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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성시대, 마살버만
언니들 안녕
난 불과 닷새 전까지 스페인에서 산티아고 순례길 (카메노 데 산티아고; 이하 카미노)를 걷다가 방금 막 귀국한 여시야.
혹시나 미래에 짐을 꾸릴 여시들이 있을까봐, 조금이나마 내 일화가 도움이 되었으면 해.
일상생활로 금새 돌아가기 전에 한 번 더 내 여행을 정리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목차*
1. 내 일정
2. 각 구간 별 설명
3. 알베르게 (Albergue) 에 대해
4. 각 구간과 각 마을 알베르게 후기 (우회도로, 각 마을 명소, 맛집)
1. 내 일정
* 날짜:
- 6월 13일 비아리츠 (Biarritz) 로 프랑스 입국/ 6월 14일 생 장 피에 드 포트 (St Jean Pied de Port) 에서 걷기 시작
- 7월 9일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도착
* 일행: 부모님, 나까지 총 3명
* 난 부모님을 모시고 가서 (아빠는 족저근막염도 있으심) 중간에 버스로 건너뛴 구간들이 있어. 미리 조사해서 고속도로와 나란히 걸어야 한다고 알려진 구간들을 우린 다수 뛰어넘었어.
- 로스 아르코스 (Los Arcos) 부터 로그로뇨 (Logrono) 까지 30km.
- 로그로뇨에서 벨로라도 (Belorado) 까지 60km.
- 까리온 데 로스 꼰데스 (Car. de los Condes) 에서 레온 (Leon) 까지 97km
2. 각 구간 별 설명
* 일단 이 구간 분리나 설명은 주관적임을 밝힐게. 내 경험, 카미노를 다녀온 사람들, 카미노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토대로 내가 나눈거야
* 1구간: 생 장 피에 드 포트 (St Jean Pied de Port) 에서 부르고스 (Burgos) 까지.
- "죽음의 첫째날" 포함: 몸이 전혀 풀리기 전, 약 10kg의 배낭을 메고 피레네 산맥을 넘어야 하는 날. 스페인-프랑스 국경을 넘는 날이기도 해. 생 장 피에 드 포트에서 론세스바예스까지 약 27.1km. 조금이라도 날씨가 흐린 것 같으면 출발 금지. 안개 때문에 약 70km를 헤맸다는 분, 론세스바예스에 근접했을 때 부터 천둥번개가 쳤다는 분을 다수 만났어.
- 죽음의 첫째날 이후 눈 앞 경치가 자주 바뀌어서 걷기가 재미있고 사진도 가장 많이 찍혀.
* 2구간: 부르고스 (Burgos) 에서 레온 (Leon) 까지.
- "메세나 평원" 구간: 스페인에서 가장 유명한 평야야. 사방이 금빛 밀밭이라 굉장히 아름답지만, 일정이 빡세고 나무나 그늘이 없어서 (매일 약 30km) 더위에 약한 언니들이라면 초반에 힘에 부칠수도 있어.
- 카미노 베테랑들도 종종 버스로 뛰어넘는 구간. 눈 앞의 풍경이 대부분 비슷해서 완주하고 싶지만 날짜가 부족할 때 (정해진 날짜에 귀국해야만 할 때) 여기서 날짜수를 줄이기도 해.
- 그래서 어쩌라고: 한 번에 뛰어넘기에는 아쉽지만 (메세나 평원이 그만큼 아름답거든) 너무 지치거나 일정이 빡빡한 언니들? 부르고스에서 약 사흘은 걷고, 그 후부터 레온까지는 버스를 타기를 추천해. 우리도 그렇게 했고 다른 사람들한테도 잘했다고 칭찬받음.
* 3구간: 레온 (Leon) 에서 사리아 (Sarria) 까지.
- 2구간 평지를 뒤로 하고 다시 경사가 나오기 시작해.
- 카미노에서 가장 유명한 "철의 십자가" 포함 구간.
- 아스토르가 (Astorga) 에서 합류하는 스페인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길에 갑자기 사람이 많아져.
- 매일 지나가는 마을은 많지만 숙소는 넉넉하지 않아. 생 장에서 주는 일정표만 무조건 따르지 말고 개인적으로 일정을 변형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
* 4구간: 사리아 (Sarria) 에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Santiago de Compostela) 까지.
- 순례자 증명서를 받으려면 마지막 100km만 걸으면 돼. 그래서 그걸 노리고 사리아부터 합류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아. 특히 단체 관광객이 많이 보여. 그래서 매일이 숙소 전쟁이고, 도착하면 "숙소 자리 없어요"하고 헛걸음하게 되는 경우도 잦아. 그러니까 내일 숙소를 무조건 그 전날 예약해야 해!
- 초반의 산길, 밀밭, 포도밭 등이 끝나고 여기서부터는 축사가 메인 경관이야. 그래서 농장 냄새, 소똥 냄새가 좀 심해.
3. 알베르게 (Albergue) 에 대해
* 일단 알베르게는 카미노 위의 숙소야. 순례자들을 위해서 가격이 특별히 싸고 주로 도미토리 형 숙소가 다수야. 종류는 세 가지로 나뉘어.
- 알베르게 무니시팔 (시립 알베르게): 한 사람당 가격은 약 5유로. 침대 시트가 없는 경우가 많지만, 원하면 1유로에 구입할 수 있어. 우리 가족 같은 경우, 처음에 1유로를 주고 침대 시트를 구입해서 들고 다녔어. 전부 도미토리 형식이고 2층 침대가 대다수야. 요리를 해먹을 수 있도록 주방이 갖춰져 있고, 아주 드물게 취사 시설 없이 전자레인지만 있는 경우도 있어.
- 알베르게 프리바도 (사설 알베르게): 한 사람당 약 10유로. 도미토리라 할지라도 한 방에 6인 정도. 돈을 조금 더 내면 개인실도 얻을 수 있으니 아주 피곤한 날이거나 생리가 겹치는 언니들은 며칠쯤 사설을 이용해도 좋을 것 같아. 수건과 침대 시트를 공짜로 주지만, 주방이 없는 경우가 더 많아서 밥은 사먹어야 해. "순례자 메뉴"라고 약 10유로에 쓰리 코스 저녁식사를 주는 시스템이야. 맛있어. 같이 머무는 사람들이랑 큰 테이블에서 함께 먹는거라 사람도 금방 사귈 수 있고. 나도 여기서 일행을 많이 만들었어.
- 기부 형 알베르게 (이건 매 마을에 있는게 아니라서 스페인 식 명칭을 모르겠어): "기부 형 알베르게는 공짜가 아닙니다. 1유로라도 좋으니 기부해주십시오" 라고 한글로 쓰여있어. 부끄러운 일이지만 돈을 내지 않고 떠나는 한국 순례자들이 많은가봐. 대부분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거니까 동전이라도 기부하고 오는 떳떳한 한국인 순례자가 됩시다!
4. 각 구간과 각 마을 알베르게 후기.
우선, 우리 가족은 사설 알베르게를 주로 이용했어. 부모님과 함께 갔기 때문이기도 하고, 끝과 가까워 질수록 시립 알베르게에는 베드 버그가 많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에 돈을 더 내더라도 위험 요소를 피하고 싶었거든. 레온 이후로 조금만 걸으려는 스페인 및 유럽 대륙 순례자들이 많아지기 때문에 시립 알베르게의 청결도가 떨어지나봐. 베드 버그가 걱정되는 언니들은 참고하길 바라.
한 번만 더 강조하자면, 레온 (Leon) 이나 아스토르가 (Astorga) 부터 단거리 순례자들이 급증해서 숙소를 구하기가 힘들어. 시립 알베르게는 문을 열기도 전에 순례자들이 경쟁처럼 빨리 가서 줄을 서 있더라. 전날 전화로 예약을 하길 추천할게.
우리 가족의 일정은 생 장에서 나눠주는 일정표와 제법 달라. 생 장에서 나눠주는 일정 말고 다른 것도 없나, 궁금한 언니들에게 조금이나마 우리 일정이 도움이 되었으면 해.
Day 1. 생 장 포트 드 피에 (St. Jean Port de Pied) 에서 오리송 (Orisson) 까지.
"죽음의 첫째날"을 피하기 위한 신의 한 수. 첫 날부터 산맥을 넘는 게 두려운 언니들은 오리송에서 반드시 하루를 묵길 바래. 생 장에서 약 8km 떨어진 지점에 사설 알베르게가 딱 하나 있는데, 그게 레퓨지 오리송 (Refuge Orisson) 이야. 죽음의 첫째날을 이틀로 나눌 수 있고, 첫째날 다른 사람들보다 8km의 어드밴티지를 안고 시작하기 때문에 낮에 안개로 길을 헤멜 염려도 적어. 산 위에서 동트는 걸 볼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야.
단, 레퓨지 오리송이라는 사설 알베르게의 좋은 점은 이게 끝이야: 죽음의 첫째날을 이틀로 나뉠 수 있다. 이 이유만으로 여길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가격도 1인당 35유로로 비싸고 (저녁 식사, 아침 식사 포함이긴 해), 샤워도 딱 5분만 할 수 있어. 하지만 난 다시 간다 해도 여길 택할거야. 그만큼 첫째날이 힘들기 때문에.
여기서 자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무조건 예약을 해야해. 그것도 이메일로. 프랑스어로 예약 문의 이메일을 보내면 약 5일, 영어로 보내면 그보다 더 기다려야 한다는 악명 높은 귀차니즘의 주인들이긴 하지만 어쩔 수 없지 뭐.
Day 2. 오리송에서 론세스바예스 (Ronceveaux) 까지.
일단 눈 앞의 자연 경관이 정말 아름다워. 한니발이랑 나폴레옹이 걸어서 넘었던 피레네 산맥을 나도 도보로 넘는다니 좀 벅차기도 하고. 양치기를 난 여기서 처음봤어. 대신, 날씨가 흐리면 절대 출발하지 마. 절벽+안개 콤비네이션으로 위험하고 경치도 못 본대.
론세스바예스에서는 시립 알베르게를 택했어. 도미토리이긴 하지만 4명씩 칸막이가 되어 있어서 좋았어. 봉사활동 하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도 너무 잘해주셨고.
Day 3. 론세스바예스에서 라라소아냐 (Larrasoana) 까지.
라라소아냐 시립 알베르게 절대 비추. 비추 후기는 쉽게 쓰면 안되지만 여긴 정말 비추야. 2충 침대에 계단이 없어서 공용 사다리를 써야해. 침대가 파란색 비닐로 되어 있어. 1층에는 화장실과 샤워실이 있고 2층으로 올라가면 문 하나 없이 침대들이 쭉 보이는 미드에 나오는 감옥 같은 비주얼이야.
이걸 피하고 싶으면, 라라소아냐의 앞 마을 쥐비리 (Zubiri) 에서 하룻밤을 쉬어가. 여기가 마을이 더 커서 시립, 사설 알베르게가 다양하고 시설도 나을 것 같아.
Day 4. 라라소아냐에서 팜플로나 (Pamplona) 까지.
처음으로 사립 알베르게를 이용했는데 여기 강추. 홍보하려고 글을 쓰는 건 아니지만 홍보를 하고 싶을 정도로 좋았던 숙소야. Albergue de Pamplona Irunako aterpea 라는 대략난감한 이름이고 빨간색 순례자 로고로 알아볼 수 있어 (말이 순례자지 좀 눈사람 같음). 한 노부부가 운영하시는데 아주 새 거라서 새집 증후군 냄새가 좀 나긴 해. 하지만 너무 친절하시고 무조건 잘한다 잘한다, 내가 다 해줄게 - 이런 느낌이라서 나중엔 좀 죄송해.
2충 침대 도미토리이긴 하지만 개인마다 독서등과 커튼이 다 있어서 사생활이 보장. 일찍 가면 딱 하나 밖에 없는 2인실을 차지할 수 있을지도 몰라.
팜플로나는 소도시인데 난 카미노에서 이 도시가 가장 좋았던 것 같아. 만약 여기서 묵는다면, 숙소에서 쉬지만 말고 꼭 도시를 돌아봤으면 좋겠어. 7월 초에는 산 페르민 축제도 열리니까 구경해보고! 성벽, 신시가지, 구시가지 다 아름다워. 헤밍웨이 책을 좋아하는 여시들이라면 관심을 가지고 구경할 수 있을 것 같아.
Day 5. 팜플로나에서 푸엔테 라 레이나 (Puente la Reina) 까지.
다시 시립 알베르게로 왔는데 여기도 시설이 썩 괜찮아. 글씨가 단정하신 신부님이 운영하시는 곳이고, 샤워실에 남녀 구분이 없다는 걸 제외하면 그렇게 나쁘진 않아. 또 우리는 8인실 방에 배정받아서 10인실이나 12인실 보다는 나았어. 주방 기구가 잘 갖춰져 있고, 대형 마트도 있기 때문에 같이 머무는 사람들이랑 밥을 해먹을 수 있어. 이런게 추억으로 남는 것 같아.
Day 6. 푸엔테 라 레이나에서 에스떼야 (Estella) 까지.
사설 알베르게 이용. 알베르게 카푸치노 라는 곳에서 묵었는데, 리셉션 직원이 조금 불친절 한 걸 제외하고는 좋았던 곳이야 (하지만 팜플로나 만큼은 아니야). 51유로를 주고 3인실에 우리 가족만 묵었고, 저녁은 직접 해먹었어. 바로 옆에 Dia 라고 하는 대형 마트가 있었어. 알베르게 내 식당에 파는 치즈 케이크도 맛있어.
Day 7. 에스떼야에서 로스 아르코스 (Los Arcos) 까지는 걸어서, 로스 아르코스에서 로그로뇨 (Logrono) 까지는 버스로 이동.
로스 아르코스에서 묵지 않았기 때문에 숙소 얘기는 할 게 없어. 그러니까 로그로뇨 숙소 얘기를 할게.
초반에 이런 일을 예상 못했는데, 숙소 전쟁의 축소판을 겪었어. 오후 4시에 로그로뇨에 도착했는데 시립, 사립, 심지어는 땜빵으로 만들어진 Parrochial 도 만원이라고 하더라. 예상 못했던 폭염 (진짜 더웠거든) 때문에 사람들이 아파서 움직이질 못했대. 그러니까 대부분 큰 도시에서 쉬고 싶어하는거지, 로그로뇨처럼. 그래서 우린 스페인의 대학 기숙사에서 묵었어. 우리에겐 더 없는 경험이었지만, 혹시나 로그로뇨에서 하루 묵고 싶은 언니들은 숙소가 빨리 찰 수 있다는 점 - 기억하길 바랄게요!
Day 8. 로그로뇨에서 벨로라도 (Belorado) 까지 다시 버스로 이동.
이름이 기억이 나지 않는 사설 알베르게에서 묵었어. 수영장도 정원도 있는 집이고, 아이가 둘인 한 가족이 운영하는 가정집 겸 알베르게라 분위기가 아주 좋아. 신혼 여행을 와서 여기서 묵었다는 한국인 순례자도 봤어. 순례자 메뉴는 먹지 않았지만, 건과류랑 염소 치즈가 들어간 샐러드가 맛있어. 사설 알베르게이긴 하지만 개인실은 없고 7인실부터 시작인 것 같아.
Day 9. 벨로라도에서 아헤스 (Ages) 까지.
아헤스는 아주 작은 마을인데 시립 알베르게 하나와 사설 알베르게 하나 - 이렇게 두 개 밖에 없어. 시립 알베르게에 자리가 다 차는 바람에 우린 사설에서 잤는데, 그렇게 좋진 않아. 인터넷이 된다고 해서 더 좋은 방을 선택했는데 비싸기만 하고 인터넷은 안 돼. 식사도 우린 시립 알베르게에서 했어.
대신 마을이 아주 예뻐. 노인들만 남아있는 것 같은 정말 작은 마을인데 나머지는 다 무너지고 앞의 파사드만 남은 성당이 있어. 가보면 좋을 것 같아.
Day 10. 아헤스에서 부르고스 (Burgos) 까지.
숙소 얘기를 하기 전에, 부르고스로 들어가는 방법에 대해서 몇 마디 적을게. 부르고스로 들어가는 길은 두 가지가 있는 것 같았어. 이걸 몰랐던 우리는 눈에 보이는 쉬운 길을 따라오다가 공장밖에 없는 고속도로 갓길을 오래 걸어야 했는데 화학 약품 냄새가 많이 나.
다른 길은 숲길을 지나 올 수 있나봐. 대신 카미노 표시가 잘 되어있지 않은 것 같으니 다른 순례자들이나 마을 사람들에게 물어봐야 할거야. 우리처럼 공장 지대를 지나면 구시가와 알베르게까지 오는 데 시간이 너무 걸리니까 참고했으면 좋겠어.
부르고스에선 다시 시립 알베르게에 묵었는데, 론세스바예스와 마찬가지로 8인당 칸막이가 쳐져있기 때문에 사생활이 나름 보장되어서 좋아. 대신 한 층에 사워실이 딱 두 개 있나, 그랬을거야. 와이파이는 안되지만, 바로 맞은 편 카페에서 인터넷을 할 수 있어. 해가 질 때쯤 성벽에 올라가서 부르고스의 전경을 보면 정말 아름다워.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떠날 때는, 부르고스 대학 캠퍼스를 둘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밑에 사진이 있을거야.
Day 11. 부르고스에서 온타나스 (Hontanas) 까지.
메세나 평원이 시작되는 하루. 그늘 한 점 없는 카미노를 계속 걸어야 해. 우회전, 좌회전, 오르막, 내리막도 없고 오직 직진이야. 저 멀리 보이는 풍력 발전소는 가까워지지도 않아. 대신 눈 앞에 보이는 금빛 평원이 진짜 아름다워. 아바타 OST가 저절로 생각날 정도로 경의로운 곳이야.
온타나스에서는 Juan Y Yepes 라는 사설 알베르게를 택했어. 팜플로나와 마찬가지로 정말 강추하고 싶은 알베르게야. 우린 개인실에 묵었는데, 호텔만큼 시설이 좋아. 방 하나에 40유로가 안될 정도로 저렴하고. 7유로인 도미토리도 일반 사설 알베르게와 비교조차 인될 정도로 깨끗하다고 들었어. 도미토리가 이렇게 좋기도 사실 참 힘들어.
사실 여기가 최고였던 이유는 9유로짜리 저녁식사 때문이야. 일반 쓰리코스 메뉴와는 달리, 순례자들이 아주 큰 테이블이 둘러 앉아서 한 솥 밥을 먹는 느낌이야. 왜냐하면 정말 가마솥에 닭고기 파에야가 나오거든. 닭다리가 잔뜩 들어있는 파에야를 조금씩 덜어먹는데 진짜 분위기가 화기애애하고 같이 건배하고, 단체사진도 찍고 그랬어. 여기서 만난 사람들은 계속 기억할거고, 이후에 만나서 밥도 같이 먹고 그랬어.
Day 12. 온타나스에서 보아디야 델 카미노 (Boadilla del Camino) 까지.
원래라면 프로미스타 (Fromista) 까지 가야하지만 너무 길어서 다 걸을 자신이 없었어. 돌이켜보면 프로미스타까지 갔어야 하는데. 보아디야에는 아무것도 없고, 남은 사설 알베르게 마저 너무 별로거든. 대부분의 순례자들이 프로미스타까지 가버리기 떄문에 마을도 쥐죽은 듯 썰렁하고. 언니들은 꼭 6km만 더 참고 프로미스타까지 갔으면 좋겠어. 대신 몸이 부서질 수는 있어.
Day 13. 보아디야 델 카미노에서 까리온 데 로스 콘데스 (Carrion de los Condes) 까지.
여기 알베르게를 또 추천할게. Albergue Santo Espiritu 라는 곳인데,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알베르게야. 1인당 5유로이고 도미토리가 1층 싱글침대로 되어있는 기적 같은 곳이야. 수녀님들 감사합니다. 취사 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 한식을 해먹었어. 우리랑 자주 만났던 일본인 모녀한테도 좀 나눠줬는데 되게 좋아하더라.
까리온의 성당에서는 무료 클래식 음악 연주회가 열려. 정확한 요일은 모르겠지만 벌써 순례자들을 위해서 몇 년간 열어왔대. 수녀님들이 먼저 알려주시지만 혹시나 까먹으신 것 같으면 언니들이 직접 여쭤봐도 좋을 것 같아.
Day 14. 카리온 데 로스 콘데스 에서 레온 (Leon) 까지 버스로 이동.
까리온에 바 에스파냐 라는 곳이 있는데 여기서 버스 티켓을 구매할 수 있어. 앞서 얘기했다시피 부르고스에서 레온까지 메세나 평원을 통째로 걷다간 영혼이 몸에서 빠져나가기 때문에 버스를 타는 사람들이 많아.
레온의 숙소는 미리 예약하는 게 좋을 거야. 순례자들이 거치는 도시이기도 하지만 스페인에서도 이름난 관광지이기 때문에 유스호스텔도 다 차고, 때로는 비싼 호텔까지 전부 만원이거든. 우린 어쩔 수 없이 San Francisco 라는 유스호스텔에서 잤는데 비싸긴 엄청 비싸고 시설은 최악이었어. 여기선 자지 마.
Day 15. 레온에서 산 마르틴 델 카미노 (San Martin del Camino) 까지.
알베르게 비에이라 (Albergue Vieira) 라는 사설 알베르게 강추. 혹시 <카모메 식당> 이라는 일본 영화 본 언니 있어? 그처럼 동네 아가씨, 아줌마, 할머니들까지 옹기종기 모여서 운영하는 사설 알베르게야. 그래서 주방에 손님보다 직원이 더 많아. 여기서도 순례자 메뉴를 다 함께 공동체 식사처럼 먹는데 음악도 연주하고 춤도 추고 - 다 그런게 추억에 남는 게 아니겠어요? 마지막에는 강남스타일 틀어주더라.
Day 16. 산 마르틴에서 무리아스 데 레시발도 (Murias de Rechivaldo) 까지.
또 신의 한 수인 강추 알베르게. Albergue-Casa Las Aguedas. 알베르게 보다는 정겨운 할머니댁 같은 느낌이야. 여기도 저녁 식사가 정말 좋아. 운영자가 채식주의자이신지 채식 위주의 음식이 나오는데, 야채 파스타가 정말 맛있어. 여기 묵지 않는 다른 순례자들도 여기 아침을 먹으러 올 정도로 밖에서부터 분위기가 좋아. 대신 무리아스 마을의 끝자락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이미 다리가 빠개질 것 같더라도 좀 더 인내심을 갖고 걸어야 해.
Day 17. 무리아스에서 폰세바돈 (Poncebadon) 까지.
어서와, 오르막길은 오랜만이지? 다시 산길이 나타나기 시작해. 근데 끝없는 금빛 평지만 걷다가 보이는 그늘진 숲이 어찌나 반가운지. 폰세바돈에는 몇년 전까지만 해도 다 허물어져 가는 알베르게 하나 밖에 없었어. 다행히 지금은 시립과 사설 몇 개가 더 생겼지만. 여기서 우린 Monte Irago 라는 사립 알베르게에서 묵었어. 사설 알베르게 치고 18명 정도가 들어가는 도미토리 침실이야. 그리고 샤워실, 화장실도 하나 뿐인데다 남녀 구분이 없어. 하지만 이곳이 좋았던 이유는 저녁 식사 때문이야. 야채랑 병아리콩이 많이 든 파에야를 주는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빨간색이나 오징어 먹물 검은색이 아니라 초록색이야. 얼마전에 인도랑 네팔을 다녀오신 우리 부모님 말로는 그 동네 향취가 많이 난대. 이 알베르게의 인테리어도 네팔 문화에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았어. 덕분에 한국인 순례자들도 좀 거쳐간 것 같아. 벽에 남겨두고 간 편지가 많았는데 자기 아버지께 쓴 글도 있었어. 눈물나더라.
Day 18. 폰세바돈에서 폰페라다 (Ponferrada): 철의 십자가 구간.
폰세바돈까지 왔다면 이미 산 중턱까지 올라왔으니 이 날 조금 더 편할거야. 해가 뜰 무렵에 철의 십자가를 볼 수 있어. 원하는 언니들은 한국에서 돌멩이를 하나 가져가. 돌멩이에 언니가 버리고 싶은 것들을 써서 철의 십자가 앞에 두고 오는 거야. 난 "허영"이랑 "내 자신"을 썼어. 사진을 두고 가는 사람도 있고 시를 써두고 가는 사람도 있어.
폰페라다에서는 Albergue Alea 라는 사설 알베르게에 묵었어. 사설이지만 개인실은 없고 6인 도미토리에 들어가야 해. 화장실, 샤워실이 또 하나 밖에 없는 불편함이 있지만 산티아고에 다다를수록 숙소 구하기가 어렵잖아. 여기도 충분히 좋았어.
폰페라다는 무엇보다 템플 기사단의 마을이야. 8세기 전후로 이슬람 세력이 스페인을 장악하자, 가톨릭 순례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템플 기사단이 폰페라다를 중심으로 활동했대. 다빈치코드를 읽은 (혹은 본) 언니들이라면 이미 익숙할거라 생각해. 템플 기사단의 성도 꼭 방문해보고 (수요일에는 입장 무료) 시계탑도 보고. 시계탑 광장에 있는 피자집이 맛있어.
Day 19. 폰페라다에서 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쪼 (Villafranca del Bierzo) 까지.
또 하나의 강추 알베르게. 사설 Albergue Leo. 레오 라는 돌아가신 할아버지 이름을 따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가족이 운영하는 것처럼 보였어. 낮에는 딸이 아침에는 부모님이. 가격은 1인당 10유로인데 호텔처럼 깔끔하고 (그래도 도미토리야) 내부가 전부 목재라서 시원하고. 주방 식기도 잘 구비되어 있고 원하면 뭐든 빌려주기 때문에 한식 해먹었어.
비야프랑카 마을도 아주 예뻐. 강이 흐르는 마을이라 발 담그고 있는 순례자들도 자주 보이고. 스페인이 아니라 체코나 독일에 있는 마을이라 해도 믿을 정도로 지붕 색이 어두워져.
Day 20. 비야프랑카에서 오 세브레이로 (O Cebreiro) 까지.
숙소를 찾기가 굉장히 어려워져. 790km를 전부 걷지 않고 중간에 합류하는 스페인 사람들이 꾸준히 늘기 때문에. 우린 비야프랑카에서 각 알베르게에 예약 문의를 했는데 이미 다 찼다고 하는 곳이 많았어. 마지막으로 구한 곳이 Meson Anton 이라는 곳이야. 별로야. 숙소 구하기가 어려운 걸 아니까 일부러 값을 더 부르는 것 같던데 여태껏 있었던 사립 알베르게보다 가격은 훨씬 비싸면서 내부는 너무 지저분하고, 인터넷도 안 되고.
대신 Meson Anton 앞에 식당이 하나 있는데, 거기 문어요리가 정말 맛있어. 이 동네 명물이니까 꼭 먹어봤으면 좋겠어.
Day 21. 오 세브레이로에서 사모스 (Samos) 까지.
생각해보면 이 마을에 왜 갔는지 잘 모르겠어. 산티아고까지 빨리 도착하려고 일정을 바꿨는데 덕분에 메인 길에서 훨씬 우회하게 됬거든. Albergue Albaroque 라는 곳에서 묵었는데 숙소도 썩 좋았던 것 같지는 않고. 대신 밥은 정말 맛있었어. 사모스에서 한 칸 앞이 트리아카스텔라 (Triacastela) 라는 마을인데 거기서 길이 두개로 나뉘어. 우리처럼 미련하게 (그리고 이유 없이) 사모스로 돌아가지 말고 산실 (San Xil) 쪽으로 가는 걸 추천해.
Day 22. 사모스에서 포르토마린 (Portomarin) 까지.
산티아고로 갈 수록 숙소 구하기가 어렵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 마을. 우린 Casa Cruz 라는 곳에 묵었어. 미리 전화 예약을 했는데 (그것도 다른 곳이 다 찼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택한 곳이야) 사람들도 불친절하고 투숙객인데도 바에 앉아 있으면 뭘 시켜먹으라고 눈치도 주고. 게다가 관광 겸 오는 "단기 순례자들"이 점점 늘어서 자정까지 술파티도 하고 그러더라고. 사람이 많아질수록 카미노 경험은 별로가 되어버렸어.
Day 23. 포르토마린에서 팔라스 데 레이 (Palas de Rei) 까지.
Albergue San Marcos 라는 곳에 묵었는데 알베르게라기 보단 거대 유스호스텔 느낌이야. 모처럼 깨끗한 신식 알베르게를 만나서 반가웠어. 여기서도 주방이 좋아서 한식 해먹을 수 있었고. 마을 초입에 삼겹살처럼 보이는 걸 파는 식당이 있더라. 우린 저녁을 해먹고 나가서 뒤늦게 알았지만 손님도 많고 정말 맛있어 보였어. 언니들은 한 번 먹어봐.
Day 24. 팔라스 데 레이에서 아르주아 (Arzua) 까지.
Albergue Turistico Santiago Apostol. 아 비추 알베르게 하나 더 나왔다. 여기가 비추인 이유는, 알베르게 내부의 식당 때문에. 너무 맛있어보이는 LA 갈비가 있어서 부모님이랑 같이 시켰는데 힘줄, 비계, 뼈만 가득한 걸 가져다주더니 18유로를 내놓으라는거야. 칼로 아무리 썰어도 잘라지지도 않고, 먹으면 체할 정도로 질겨서 거의 못먹고 남겨야했어. 거기서 한국 투숙객을 한 명 더 만났는데 그 분도 많이 실망하셨대. 사람도 불친절하고. 마을이 커서 다른 숙소도 많았으니까 언니들은 꼭 좋은 곳에 묵었으면 좋겠어. 처음으로 베드버그 약도 뿌려봤어.
Day 25. 아르주아에서 오 페드로우쪼 (O Pedrouzo) 까지.
여기선 알베르게를 구하지 못했어. 전화로 나름 예약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우리 침대를 다른 사람에게 줘버렸더라. 우리가 연락했던 곳은 Albergue Cruceiro de Pedrouzo 이고, 지하 강당 같은 곳에 2층 침대가 쭉 늘어져 있는 구조였어. 여기서 묵지 못하고 다른 숙소도 전부 다 찼다고 하고. 결국 우리는 산티아고로 차를 타고 들어갔어. 호텔에 체크인 해서 오후 내내 푹 쉬다가 다음 날 아침에 다시 오 페드로우쪼로 택시 타고 나와서 마지막 20km 를 걸었어.
Day 26. 오 페드로우쪼에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Santiago de Compostela) 까지.
이젠 여기가 까미노인지 동네 야산인지 모를 정도로 앞 뒤에 사람이 많아. 성수기가 아니었는데도 이랬으니, 7월, 8월은 우리보다 더 하겠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도착해서 성당에 갔는데 기분이 허무하더라. 신발고 태우고, 얼싸안는 사람들도 많다는데 모두가 너무 지쳐서 빨리 순례자 증명서를 받으려고 헤매고 있었어. 언니들은 Oficina de Peregrino 라는 사인을 금방 찾길 바래. 거기서 증명서 받으려고 또 줄을 한 시간 서야 하거든.
오히려 이틀 뒤에 다시 성당 앞에 오니까 마음이 벅차더라. 가족들이랑 포옹하는데, 아 이게 내 가족이구나 싶고. 아빠가 성당 내부를 한 번 더 구경해보자 하고 우릴 끌고 갔는데 토요일이라 대성당 미사를 보더라. 여행의 완벽한 엔딩이었어. 그렇게 웅장한 미사는 처음봤거든 (파리의 노트르담이나 런던 세인트 폴은 쨉도 안되더라). 태우는 향로가 어찌나 큰지 추처럼 천장에 메달아 놨더라. 그게 바이킹처럼 움직이면서 연기를 내는데 신자가 아닌 나도 경건해지는 장면이었어. 토요일에 산티아고에 머물 언니라면 꼭 가봐.
Day 27.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핀스테라 (Finsterra) 까지.
핀스테라는 유럽 대륙 전체의 서쪽 끝이야. 원래 우리는 여기까지 계속 걸어가려고 했어. 해안가를 따라 걷는거라 이 구간이 카미노 전체에서 가장 아름답단 말도 있더라고. 하지만 확실히 힘에 부치더라. 여기서부턴 하루에 30km를 넘게 계속 걸어야 하거든. 그래서 우린 버스를 타고 갔어. 산티아고 버스 터미널에서 약 2시간을 타고 가.
너무 지쳐서 산티아고에서 울지 못했던 언니들도 절벽 끝에 가면 드디어 실감이 날거야. 저 바다에 뛰어들지 않고는 더 이상 한 발짝도 못 가는구나, 내가 정말 다 왔구나 하고. 여기서 가족들이랑 포옹했는데 그런 경험도 또 없을 것 같아.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여기서 해산물을 꼭! 먹어봐. 이름은 더 이상 기억이 나지 않지만 호텔과 겸한 곳으로, 미슐랭 가이드에 나온 한 해산물 전문점이 있어. 오징어 먹물 파에야가 기가 막혀. 밥 반, 해산물 반일 정도로. 대신, 2인 이상 주문할 수 있으니까 일행을 반드시 만들어서 가면 좋겠어. Assorted grilled fish 를 시키면 여러 종류의 해산물 구이가 한 번에 나오고, 식전 타파스도 무료로 줘. 꼭 먹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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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산티아고 순례길 후기를 마칠게.
스페인을 떠나는 비행기를 타는 순간, 다시 까미노가 그리워질거야. 우리 가족 모두에게 의미있는 시간이었거든. 소리 지르지 않으면서 가족들끼리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부모님도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하는 생각, 나도 "졸업했으니 이젠 어떤 길을 택해야 하나" - 완벽한 해답은 아닐지라도 어느 정도 갈피를 잡은 것 같아. 물론 다시 혼란스러운 순간이 오겠지만. 그 때는 이 카미노 말고 "은의 길" 이나 "남쪽 길" 같은 스페인의 다른 순례길을 걸어보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어느 이유로든, 한 번 떠나보면 좋을 길이야. 언니가 거기서 무엇을 버리고 오든, 20대 생의 어떤 짐을 이고, 또 내려놓고 오든. 발바닥은 더 이상 언니들 것이 아닐지라도 (아예 아작이 날 것이기 때문에) 언니들 세포 하나하나는, 언니들 마음은 세상 그 누구 것도 아니라 오직 언니들 거라는 걸 확인하고 올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언니들, 부엔 까미노!
* 문제시 수정, 재빠른 글삭 및 사죄 (자게, 밀국 이외에 처음 쓰는 글이라서 미숙 주의)
* 안 문제시 행복
* 글이 길어서 미안해요!
- 몇가지 추가 -
* 비용 문제: 물론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넉넉 잡아 하루에 25유로면 편하게 다닐 수 있을거야. 시립 알베르게에서 자면서 도시락 싸 다니고, 밥도 매끼 해먹고 - 이러면 당연히 더 싸지겠지?
* 현지에서 정보 얻기: 한국인 순례자들을 금방 알아보는 방법이 바로 윤모 작가님이 쓰신 (다 쓰면 홍보처럼 보일까봐 일부러 안써요) 카미노 여행책이야. 이 책 페이지를 사진찍어서 가져가도 되고, 카미노 안내 앱을 다운 받아서 가도 돼. 대신 앱은 꼭 새 걸로 다운 받아야 해! 안그러면 너무 오래되서 있던 알베르게는 사라지고 없는 게 새로 생길지도..
* 짐 운반 서비스: 병원에 갑자기 가야 한다거나, 예상치 못한 부상을 당했을 때, 내 짐을 다음 마을이나 특정한 알베르게로 미리 보내둘 수 있어. 야코트란스, 코레오스 같은 회사들이 있는데, 시립이든 사설이든 - 모든 알베르게가 "종이 봉투"를 비치해두고 있거든. 5유로에서 7유로를 종이 봉투에 넣은 뒤에, 언니 이름과 목적지 (짐이 도착하기를 바라는 알베르게 이름) 를 쓰면, 짐은 안전하게 배달이 돼. 어느 알베르게로 보내야 할지 아직 모르겠다면 그냥 마을 이름만 써. 시립 알베르게에 도착해 있을거야.
* 치안이나 안전: 여름에는 사람이 많아서 안전해. 알베르게에서 귀중품을 잘 보관하기만 하면 돼. 대신, 상대적 비수기에는 조심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순례자들만 노리는 강도들도 있다고 하고 (듣기만 한 이야기라 얼마나 심각한지는 나도 잘 몰라) 사설 알베르게는 닫는 경우가 많거든. 하지만 비수기 밖에 시간이 안 나면, 내 앞 100m에, 그리고 내 뒤 100m에도 순례자들이 보이는지 확인하면서 다녔으면 좋겠어. 사실 내가 산티아고 도착했을 때도 <사람을 찾습니다> 하고 순례자 한 분을 찾는 종이가 붙어있었거든. 언니들은 소중하니까 조심 또 조심!
진짜 끝. 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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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걱! 진짜 곧 출발하네요!! 잘 다녀오구요 질문 있으면 언제든 찾아와요 부엔까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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넹 성수기이구요 생리대도 현지에서 구입하시면 돼요! 대신 나이트 사이즈 이런건 한국에서 챙겨가세요~
나 내년에 가는데 여기서 본 거 잘 체크해서 가야겠다ㅎㅎ 고마워 여시야
여시야 순례길 걷다가 혹시 프랑스 아를에서 출발한 사람들 만난 적 있어?
난 아를에서 출발하고 싶은데 한국은 정보가 없는지 잘 안 나오네ㅠ
아니 난 아를은 못봤어ㅠㅠㅠ 네덜란드에서 출발한 사람은 봄ㄷㄷㄷ 근데 아를에서 출발하거나 그런 분들은 거의다 자전거족 아냐?
걸어서 출발한 사람도 있다는데 한국사람은 많지 않아서 정보 수집이 힘드네ㅠㅠ
@산티아고에간다 아 정말? ㅠㅠㅠ 그럼 구글에 검색해보고 영문으로 된 자료를 일더세
같은데 물어보는 게 낫겠다ㅠㅠㅠㅠ
여시야 나 다음달에 가ㅜㅠㅠㅠ 숙소랑 그런거 다 예약해야해? 나는 그냥 쌩장에 도착하면 걷는데로 그냥 보이는대로 자고 그럴라했는데.. 내가 너무 대책없는건가ㅜㅜㅜㅜㅜㅜㅜ으허허
초반에는 물론 그래야지!!!!! 하지만 위에 적혀있듯이 4구역에는 자리가 없을지도.... ㅠㅠㅠ 그런데 여시가 떠나는 기간이 성수기가 아니니까 처음부터 끝까지 숙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
@마살버만(암쏘섹시) 칼답이라니.... 고마워! 이제 준비물도 챙기구 그래야지.. 일단 뭐가되었던간에 거기서 닥치는대로 자고 먹고 그래야겠어! 나보다 먼저 걸음 여시 글 보니까 정말 멋있다! 나도 꼭 완주할게!
와 여시 대단,,, 한국가기전에 순례자 하고 갈계획인데 내가 할수있을지 모르겠닼ㅋㅋㅋㅋㅋ 여시정보 넘나 고마웡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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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 가져갔어요필수입니다 ㅠㅠ 침대 위에 침낭 깔고 그 안에 애벌래처럼 들어가서 자야해!
강같은 정보다!! 수고햇어요 여시!
여시야 나내일뱅기타는데! 급궁금해서 ㅠㅠ알베르게 시립인지 사설인지 가서어떻게 구분해???스페인어 1도못하구요.//
시립 알베르게에는 특정한 이름이 없고 그냥 그 마을 이름이 알베르게에요! 사설 알베르게에는 이름이 있고!!!
@마살버만(암쏘섹시) 아! 꿀팁이당!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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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도망가?^^ 피드백해주라
@피터 파커 여시 무슨 일 있어요?? 나 원글쓴인데 나는 피드백 할 일이 없는데....?
@마살버만(암쏘섹시) 아니아니 여시말고 저 댓단여시! 바로 배꼽방 핫플의 주인공!!! 여시 알람가게 해서 미안해요 놀랐겠다ㅜㅜ
@하채거다라 아니 그럼 여자맞는데 왜 남자라는지 이 부분이 나와 본인이 여잔데 남자로 몰려서 그런 댓을 쓴게 아니야? 그럼 뭐야? 자꾸 원글여시 알람가게 하지말고 자개에다 피드백 써
너무 고마워 ㅠㅠㅠ
대왕연어해쏘!! 근데 도장찍어주는곳은 어떻게알고 가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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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크다슈 일단 알베르게 무니시팔은 전부 운영할것 같아! 쭉 무니시팔에 머무를거라면 예약이 필요 없을 것 같고 중간에 따뜻하고 좀 더 편안한 잠자리를 원하면 (아니면 여시 생리기간이랑 겹칠때) 사립에서 며칠 자는 것도 좋을거야 그러면 예약하는게 낫지! 비수기때는 닫는 사립 알베르게도 많거든. 하지만 무엇보다 비수기에 간다면 여시 앞뒤에 다른 순례자들이 시야에 들어오는지 꼭 확인해주길 바라. 안전이 최우선이잖아! 비수기때 순례자들을 노린 도둑도 있다고 들었어 그러니까 항상 몸조심해줘! 여시는 넘나 소중합니다!!
@쿠크다슈 팜플로나 알베르게랑 (이름 못옮기겠어 너무 길어...... 성곽 들어가면 초반에 보일거야 성곽으로 도시 입성해서 직진하다보면 오른쪽에 있었던 것 같음) juan y jefes는 제발 가주라 ㅠㅠ 여시 부엔카미노! 길 위에서 여시가 몰랐던 새로운 자아를 찾길 바랄게! 새해복 많이 받아요~
여시나 왕 연어인데 진짜 후기 잘썼다
같이여행한기분이고 동네이름도 구체적이고 또 보러와야지
담달에 가려고하는데 체력이될지 넘나 쫄보라 계속 고민만 하고있네ㅜㅜㅜㅜㅜ글잘보구가♡♡♡♡
지금 카미노 걷고 있어ㅎㅎ매일 내일은 어디서 자지? 고민하는데 여시 덕분에 한시름 놓는다ㅎㅎ 여시가 강추하는 곳은 들러봐야지! 고마워
당장 담쭈에 가는데 난 3주만에 정한거라 알아본 정보 1도없어서 막막해ㅛ는데 여시덕분에 많은걸 알고간다...증말 고마워
여시야 ! 여자 혼자가도 가능하지? 위험한거 그런거 언어는 영어만 할수있어 ㅜ
괜찮아 혼자 오시는 분들 많이 봤어! 영어만 하면 순례자들 사이에는 말이 잘 통할것이고, 가끔 현지 식당에서는 말이 안 통할 때도 있을거야ㅠㅠ 특히 마을이 작을 수록 ㅜㅜ 그럴수록 간단한 스페인어 (아주 간단한 것) 예를 들어 오늘 묵어갈 수 있나요? 여기 와이파이 있나요? 물 한 잔만 주세요 등등 같은 몇 문장만 알아가면 좋지!! 그런데 카미노의 모든 사람들이 아주 친절하고 인간적이라 손짓발짓으로도 충분해!
고마워!!!
지우면안돼!! 이년뒤에갈고얌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8.05.23 17:05
나도 간다.
진짜자세한 후기다ㅠㅠ 이루트도 좋아보이네 가고싶은데 취준때매 고민된다
대형 연어당 ㅎㅎㅎ 고마워여시야 내년에 갈껀데 다시 자세히 참고하러 또 올게~~~❤
와대박 알려줘서고마워
여샤 나 지금 걷는중인데 고마워 많이 참고할게요
오 지금 걷고있는 여시구나 부엔까미노!
웅 여샤 절대절대 지우지 말아주세요ㅜㅜ
후기 진짜 정성가득이다 참고할게 너무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