요?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이 다른 사람들 생각하지 않고 자기들만 빠져나왔지요.
문지기: 자기만 살려고 도망갔으니 그러네요. 연준이 엄마 말 들었어? 딴 사람 마음에 관심 없는 거가 뭐라 그랬어? 이런 게 이기적인 거야 엄마가 극단적인 이기적인 예를 드셨어. 세월호 기억나?
아이들: 네
문지기: 세월호 선장이 이기적이라고 엄마가 얘기했어. 연준이는 엄마 생각이 맞다고 생각해?
연준: 자기만 살려고 했어요.
문지기: 너희들은 이기적인 사람을 본 적 없나보지? 주변에 천사같은 사람만 있었어?
영서: 아니요. 천사같은 사람만 있었던 건 아닌에 이기적인 사람은 본 적 없어요.
문지기: 그래? 그럼 양미선생님한테 확인해봐야지. 영서 주변엔 이기적인 사람이 없다는 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양미: 아니죠..
문지기: 둘이 생각이 다르네요. 어떻게 다르세요?
김양미: 이기적인 게 다른 사람 마음 몰라주고 나만 생각하는 거잖아요. 영서는 밖에 나갔다 오면 바로 씻는 걸 싫어해요.
문지기: 나도 어렸을땐 그랬는데..커서는 달라졌지만..
김양미: 영서가 들어오면 바로 씻으라고 해요. 아까 차 타고 오는데 영서가, 엄마는 왜 그렇게 혼내냐고 말하더라구요. 나는 이해가 안 되요. 나 같으면 바로 씻을 텐데..생각이 들어요. 땀이 나는데 집에 오면 바로 씻고 싶은데 난 못 씻는데...영서는 바로 오자마자 물도 먹고 배고프니까 먹고 싶어하고 싶은데..이해가 안 되니까..혼내는데 영서가 싫은가봐요.
문지기: 그게 이기적인 거랑 관계 있다 생각하는거에요?
김양미: 영서의 늦게 씻고 싶은 마음을 알아주면 좋은데, 마음을 알아주기 보다는 밀어붙이는 거죠. 엄마 마음만 생각하는 건 아닐까, 이기적인 건 아닐까..
문지기: 이해가 되네요. 엄마는 엄마 스스로 이기적이라고 고백을 하는데, 니 생각은 어때?
영서: (표정 안 좋음)
문지기: 영서가 표정이 안 좋은데…
민석: 우리 엄마도 그래요.
문지기: 민석이 기분이 어때? 엄마가 열심히 놀고 들어왔는데 씻어라, 그러면 어때? 민석이는 뭘하고 싶은데?
민석: 쉬다가...씻고 싶을 때 씻고 싶은데 바로 씻으라고 하니깐 기분 안 좋게 씻죠.
문지기: 엄마 말을 들어서 씻긴 씻는데 마음이 좋진 않구나. 근데 왜 씻으라고 하시는 거에요?
이주영: 땀을 많이 흘리니까 찝찝해보이고요. 놀다 들어오면 쉬었다 나중에 씻으려 하면 우리집 사정상 누나들과 씻는 게 겹치는 게 있어 순서를 정해주려는 마음도 있어요. 그래도 무조건 씻어라 하진 않은 거 같은데...내가 기다주긴 했어요. 그런데 씻기 전에 침대 이불을 밟고...샤워를 나중에 하더라도 손발을 먼저 씻으라고 해요. 그렇게 말하니 더 잘 듣는 거 같아요. 민석아, 어떠냐?
문지기: 민석이는 어때요? 손발 먼저 닦으라는 말은 들을만해요?
민석: 네..
문지기: 그럼 요즘 샤워 때문에 기분은 나쁘지 않겠네?
민석이 생각을 말해보자. 정답도 없고, 누굴 비난하려는 게 아니라 다른 생각을 확인하는 자리니까.
민석: 짜증이 나요. 오자마자 바로 손발 닦으라고 하면 짜증이 나요.
문지기: 오자마자 말고 그럼 언제 씻고 싶어?
민석: 5분 정도
문지기: 5분정도는 서로 타협이 안 될까요?
이주영: 시간은 뭐 괜찮고 그 발로 왔다갔다 안 하면 되지요. 근데 민석이가 왜 짜증이 나는지 알것 같아요. 바로 가서 씻든 5분뒤에 씻든 1시간 뒤에 씻든 자기가 결정해서 가고 싶은데, 엄마가 못 참고 마치 안 씻을 아이처럼 빨리 가서 씻으라고...하니깐.
민석: 그런 게 제일 싫어.
문지기: 그렇지. 나도 어렸을 때 공부하려고 책을 폈는데, 엄마가 공부해 그러면 하기 싫어져. 그런 거지? 엄마도 알고 있으니 앞으로 변화가 있겠네요. 엄마가 많이 참으세요.
이주영: 많이 참아야하는데..
문지기: 못참는 마음이 있으신가요?
이주영: 나만 생각하는 거죠.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밖에 나갔다 오면 민석이는 까먹을 것이고 모를것이다
문지기: 민석이를 믿어주지 못해서 민석이를 불편하게 하는군요. 그런 경우는 아주 많죠. 우리 다음 모일 때까지 이주영선생님이 얼마나 노력하셨는지 민석이에게 확인해봅시다.
문지기: 홍준이, 우리 엄마도 그런데? 했는데 그건 뭐였어?
홍준: 똑같아요.
문지기: 근데 엄마가 다르잖아.
홍준: 집에 와서 엄마가 바로 발 씻으라고 해요.
문지기: 홍준이는 어떻게 하고 싶은데?
홍준: 좀 있다가 하고 싶어요. 20분이요.
문지기: 장미숙선생님은 왜 씻으라 하시는지 들어봅시다.
장미숙: 그 사이 가만있지 않아요.(웃음) 더러운 발로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더렵히죠. 스스로 할 때도 있지만 때로는 나중에 씻겠다 하고 안 씻는 경우도 있지요. 너무 힘들거나 졸려서 안 씻는 날 있어요. 그냥 잠드는 날이 종종 있어요.
홍준: 맞아맞아.
장미숙: 그럼 그 다음날 자기도 찝찝하니깐 씻는 날이 있지요. 처음엔 믿어서 나중에 씻고 싶을 때 씻어라 하지만 결국 씻지 않고 잠들게 되는 거에요. 그 다음엔 미리 말을 하는 거죠.
문지기: 홍준이는 맞아맞아, 했는데 양심에 찔리긴 했나봐.
홍준: 그 전부터 양심에 찔렸어요.
문지기: 씻기전 20분 동안 돌아다니면 지저분해지긴 했겠다. 그럼 엄마가 빨래해야하고 걸레를 닦아야 하고 그러니까 엄마가 힘드셨겠네. 침대을 밟으면 찝찝하잖아. 더러운 침대에서 자도 돼?
홍준: 웃음
문지기: 내 생각엔 홍준이에게 씻어라 하는 말보다, 그렇게 밟은 날은 홍준이랑 같이 자지 말아야 홍준이가 선생님을 생각해서 안 할 거 같은데요..어후 찝찝해.
웃음
홍준: 제가 자는 부분만 밟아요.
문지기: 좋아, 그럼 이기적이지 않게 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친구들한테 물어보자.
진욱아, 이 얘기 들으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어?
진욱: 엄마는 이불 깔고 마루에서 자는 게 좋겠어요.
문지기: 용성아,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바로 전에 김양미, 이주영선생님은 씻지 않는 아이들을 닥달해서 미안한 엄마의 마음을 이야기했는데, 홍준이는 너무 많이 지저분한거 같은데...이건 선생님 생각이고 어떻게 생각하니?
용성: 집 나갈 거 같아요.
문지기: 용성이는 침대를 더럽히진 않았어?
용성: 웃음
문지기: 웃는게 의미심장한데… 민석아 이 상황을 어떻게 보니?
민석: 거실에 요를 깔고 자면 어때요? 침대는 빨기 힘들어요.
문지기: 민석이형도 침대 더럽히는 거는 걸리나보다. 유지는 어떻게 생각해?
유지: 손과 발만 씻기…
문지기: 손과 발만 씻는 게 어떠니?
홍준: 그래서 요즘엔 씻어요.
문지기: 많이 진전이 되었구나..된다니까.
장미숙: 집에 오자마자 바로 씻어요.
홍준: 근데 침대 옆에는 흙이 쫘악 나와요.
문지기: 양말을 거기서 벗지 말고 현관에서 벗어보자
은우야,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너는 그런 적 없어? 바로바로 씻어? 좀 있다가 이야기할래? 그럼 영서는?
영서: 모르겠어요.
문지기: 영서는 기분이 별로 안 좋아 보이는데? 뭐 안 좋은 일 있어? 얘들아, 영서 표정 보고 어떻게 보이는지 얘기해줘.
연준: 안 좋아보여요.
민석: 무덤덤해보여요.
진욱: 뭔가 생각하는 거 같아요..
문지기: 진실은 뭐야? 무덤덤한거야? 안 좋은 거야? 생각중이야 하는거야? 모르겠어? 복잡해?
영서: (고개 끄덕인다.)
문지기: 아...복잡한 마음은 확 이해가 된다. 뭔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마음이 있나봐. 이따가라도 설명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윤선의 선생님 발언은 소음이 심해 알아듣기 힘듬, 승우이야기는 제대로 안 들림)
문지기: 이기심이라는 주제로 이야기하는데 너희는 어떻게 살고 싶어? 이기적인 사람으로 살고 싶어? 이기적이지 않은 사람으로 살고 싶어?
아이들: 이기적이지 않은 사람!
문지기: 왜 이기적이지 않은 사람으로 살고 싶어?
진욱: 친구가 없어질까봐요.
문지기: 그것도 자기를 위한 거 아니야? 나를 위한 거면 결국은 이기적인 거 아니야? 한번 생각해보자. 용성
이는?
용성: 나쁜 거 같아서요.
영서: 이기적으로 살면, 다른 사람이 비난할 거 같아요.
문지기: 비난받고 싶지 않구나. 여긴 친구를 잃기 싫지 않고. 여긴 비난받고 싶지 않고. 다른 사람을 위한다기보다 자기를 위한거네. 어른들 몇 분 이야기 들어보자.
홍혜경: 우리집에 다섯식구가 사는데...아빠 엄마 형아 누나 은우. 아빠는 안에서 담배를 피고 싶고. 형아는 아침에 머리감을 때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싶고, 누나는 텔레비전 드라마를 아무때나 보고 싶고 은우는 레고를 온통 늘어놓고 놀고 싶고...건드리면 안되는 거에요. 통에 담아두면 안되고 치워도 안되고 자리를 옮겨도 안되고...레고 밟으면 진짜 아파요. 레고 때문에 식구들이 노이로제 걸린 거에요. 레고가 거실에 있으면 조금이라도 걸리면 식구들이 가슴이 철렁하는 거에요. 부속이 없어서 떨어졌다느니 하면 우린 울리스트레스가 있어요. 은우에게 레고를 다른 데로 치워라. 거실과 부엌이 연결되어서 부엌으로 점점 더 들어와서…(은우:
부엌에는 안 들어가…)은우가 자기 레고만 생각하는 게 아닌가…은우랑 같이 사는 사람으로서
문지기: 은우 얘기도 들어봐야겠네. 엄마 말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은우: 레고 할 때 바닥에서 안 해요.
문지기: 은우는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인데?
홍혜경: 은우는 특히 아빠가 레고를 통에다 집어넣으면 난리나잖아.
문지기: 엄마이야기를 듣고 제일 이해가 되는 건 어떤 이야기야? 잘 모르겠어? 대답하기 어려워?
홍혜경: 은우가 항상 우리에게 이야기하는 건, 자기 레고를 함부로 한다.
문지기: 엄마 이야기는 가족들이 레고를 함부로 하는 게 아니라 가족들이 움직이는 데 레고를 두기 때문에 불편하다는 이야기지. 그게 이해가 되는 거야? 그렇게 말하면 되는거야. 앞으로는 딴 데 둘 생각인가부지? (은우: 고개 끄덕인다) 그렇구나. 해결이 됐구나.
영서: 생각이 바뀔 수도 있잖아요.
문지기: 생각이 바뀐다면 왜 바뀔까?
영서: 세월호처럼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때 목숨이 위태로울 때는 자기만 생각할 수 있어요.
문지기: 영서 얘기는 사람이 우리가 이기적으로 살지 않는다고 이야기해도 지금은 다른 사람을 위해 살아도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 이거 토론해볼 만하네? 어떻게 생각해?
지금 은우가 마음을 바꾼 이유는 엄마 마음이 이해가 되니까 바꾼 거잖아. 지금 민석이가 마음을 푼 이유는 민석이가 엄마 마음을 이해했기 때문이잖아. 유지가 마음이 괜찮은 이유는 언니가 왜 그랬는지 알게 되니까 마음이 풀린 거잖아.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가 되면 이기적으로 안 살게 되는 거지. 사람이 처음부터 나빠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 마음이 이해가 안 되면 그냥 자기를 위해 살 수밖에 없는 거 아니야? 세월호 선장도 거기 아이들 마음을 헤아렸으면 그렇게 혼자 탈출했을까?
이주영:그럴 시간이 있었어요?
문지기: 진상규명을 그래서 하자는 건데 세월호 재판중인데 어느 교수가 시뮬레이션(가상 상황 만들어서 테스트하는 거)을 해봤어. 6분이면 다 살아날 수 있대. 조건이 뭐냐면 보통 정상적인 방식으로 안전수칙을 지켰고 선장이 자기 책임을 다했다면 6분이면 살아날 수 있다.
그런 상황이었다면 영서는 어떻게 했을까? 어린 학생들이 300명 있고 가족들이 몇 백명이 여행중이었어. 배가 침몰 위기에 있어. 선장은 그런 훈련을 받는 게 규칙에 맞아.
영서: 그 사람은 왜 그랬어요?
문지기: 그 사람들은 그런 훈련을 안 받았지. 그런 사람이 선장이 되면 안 되지. 그럼 왜 회사는 그런 선장을 고용했을까?
아이들: 돈을 아끼려고.
홍준: 자기 회사 돈을 아끼려고
문지기: 그럼 그건 무슨 마음이냐고?
청해진 해운 사장님이야. 영서가 선장을 채용할 때 어떤 사람을 채용할까?
영서: 훈련 잘 받은 사람.
문지기: 돈 아끼지 왜 훈련 잘 받은 사람을 써?
영서: 생명이 중요하니까 죽어가는 생명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있으니까..
문지기: 청해진 해운 사장은 죽어가는 생명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없으니까 그런 선장을 채용한거지
이주영: 자기 배에서는 사고를 안 날 것이다 생각했지요. 위험한 상황이 우리에게 일어나겠어? 그 마음인거
야. 헬맷 이야기가 나오는데...헬맷을 안 쓰고 있다가 인라인를 타다가 다쳤어요. 안 쓰고도 다친 적이 없다는 이유. 덥다, 다른 아이들도 안 쓴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헬맷 안 쓰고도 안 다쳤어라는 이유였어요.
영서: 다른 나라에서는 배가 침몰했을 때 어린이와 여성들을 구한 다음에 승객들은 구명조끼 입고 나머지 선장과 선원들은 바다에 뛰어내려 수영해서 갔다는데.
문지기: 그래 그게 정상적인 방식으로 교육받은 선원들과 선장이 항해하는 배에서 일어나는 모습이야. 비행기사고도 그런 식이야. 에서도 그렇게 하지. 그런데 우린 거꾸로였지. 선장이 먼저 탈출했으니까. 선장 말고 사장도 문제였는데. 아까 이주영선생님 이야기는 내 배에서는 사고가 안 날거야, 안전수칙 안 지키는 걸 문제 삼지 않았다는 거지. 그런데 왜 내 배에서는 사고가 안 날까 생각했을까?
유지: 나한테 사고가 난 적이 없으니까.
문지기: 그런데 다른 나라에서도 그런 일이 없었는데, 영서가 말한 것 처럼 그런 식으로 대처할까? 사고에 대한 느낌이 분명하면...사고에 대한 생생한 기분이 있다면 그렇게 막하지 않을까?
유지: 사고를 안 당해봐서
문지기: 사고를 안 당해봐도 안전수칙을 지켜.
재미있는학교에서는 기분, 느낌을 서로 살펴보고 이야기를 하는 편인데...,,기분을 생생하게 갖고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이렇게 달라질 수 있는 거지. 사람들은 상상을 하잖아. 그런데 상상을 머리로만 하는거랑, 느낌을 갖고 하는 거랑 결과가 같은걸까?
아이들: 아니오
문지기: 상상만 해도 무서워. 느끼는 게 무서워, 하는데 안전수칙을 안 지켰겠어?
아이들: 아니오.
문지기: 다른 사람 마음도 느낌으로 안다면, 저 사람 마음도 이렇겠구나...지금 홍준이와 건희가 다쳤는데, 홍준이가 건희마음이 이렇구나 건희가 홍준이 형이 이렇겠구나 서로 기분을 생생하게 느꼈으면 이렇게 손발이 막 움직이겠냐구.
진욱: 건희는 뾰족한 거에 다쳐서..홍준이가 깨물었다고 생각하는 거 같아요.
문지기: 오해할 수 있다는 거잖아. 오해하는 마음을 안다면 차근차근 풀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진욱: 네
문지기: 이기적인 사람들의 결과를 너무나 분명히 세월호사건이 분명하게 보여주니깐, 우리는 그러지 않기 위해 뭐가 중요한 걸까. 이 주제를 생각해보는 자리야. 비난하려고 이기적인 사례를 든 게 아니야. 그럼 왜 이기적으로 된 걸까? 생각해보는 거지. 영서가 중요한 질문을 했는데, 상황에따라 달라지는 거 아니에요? 그것도 아닌 거지. 뭘 생각하고 어떻게 느끼냐에 따라서 대처가 다른 거지. 그러면 우리가 다른 사람들 마음을 잘 느끼고 있을까.. 이걸 생각하는 게 이기적이지 않은 사람의 출발이야…연준이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잘 느껴?
연준: 몰라요.
문지기: 그것도 몰라? 자기 마음을 왜 못 느끼는 걸까?(웃음) 영서는 어때?
영서: 느낄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고.
문지기: 사실 안 느낄때도 있어. 내가 다른 사람이 아닌데 어떻게 다 느껴? 안 느껴지는 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유지: 대화해요.
문지기: 좋은 방법이야
유지: 개인적으로 대화를 싫어하는데..
문지기: 개인적으로 대화는 싫어하는데 대화는 중요한 방법이다...민석이도 동의했는데, 개인적으로 왜 대화를 싫어할까?
민석: 약간 귀찮고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다보면 갈등이 생길 수도 있고 거기서 대화로 풀어나가야하고 답답하고 ...
문지기: 복잡하게 느껴져서 싫구나. 유지도 그래?
유지: 대화하면 혼나는 타임인 거 같고 길어지고…
문지기: 항상 대화를 하면 길었나봐. 왜 대화가 길다고 느껴? 짧을 수도 있는데..왜 대화가 길지?
유지: 엄마가 옛날에 했던 말인데요..평소에 대화를 안 하니까 한 번 이야기하면 계속 이야기한다고...
문지기: 긴 말이 힘들었어?
유지: 힘들었어요. 얘기하다가
문지기: 난 그게 이해가 돼. 아빠가 말씀이 정말 길었어. 말 긴게 너무 싫었어. 말이 긴 만큼 아빠 얘기만 하고 끝나.다른 사람 이야기는 안 들어주셔. 그러니 아빠한테 이야기할 필요 없어. 좀 비슷한 거 아니야?
유지: 끄덕
문지기: 민석이는? 얘기가 재밌고 좋게 느껴지진 않았구나.
유지: 재밌는 얘기하면 좋죠. 친구들이 수다떨고 같이 공감하면 그런 대화가 좋아요.
문지기: 같이 공감하기 쉬운 주제로 얘기하는 건 좋은 거잖아. 근데 우리가 지금 이야기하는 건, 서로 안 느껴지면 어떡하나. 그럼 대화를 해야지 않냐. 이런 대화는 힘든 거잖아. 서로 공감하지 못하고 출발하니까. 근데 영서는 좀 다른 생각인거야? (영서: 네) 서로 안 느껴져서 대화하는 게 그렇게 짜증나는 게 아니었던거야? 영서 얘기를 들어보자. 똑같지 않으니까.
영서: 엄마랑 대화할 때 내가 느낌과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어서 훨씬 시원했어요.
문지기: 시원하다는 건, 단순히 말만 하는 게 아니라 엄마가 알아줘서 그런 거 아니야?
영서: 네
문지기: 그러니까 대화가 힘든 사람들은 대화를 할 때 알아주지 않으면 대화할 때 힘들어. 이런 거 왜 해 라고 생각하지 .그런데 대화를 했는데 나를 알아주네..그럼 말하고 싶은 거지. 그런 거에 따라 사람들 반응이 달라지지. 진욱이는 어때? 내가 알기로는 대화 참 싫어했던 분이셨는데?
진욱: 대화가 싫었는데 보통으로 변했어요.
문지기: 어떻게 보통으로 변했어?
진욱: 말이 길어지면 싫고 짧으면 좋아요.
문지기: 진욱이도 대화가 길어지면 싫다네요.
문지기: 어떤 때 이기적인가, 왜 이기적일까, 이기적이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야기를 해보았어. 지금 기분을 열 글자로 말하기. 숫자로 딱 맞춰서 문장을 만드는 거야. 이기심이라는 주제로 내가 어떻게 느끼고 뭘 생각하는지 열 글자로 만드는 거야. 딱 열 글자로!
허동주: 나는 건희 감정을 모른다
문지기: 중요한 깨달음을 얻으셨군요. 우리도 다 해당되겠네요.
민석: 이기심은 안 좋은 것이다
문지기: 좀 흔한거 같지 않아? 민석이 마음을
진욱: 이기심을 버려야겠다
문지기: 아홉글자잖아, 다시 해야해.
용성: 알아주자 이해가 되었다
문지기: 한 글자 더 채우세요.
유지: 그냥 그런대요 배고파요
문지기: 삼청공원 가서 밥 먹기로 했는데 어떡하냐? (웃음)
승우: 난 이기심 많은 사람 싫어
이주영: 공감하고 싶은 사람 되자
김지은: 아이들을 이해하고 싶다
문지기: 훌륭한 말씀들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용성: 아주 잘 이해가 되었다
민석: 이기심을 같이(모두) 갖지 말자
장미숙: 얘기를 짧게 하는 게 좋다
홍혜경: 느낌은 다 다르고 재밌다
문지기:감정을 모르면 이기적인?(웃음)
연준: 수업시간이 긴 게 싫어요
은우: 나는 레고 방을 만들겠다
영서: 앞으로 빨리 씻어야겠다
문지기: 어떻게 마음이 바뀌었어?
영서: 빨리 씻으면 좋은 점이 많은 거 같아서
문지기: 이렇게 마음을 바꾸면 다른 사람 이야기를 들었다는 거잖아. 자기가 이기심을 벗어났다는 거네. 좋은 얘기네.
홍준: 나는 빨리 씻고 잘 것이다
용성: 나는 이기적으로 안 산다
문지기: 모두들 애쓰셨습니다.
(녹취:김양미)
첫댓글 수고에 감사. 이렇게 읽어보니 아이들에게 표현하기가 어떠해야 할지 고민하는데 더 도움이 되네요. 지난 토요일에도 그런 고민을 했는데, 녹취로 보니 더욱 도움이 되어요.
씻는 문제, 레고 문제 다 우리집도 해당되는 이야기예요. 그런 때에 나는 의논하거나 협력하려 하지 않고 내 마음대로만 하고 싶어했다는 생각도 들고요. 집에서도 밖에서도 다른 사람들 마음을 모르고 관심없으면 이기적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 잘 보이는 녹취록입니다. 대화하면서 생각이 달라지는 아이들 모습들이 인상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