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승표 김대도 기자 = 중흥건설과 호반건설, 모아종합건설 등 중견 건설업체들이 침체일변도의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과감한 결단력과 꼼꼼한 사업성 분석으로 국내와 해외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중인 대형업체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다.
20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순위 63위 중흥건설('BBB-')은 지난 2007년 매출 942억원에서 2012년 3천426억원으로 외형이 264%나 증가했다. 중흥건설산업 등 계열사를 통한 주택사업이 활발한 덕분으로, 지난 2012년 매출 기준 계열사 물량이 차지 비중은 84.4%에 달한다.
시공능력순위도 눈에 띄게 오르고 있고, 작년에는 지난 2012년에 이어 대우건설등에 이어 주택공급실적 3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특히 세종시에서는 독보적인 주택공급 실적을 보이고 있다. 민간업체로는 가장 많은 8천882세대(분양+임대)를 지었다. 이는 대우건설(2천592세대)보다 3배이상 많은 수준이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철저한 자금관리를 기반으로, 사업성을 갖춘 공공택지에서 분양한다는 기본 전제를 깔고 있다"며 "세밀한 수익성 분석으로 적자가 예상되면 절대 들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호반건설(시공능력 24위)도 세종시에서 2천817세대를 지으며 승승장구중이다. 지난 2007년 매출 1천866억원과 영업익 219억원에서 작년 매출 9천301억원, 영업익 1천962억원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작년에는 기업어음(CP) 등급이 'A3+'에서 'A2-'로 한단계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09년('A3-') 이후 꾸준한 상승세로, 지난 2010년부터 유지되고 있는 무차입 상태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의 높은 분양률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브랜드 '수자인'의 한양(시공능력 26위)도 세종시에서 4천689세대를 조성하며 주택강자 반열에 오르고 있다. 시공능력 145위 모아종합건설은 2천340세대를 세종시에서 공급하며 '미래도'를 알리고 있었다. 다만 모아건설은 세종시에 지은 일부 아파트동에 철근이 누락되며 부실시공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상태다.
행복청장과 국토교통부 차관을 역임한 한만희 서울시립대 교수는 "지난 정권때 세종시 관련 계획이 변경되면서 사업여건이 불확실하다는 인식이 확산됐다"며 "일부 대형건설사는 위약금까지 물고서도 토지매매계약을 해제했지만, 중견업체들은 오히려 적극적으로 진입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을 보니 중견사들이 대형사보다 더 짜임새있게 하는 것을 많이 봤다"며 "호남이 연고지라는 지역적인 특징은 전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