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국내 모 일간지 신문에서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소식을 전하면서, '미국의 호텔들이 욕조를 없애고, 샤워 부스는 더 크고 화려하게 하고 있다'는 것을 기사화 한 것을 봤다.
미국 호텔 업계에서는, 영화 속 장면처럼 화려하게만 보였지 실속이 없었던 '거품 목욕' 시대를 끝내고, 요즘엔 투숙객들이 거의 사용치 않는 욕조를 없애는 대신 샤워 부스를 더 크고 화려하게 만들면서 각종 편의 장치를 확대하는 노력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던 것이다.
이 기사를 읽으니 우리집이 먼저 생각났다.
우리집은 그야말로 실속 없이 공간만 휑하니 차지하고 있으면서 간혹 빨랫감이나 비누를 포함한 세면도구 박스로만 사용되고 있던 욕조를 진작에 없앴기 때문이다.
아니 없앴다기보다 10여 년 전 집 구입할 때부터, 욕조를 없애는 대신 그 자리를 샤워 공간으로 넓혀 놓았던 것이다.
그건 그렇고 내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이 기사처럼 우리집이 선견지명이 있게 대처하고 있는 것이 또 있어 자랑하고 싶어서다.
그것이 무엇이냐 하면 우리집 남자들은 다 '앉아서 소변을 본다'는 것이다.
난 결혼하고 나서 얼마간은 서서 볼 일을 봤는데, 점점 위생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앉아서 소변을 보게 되어 버렸다.
우리 아이들도 처음에는 완강하게 거부하더니 점점 앉아서 소변 보는 장점을 이해하고는 하나 둘 앉아서 소변을 보기 시작했다.
보통 남자가 들어갔다 나온 화장실 치고 깨끗한 것은 드물다.
선 채로 볼 일을 보니 낙하 거리가 멀어 어지간한 재주로는 바닥에 흔적을 안 남길 도리가 없다.
서서 소변을 보게 되면, 낙하 차이로 인해, 소변이 변기 속의 수면에 맞아 튀어서는, 변기 가장자리에 들러붙은 후, 잘 떨어지지 않는 요석(尿石)으로 변하게 되는데, 이것이 결국 악취를 유발하게 된다.
이 요석은 소변 속의 인산칼슘과 공기 중의 세균이 변기에 들러붙어 증식했을 때 발생하는 산성 단백질이 강력히 결합해서 생기게 된 것이다.
이렇게 냄새가 나는데도 남자들이 소변 볼 때마다 바로 청소한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주로 지저분한 것을 보지 못하는 주부 몫으로 뒤치닥꺼리가 넘겨질 뿐이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남녀를 불문하고 모두 앉아서 소변 본다.
어떤 사람들은 '서서 소변 보는 것'을 남성의 상징으로 자부하기도 한다.
당당함과 활기, 거침없고, 공격적인 사내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몸을 곧게 펴고 서서, 바닥이 지저분해지건 말건 온몸의 힘을 모아 분출하고, 남이 듣든 말든 요란한 폭포수의 화음을 내뿜어야 남자다운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앉아서 몸을 웅크린 채, 별로 표도 나지 않게 일을 치른다고 해서, 남자로서 부끄러운 일도 아닌데, 내가 좋아하고 또한 벗씨가 좋아하는 '앉아서 소변 보기'를 꺼려할 필요는 없지 않는가?
따지고 보면 자신의 행동이 남에게 폐가 되지 않도록, 그리고 바닥에 오물을 흘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앉아서 볼 일 보는 것은 그저 평범한 시민적 상식이 아닌가?
더 나아간다면 페미니즘으로 발전할 수도 있고......
히히.
듣자하니 독일의 한 발명가는 '화장실의 유령'이라는 이름을 가진 장치를 개발하였는데, 이것을 좌변기에 설치하면 좌변기의 두껑을 열 때마다, 남자들도 앉아서 소변을 보라고 요청하는 녹음이 흘러 나오게 되어 있단다.
일본의 생활용품업체인 '라이온'에서도 앉아서 소변 보는 장치를 개발했다고 한다.
굳이 이런 장치가 없더라도 당장 집에서 앉아서 소변 보기를 해 보면 얼마나 위생적이고 편리한 것인가를 우린 알 수가 있다.
그리고 이슬람 성원에서는 소변기가 없단다.
왜냐하면 무슬림들은 소변이 튄다는 이유로, 남자도 앉아서 소변을 보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 이젠 우리도 '어바웃 슈미트'라는 영화의 주인공처럼, 앉아서 소변 봤다고 괴팍하단 소리를 듣지는 않겠지?
카리스마의 대명사 영화배우 최민수 씨도 마누라의 성화에 못 이겨, 이젠 앉아서 소변을 본다고, SBS 프로그램 '야심만만'에서 고백하지 않았는가?
별 것 가지고 다 자랑을 한다.
2006년 9월 18일
멋진욱 김지욱 서.
첫댓글 진짜, 별걸 자랑하네ㅔㅔㅔㅔㅔㅔ. 그런데, 지욱아! 안자서 볼일볼라카마.... 자율신경 조절이 잘되나.... 하여튼 우리집도 시도해보께..... 진짜 충격적이지만... 한번 해보께
이거이 배나온 사람들은 잘 안될걸요 김상경 단우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