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고도 슬픈 일들 중에서
- 나이 듦과 관련하여 -
01 : 일정나이 되어 향토예비군에서 소집되지 않을 때
귀찮은 예비군 훈련을 더 이상 안 받게 되어 시원하고 기쁘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니 자신은 이미 젊은시기를 넘었다고
국가에서 이를 인정하고 있으니 아니 슬플소냐
02 : 어느 날 첫 손자나 손녀를 갖게 되었을 때
귀여운 손녀나 손자를 갖게 되는경우 기쁘기 그지 없는 일이다.
축하 받을 만한 경사이다. 그런데 자신은 이 기쁜 일과 때를
같이하여 틀림없이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되는 것이니 이는
또한 늙어간다는 사실을 대내외적으로 공표하는 셈이다.
03 : 지하철을 공짜로 탈 수 있는 카드(지공카드)를 받았을 때
지하철을 언제나 무임으로 탈 수 있다니! 전철을 타고 아무데나 갈 수 있다니!!
오오 기쁜 일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당신은 이미 연령이나 경제적으로 전 국민 중
노약자라는 취약계층이되어 나라에서 그냥 지하철을 탑승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는 면을 알고나면 이를 마냥 즐거워 할 수 있을 가?.
일본 고베시 금각사 전경 ( 소설 속에서 장엄하게 불타는 것으로 묘사)
04 : 자녀들이 7순 잔치를 잘 열어주었을 때
어느덧 다아 성장한 자녀들이 벌써 사회적으로 성공하여 기반을 닦은 것 같다.
아버님이나 어머님의 칠순을 맞이하여 자녀들이 제법 좋은 곳에서 7순 잔치를
열어주었을 때 이때까지 살아온 자신의 인생 역정을 생각하면서 정녕 감격스
러운 눈시울이 뜨거워짐을 느낀다. 그러면서 동시에 자신의 현 나이와 세월
70살이 앞으로 얼마나 살것 인가 생각해보니 공연히 멍해진다.
05: 대학 입학 50주년 기념파티에 초청 받았을 때
대학 입학할 당시의 젊은 시절 그 동기들과의 만남이 벌써 50년이 지나 이를 기리는
기념파티에 초청을 받았을 때 누구나 사실 기분이 조금은 동요될 수 밖에 없었다.
동기중 몇명은 벌써 유명을 달리했는가 하면 대부분의 동기들은 생생하게 날리던
지난 시간을 허공에 묻고 그저 한낱 노인으로 변신되어 있음을 발견하고 이는 그
가 아니고 바로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