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두레박 신부의 영적 일기(연중 제1주간 금요일)
걸림돌과 디딤돌 사이….
오랜 세월 치매로 고생하시는 아버지를 지극정성으로 봉양하기로 소문난 한 효자가 한적한 바닷가에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온종일 맥없이 자리에 누워만 계시는 아버지를 위해 뭔가 의미 있는 일이 없겠는가? 라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최근 한 가지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라 즉각 실행에 옮겼습니다.
아버지가 젊은 시절 어부셨기에 바다를 무척이나 좋아하셨다는 것이 기억났습니다. 태풍이 불어 고깃배가 뜨지 못하는 날조차 방파제로 나가 말없이 바다를 바라보고 계셨던 모습도 기억났습니다.
아들은 우선 아버지와 바다를 가로막고 있는 높은 담을 허물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자리에 예쁜 꽃들을 줄줄이 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아들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아버지는 담 허무는 공사가 끝나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앉으셨습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시키지도 않았는데, 힘겹게 마루로 나오셔서 고개를 바다로 향했습니다. 잠시 후에, 굳게 잠겨 침울했던 그분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맴돌기 시작했습니다.
길을 가던 마을 사람들도 마루로 나와 앉은 아버지를 향해 인사를 건네기 시작했고, 아버지께서는 예전보다 훨씬 행복해 보였습니다.
아들은 ‘힘들지 않으냐?’라고 말한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괜찮습니다. 나의 아버지이시니까요!”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중풍 병자를 데리고 온 사람들의 지극정성 어린 믿음을 눈여겨보셨습니다.
그런데 과연 이런 사람들이 누구일까? 라는 물음을 던지면서, 루카 복음에는 남자 몇 사람이라고 표현하고 있으나 그 사람들은 가족이 아니었을까? 라는 답을 받아봅니다.
이렇게 중풍 병자의 가족들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씀을 묵상해보니 예수님의 말씀이 은혜로웠습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은 깜짝 놀랐을 것입니다.
갑자기 지붕이 열리고, 열린 지붕 사이로 끈에 매달린 중풍 병자가 내려왔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가족들의 믿음을 보시고 중풍 병자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애야,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왜냐하면, 가족들은 ‘중풍 병자가 반드시 낫게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병간호해 왔고,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견디어왔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가족들은 끝까지 자기의 핏줄인 중풍 병자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한 영혼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하느님의 뜻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바로 하느님께서 가장 기뻐하실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만일 ‘중풍 병자’라는 사람이 없었다면, 그 가족들은 그렇게 힘들게 예수님을 만나려고 했을까요?
결국엔 사실 가족들의 걸림돌이었던 중풍 병자의 중풍이 가족들을 예수님께로 인도하고 행복하게 만든 축복의 디딤돌이 된 것입니다.
짧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보람된 일은 믿음과 희망으로“한 영혼을 구원하는 것”이 사랑의 열매를 맺는 일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아멘.
사랑하는 고운님들!
언젠가 사제로서 좀 힘든 일을 겪을 때, 하느님의 말씀을 마음에 되새기며 더 열심히 살아가면서 견딘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할머니 신자분이 저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신부님 덕분에 나는 행복합니다.”
그 할머니의 말씀이 큰 힘이 되고 위로가 된 적이 있습니다.
구약 성경 집회서 43장 27절 말씀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많은 말로 이야기해도 미치지 못하니 ‘그분은 전부이시다.’ 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지금 고운님들의 삶에 걸림돌은 무엇일까요?
그 걸림돌을 믿음의 눈으로, 희망의 눈으로 다시 한번 바라보고 기도하면서 사랑의 열매를 맺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므로 고운님들이 걸림돌로 생각된 한 영혼을 위해 기도하면서 ‘당신은 나의 전부입니다.’ ‘당신 덕분에 나는 행복합니다.’라고 고백함으로 한 생명을 구원하는 날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하느님, 당신 덕분에 너무 행복합니다.” 아멘.
저 두레박 사제는 지금도 아프고 힘든 한 영혼을 위해 몸과 마음이 아픈 고운님들과 아픈 이들을 돌보는 고운님들, 그리고 고운님들의 자녀에게 주님의 치유와 회복의 은총이 임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영적 일기를 마무리하면서….
고운님들에게 걸림돌이 있다면 때론 피곤하고 힘들겠지만, 그 걸림돌이 다시 주님 앞에 나아가 무릎을 꿇고 기쁨을 주고, 주님을 만나게 하는 감사와 희망의 행복한 디딤돌이 되어 치유와 회복의 은총을 누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강복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 성자와 성령께서는 고운님들에게 강복하시어 길이 머물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첫댓글 좋은글 앞에 머물다 갑니다
“하느님, 당신 덕분에 너무 행복합니다.” 아 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