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고 혹은 소셜댄스를 접하는 우리의 자세 and 솔땅 초급 강습생으로서의 할 일과 그 반대의 일.
안녕하세요. 125기 새내기분들.
정신없는 첫 강습의 한주를 끝내고 마냥 즐겁기만 한 환영인사의 여운을 즐기기도 전에 이제는 좀 진지한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그것은 우리가 탱고, 많은 사람과 접촉하고 교류하는 소셜댄스의 세계에 입문하기 위해 갖추어야 하는 에티켓, 바른 행동에 대한 아주 간단한 가이드 같은 것 말이지요.
어느 취미, 어느 단체, 어떤 목적의 활동을 불문하고 사람과 사람이 엮이는 곳에서는 그곳 만의 지켜야 할 룰이 필요하지요. 너무도 다양한 개성의 사람들이 모이고 부딪히며 생기는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탱고의 세계에도 역시 그런 것들이 있답니다. 그럼 그것이 무엇인지 하나하나 알아볼까요?
1. 불필요한 접촉의 최소화.
탱고는 이성간에 몸을 붙여 추는 춤이기 때문에 비교적 신체접촉에 대해 너그러운 면이 있다고 보여질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평소 우리는 애인이나 가족이 아닌 남녀 사이에 신체접촉을 아주 조심스러워 하지만 탱고의 세계에서는 스스럼없이 껴안고 인사하거나 심지어 베쏘라고 볼뽀뽀와 비슷한 행위를 주고받는 분들도 계시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탱고를 추는 사람들이 누구에게나 나의 몸에 닿아도 된다는 허락을 내린 것은 아니란 것을 기억하세요.
심지어 방금 가슴을 붙이고 춤을 춘 상대에게도 춤이 끝나는 동시에 그 분의 몸에 손을 대는 행위는 확실히 서로에게 합의된 상황에서만 발생해야 합니다. 손을 덥썩 잡는다던가, 아무렇지도 않게 어깨동무를 한다거나, 등을 쓰다듬는 등의, 혹은 그 이상의 행위는…. 명확히 승낙을 보인 상대에게 해야 하는 것이지, 단순히 춤을 함께 추었다고 그런 모든 경계가 무너졌다고 오판하시면 아니 됩니다!
그리고 그것은 남녀를 불문하고 지켜져야하는 법칙이며, 혹시 새내기 분들중에서 상대방이 본인이 원치 않는 접촉을 시도하였을때, 이것이 이세계에서는 원래 자연스러운 것인가,(그렇지 않습니다!!) 내가 이상하고 예민한 것인가 고민하지 마시고 바로바로 품앗이들에게 얘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들로 많은 새싹들이 시도도 해보지 못하고 불편한 감정만 얻은 채 등을 돌린 사례가 소셜댄스계에서는 아주 많이 있었습니다. 여러분들은 항상 본인의 행동을 점검하시고 상대의 몸과 감정에 세심한 배려를 할 수 있는 훌륭한 땅게로스가 될 수 있음을 굳게 믿고 있으니 믿음을 배신하면 난 가만있지 않을테에요?!
2. 내적으로 외적으로 향기로운 사람이 되자.
탱고는 약 10분동안 서로 맞닿아있는 춤이지요. 귀로는 음악을 듣고 눈으로는 론다를 살피고 손발, 가슴 등 온 몸으로 상대를 느끼며 집중해야 하는데… 그 집중을 깨버리는 가장 고약한 요소 중에 하나가 바로 냄새입니다.
가장 가깝게 만나고 가장 적나라하게 서로의 체취를 감당해야 합니다. 애연가들은 흡연 후 남은 담배냄새를 없애시는데 주력하시고 여성분들은 주로 정수리 냄새에 신경을 쓰셔야 합니다. 데오드란트, 향수, 깨끗하게 세탁된 옷, 섬유유연제, 섬유 향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마시고 자신의 체취에 신경쓰세요. 수업을 들으러 오실때는 직전에 먹는 음식마저 신경쓰시는게 좋습니다. 홍어, 마늘, 청국장은 맛있지만 내 몸에 밴 그 냄새까지 상대방이 즐기리라 생각하시면 안되겠죠?
춤을 진짜 마스터 급으로 잘추지 않는 이상 냄새는 상대방을 거절하게 하는 가장 치명적 요인중 하나입니다. 냄새 하나 때문에 비호감이 되면 정말 억울하겠지요? 지금 새내기들이 당장에 잘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것들 중 하나, 향기! 꼭꼭 신경쓰세요.
3. 인사 잘해서 망한 사람 없다.
낯선 사람들과 만나면 먼저 아는 척하기도 민망하고 얼굴만 가물가물 아는 사람들, 내가 아는척 해도 되나. 이렇게 고민 하는 사이 나는 점점 더 변방의 땅게로스가 되는 겁니다.
여기 오는 사람들 다 똑같아요. 나랑 또옥같은 생각하면서 앉아있습니다. 여긴 어딘가, 나는 누군가, 내가 여기 있어도 되는가?
그때 누군가가 안녕하세요, 이 한마디만 해도 긴장이 풀리는 경험, 저만 해봤나요?
인사는 아주 간단하고 쉬운 행동이지만 그 작은 행동이 누군가의 존재를 긍정해주는 행위입니다. 나는 당신을 환영하고 배척하지 않습니다. 나는 당신과 좋은 관계가 되고 싶습니다 라는 뜻을 간단한 목례, 짧은 한마디 ‘안녕하세요.’로 전달해 보세요.
그러나 어쩔때는 그 환영을 받아주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요? 그러면 우리는 똑 같은 사람이 되나요? 아닙니다. 그래도 꿋꿋이 나는 환영해주는 사람이 되는 겁니다. 그러면 125기는 빛의 속도로 친해질 수 있습니다. 125기가 아니라도, 어느 모임에서도 인사 하나만 잘해도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우리 서로서로 ‘여기 있어도 좋아, 나는 당신을 환영하고 같이 즐겁게 지내고 싶어.’ 라는 메시지를 마구마구 뿌려줍시다.
사실 저도 부끄럼 많이 타는 사람입니다.(안믿겠지만) 그래도 노력할 테니 같이 노력해 봐요, 알겠지용?
간략하…지는 않지만 일단 기본적으로 소셜댄스를 추기위해 할 수 있는 우리의 노력을 적어봤습니다.
그러나 끝나지 않았다, 두둥~~
다음은 솔로땅고 생활을 하기 위해 하지 말아야 할 것 몇가지입니다. 지금 새벽 1시에 글을 쓰고 있어서 졸리니까 짧고 단호하게 써볼게요.
1. 125기에 탱고 선배는 없습니다.
125기로 들어오신 분들은 다 125기 초급강습생들입니다.
어디에서 배웠든 몇 년을 배웠든, 선배로써의 경력이나 지식 등을 초급강습생들에게 의도적으로 드러내지 말아주시길 바랍니다.
125기에 지원원서를 넣으셨을때 초급 강습생의 신분으로 합의하고 들어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실력이 있으신 분들도 있으니 같은 탱고인으로서 존중해 드리지만 저희 솔로땅고 초급강습의 존재 이유는 탱고판에 탱고를 모르는 입문자들을 땅게로스로 만들기 위함에 있습니다. 그리하여 모든 기준은 그 가장 초급 중의 초급인 분들에게 맞춰지게 됩니다.
함께 들어온 반의 학생들에게 본인들이 ‘못한다’는 인식과 좌절감을 주면 아니됩니다. 우리는 모두 병아리 시절이 있었고 처음부터 능숙한 사람은 없습니다.
못하는 것이 아닌 지금의 모습이 정상인 것이고 그것을 보살피는 것이 품앗이의 역할입니다. 적어도 초급 강습을 듣는 2개월 동안은 같은 눈높이로 활동하며 실력을 기준으로 차등을 두는 행위를 지양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열심히 준비한 품앗이의 수업내용에 혼선을 줄 수도 있으니 특히나 특히나 청하지 않은 조언과 수강생끼리 가르치는 행위는 절대 삼가 주시길 바랍니다.
2. 타 아카데미의 수업, 솔땅 정식행사가 아닌 외부 행사의 초대 등을 금지합니다.
솔로땅고는 영리목적의 학원이 아닌 비영리 단체, 동호회입니다. 이 곳에서는 운영진도, 품앗이도 어떤 회원도 수익을 얻어가지 않습니다. 그저 어느정도의 공명심, 자기만족, 동호회에 대한 애정, 혹은 자신만의 개인적인 목적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봉사하며 솔로땅고라는 큰 동호회을 탈없이 굴려나가고 있습니다.
솔로땅고의 목적은 동호회를 유지하며 탱고판으로 조금 더 많은 사람을 탱고인으로 몰아놓는 양몰이…, 어쨌든 한 명이라도 많은 사람들의 땅게로스를 만들어 솔땅과 그 바깥쪽에 커다란 대한민국 탱고판에 풀어넣는 것에 있습니다.
일반인을 땅고 베이비로 만들어 정글 같은 탱고판에 풀어넣기 전에, 그리고 자유롭게 바깥으로 나가면서도 솔로땅고라는 동호회에 대한 애정을 잊지않고 또 다른 품앗이, 또 다른 운영진으로 지원하고, 동호회의 행사에 참여하고, 솔땅 몇기라는 이름에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양육하는 요람기를 최소 4개월~6개월로 생각하고 있습니다.(초급발표회가 끝날때까지, 혹은 의무적 도우미 역할을 끝내기 까지)
그 기간안에 우리의 욕심은 솔땅안에서, 가능하면 단 한 사람의 이탈자도 없이 동기들과 동호회 생활을 충실히 해나가길 바랍니다. 그래서 강제적 제한을 둔 것이 최소 초급 수업 기간(2개월) 동안이라도 기수 단톡방내에서 외부 행사, 외부 수업등의 정보 언급금지입니다.
물론 개인끼리 주고받는 정보는 저희도 막을 수는 없지만 단톡방에서의 언급이나 노골적으로 정보를 뿌리고 다니는 것은 아니된다는 말입니다. (바람을 피고 싶다면 평생 모르게 하라는 말이…)
개인적으로 저는 땅게로스들이 어디에도 구애받지 않고 많은 곳을 경험하길 바랍니다. 솔땅이 땅고 베이비를 많이많이 출산하여 타 아카데미나 외부 밀롱가들도 그 낙수효과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But!! 우리 수업중에는 우리한테만 집중해 주세요.
다시한번 생색내보지만 솔땅의 운영진과 품앗이는 봉사직입니다. 다들 교통비 정도의 봉급(?)을 받고 동호회 데굴데굴 굴리느라 머리가 빠집니다. 열심히 일하는 분들을 허탈하게 만드는 무정한 분들은 우리 125기에 없으리라 믿고 있습니다.
단호하게 말합니다. 초급수업 기간동안 타 아카데미, 수업, 외부 행사 언급 금지!! 입니다.(가지 말라는게 아니고, 독재도 아니고 못그럽니다. 125기를 우루루 끌고 이탈하지 마시라는 말씀) 그러는 사람있으면 정말 때려줄거에요. 쎄게…(사실은 못때리고 그냥 초급수료 못하게 할거야요. 그정도 권한은 있지롱.)
초급 수업을 수료하고 심화, 초급발표회까지 마치고 자유롭게 세상을 향해 날아가세요. 안 잡고 잡을 힘도 없어요. 아니면 몰래몰래 하세요. 진짜 들키면 나한테 큰일남.
큰 골자는 이정도입니다. 상황에 따라 조금씩 나오는 문제들은 그때그때 알려드리고 해결하도록 해요. 길고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제 글이 어느정도 탱고 생활에, 그리고 초급 수업을 진행하는 동안 가이드가 되어주길 바랍니다.
첫댓글 👏👏👏👏👏👏
구구절절 다 맞는 말이예요
응원합니다~! 125기 Vamos!
어슐러쌉의 친절한 안내 잘읽었습니다.
어색하지만 조금씩 더 인사 열시미 하겠습니다. 람보르기니는 못탓지만 땅보르기니가 되는 날까지 ㄱㄱ~
땅보르기니 멋지당!
빅대니님 땅보르기니 되는 그날을 위하여~~~~화이팅!!!
넵~!
어려운 얘기를 잘 풀어서 써줬네요.
울 알짜102기 쌉 어슐러님 멋집니다. ^^
쏠땅 품앗이는 정말 멋진 존재들입니다!!
진지함이 느껴지는… 소중한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구구절절 공감이 가네요~
금지되는 무거운 얘기들을 쉽고 이해하기 쉽게 써주셔서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넵. 잘 지키도록 하겠습니다.^^
어슐러쌉 단호박이면서도 애정 많은 볼매쌉임. 구구절절 너무 와닿네요. 125기 화이팅!
간직하고픈 좋은 글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좋은말씀이네요..
겸손과배려 명심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정독 했은데 이번주에 시작하는 129기에게도 바이블이 될 글이네요!
초급강습을 앞두고 정독했습니다~~
참고해서 슬기로운 탱고생활 하도록 하겠습니다 ^^
미리 읽고 갑니다~^^
네, 정독했습니다
성실히 잘 지키도록 하겠습니다.
아름다운 탱고 문화를 위하여^^
홧팅입니다.
잘읽었습니다
아 쏠땅 시작한지 9개월이 지나서 이글을 봤네요 어떤 의미인지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