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8월 20일, 미국 NASA에서는 Voyager 2호가 그리고 9월 5일에는 1호가 우주로 날아갔다. 먼저 출발한 보이저 2호는 천왕성(1986년)과 해왕성(1989년)을 들렀다. 그리고 명왕성을 지나 성간 우주로 먼저 나간 보이저 1호는 태양으로부터 40AU(1AU=1.5억㎞ 지구와 태양 간의 거리. 60억㎞) 떨어진 곳에서 지구를 돌아보며 사진(1990년 2월 14일)을 찍었다. 이 사진을 두고 미국의 천문과학자 칼 세이건(Carl Sagan)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빛나는 점을 보라. 그것은 바로 여기, 우리 집, 우리 자신이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 아는 사람, 소문으로 들었던 사람, 그 모든 사람은 그 위에 있거나 있었다. 우리의 기쁨과 슬픔, 숭상되는 수천의 종교, 이데올로기, 경제이론, 사냥꾼과 약탈자, 영웅과 겁쟁이, 문명의 창조자와 파괴자, 왕과 농민, 서로 사랑하는 남녀, 어머니와 아버지, 앞날이 촉망받는 아이들, 발명가와 개척자, 윤리와 도덕의 교사들, 부패한 정치가들, 슈퍼스타, 초인적 지도자, 성인과 죄인 등 인류의 역사에서 그 모든 것의 총합이 여기에, 이 햇빛 속에 떠도는 먼지와 같은 작은 천체에 살았다.
지구는 광대한 우주의 무대 속에서 하나의 극히 작은 무대에 지나지 않는다. 이 조그만 점의 한구석의 일시적 지배자가 되려고 장군이나 황제들이 흐르게 했던 유혈의 강을 생각해 보라. 이 점의 어느 한구석의 주민들이 거의 구별할 수 없는 다른 한 구석의 주민들에게 자행한 잔인한 행위들. 그들은 얼마나 빈번하게 오해했고, 서로 죽이려고 얼마나 날뛰고, 얼마나 지독하게 서로 미워했는가 생각해 보라.
우리의 거만함, 스스로 중요성에 대한 과신, 우리가 우주에서 어떤 우월한 위치에 있다는 망상은 이 엷은 빛나는 점의 모습에서 도전받게 되었다. 우리 행성은 우주의 어둠에 크게 둘러싸인 외로운 티끌 하나에 불과하다. 이 광막한 우주공간 속에서 우리의 미천함으로부터 우리를 구출하는데 외부에서 도움의 손길이 뻗어올 징조는 하나도 없다.
천문학은 겸손과 인격 수양의 학문으로 말해져 왔다. 인간이 가진 자부심의 어리석음을 알려주는데 있어서 우리의 조그만 천체를 멀리서 찍은 이 사진 이상 가는 것은 없다. 사진은 우리가 아는 유일한 고향인 이 창백한 푸른 점을 더욱 친절하게 대하고 보존하며 소중히 가꿔야 하는 우리의 책무를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