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번 남 아세아를 대 재앙으로 몰고 온 쓰나미(津波) 기간 피해국인 태국의 수도 방콕에 있었다. 10년 전에 방콕에서 같이 근무한 몇 가족이 성탄절과 연초 휴무기간에 태국을 방문하기로 오래전부터 계획했기 때문이었다.
이번 방문에서 지난 10년간 발전된 태국의 모습을 보고 너무나 놀랬다. 그동안 정치적 안정을 바탕으로 경제적 발전에 전념했기 때문인지 도시, 주택 건설, 도로, 교통체제, 관광사업, 주민생활 등 모든 면에서 옛날의 태국이 아니었다.
다행스럽게도 쓰나미가 발생하기 전 방콕에 있으면서 변화된 오늘의 태국을 볼 수 있었다, 자정이 넘어 도착한 시간에도 방콕 돈무앙 국제공항에는 세계 도처에서 찾아온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었으며, 새로 세워진 고가도로와, 고가전철, 지하철에 깔끔히 포장된 도로위에 가득찬 신형 외제 자동차들은 종전에 좁은 도로에 툭툭이(삼발택시)와 낡은 차량들로 붐볐던 교통지옥이란 찾아보기 어려웠다. 특히 주요 교차로에는 정지표시가 분단위로 나타나 몇 초 기다려야 한다는 예고 체제가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새로 생긴 고가 전철과 지하철을 탑승해보고 다시 한번 놀랬다. 해발 1미터에 불과하한 방콕시내 지하철은 대부분 수중 터널로 보아야 한다. 그런데도 대부분 지하 2층으로 각층마다 6차선 폭으로 넓게 대리석으로 깔려있었고 탑승구도 최신식 2중문으로 되어 전철이 탑승 시 자동 개폐되어 안전하였고, 차안에서 잡음도 없었고 승차감이 너무 좋았다. 특히 지하철에서는 음주 금연이 철저히 보장되어 주위에는 먼지하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깨끗하였다. 고가 기차도 창문을 특수 유리로 사용하여 외부에서는 탑승객을 볼 수 없도록 하였고 차 안에서는 외부를 보이도록 하였다.
그리고 태국 정부예산의 큰 수입원이 되는 광광사업도 여전히 활기를 띠고 있었다. 차오프라야 강 주변 관광지에는 각종 수상 유람선은 바쁘게 관광객을 나르고 있었고, 시내 고대도시, 사파리 등 관광지도 종전보다 크게 확장하였다. 파타야 농룻 빌리지는 거대한 화원으로 변화되었고, 콰이강의 다리에도 관광객을 태운 기차를 운행하고 있었다.
그밖에 지방 도시에 이르는 도로에는 태국 국기가 무수히 펄럭이었으며 도로 포장과 휴게소, 개량 주택사업이 잘 진행되고 있었고 주민들의 표정도 밝고 세련미가 넘치고 피복도 깨끗하고 검소하게 입고 다녔으며 모든 면이 10년 전의 태국이 아니었다.
그런데 방문기간 12.26일 뜻밖의 스마트라 섬 서부 해저에서 강도 8.9의 지진이 발생하였다. 강진의 여파인 쓰나미로 태국을 포함한 인도양 주변국에 엄청난 재산과 인명 피해를 입었다. 현재까지 파악한 인명 피해가 200만 명에 이르고 사상자만 20만 명에 태국에도 9천여 명이 된다고 한다. 이번 쓰나미는 해저 9미터 아래서 지각이 11미터 솟아나면서 시속 700키로의 파도가 밀려 해안지역에 3-10미터의 파고가 덮쳐 많은 피해를 가져왔다.
사건 직후 CNN 와 일본 NHK 방송은 특보로 계속 보도 했으나 태국 국내방송은 정확한 정보가 없었는지, 관광객을 의식하여 의도적인지 처음에는 상세히 보도를 하지 않았다.
태국은 안다만 해안도시 칸탕(kantang), 카라바(krabi)와 세계적 관광 휴양지로 알려진 푸껫, 피피섬 지역에 피해가 극심했다. 쓰나미에 태국도 국왕 큰 외손자 푸미 젠슨이 성탄절 휴일을 보내다가 사망하였으며, 우리나라 신혼부부를 포함한 외국 관광객의 피해도 많았다.
그런데 이번에 조기경보시스템만 잘 가동 되었으면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인접국 일본은 지진 발생과 동시 긴급속보로 계속해서 쓰나미를 알리고 있다. 이번에도 유엔 산하 국제 쓰나미 정보센타(ITIC)에서 지진 발생후 15분 뒤 경보를 발령했으나 경보가 해안지대에 전파가 되지 않아 피해가 큰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쓰나미 사건 후 태국 정부는 계획했던 모든 연말 연초행사를 취소하였고, 지금도 정부 관공서, 호텔, 주요 건물에는 조기를 계양하고 있다. 그리고 쓰나미 사건 후 태국 관광객도 현저히 감소하였다. 방콕의 호텔, 식당, 관광 명소, 거리에도 눈에 뜨일 정도로 관광객이 줄었고, 귀국 시 공항도 한산하였다. 이번 쓰나미로 태국의 관광사업과 특히 관광사업에 종사하는 우리 교민들에게도 타격이 클 것이다.
방콕 주재 교민에 의하면 이번 쓰나미로 우리 관광객의 피해가 가장 많았던 푸껫에는 현재 200여명의 태국 한인회 푸껫 지부 교민과 방콕에서 참여한 200여명의 교민 봉사단이 피해자 시신 확인, 장례식, 복구작업 등 구슬땀을 흘리고 있으며, 교민 사회의 기반을 송두리째 빼앗긴 쓰나미의 악몽을 씻고 재기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연중 가장 손님이 많은 성수기에 대부분의 관광 예약이 취소되어 큰 걱정이라고 하였다.
이번 쓰나미는 천재지변이다. 그래서 피해자들의 보상금도 충분히 받을 수 없다고 한다. 지금 미국을 위하여 한국, 일본, 중국, EU 등 세계 각국이 피해지역을 앞 다투어 다방면으로 도우고 있다. 그리고 지난 6일 인도네시아에서 아난 유엔 사무총장도 참석한 “아세안 특별정상회의”을 열어 쓰나미의 사후 대책회의를 하였다. 차제에 우리도 아세안의 일원으로서 이웃국가로서 위상에 맞게 정부와 민간차원에서 최대로 도와야한다. 그리고 이번 쓰나미를 교훈으로 우리도 각종 재난 대책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
이번 쓰나미에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부상자들의 조속한 쾌유와 피해지역이 하루빨리 복구되어 생업에 임할 수 있길 바란다.
첫댓글 불사조 반가우이. 역시 불사조군. 왜 하필 그때 쓰나미를 갔던고 ? 그러나 천성이 착하고 덕이 있는 불사조라 살아돌아왔군. 잘했어
후광님 과찬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