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말 아찔하고 모골이 송연했던 순간
지난 1월 10일 덕유산 산행을 마치고 5시 30분경 무주를 출발한 버스는 거침없이 달려 천안삼거리 휴게소에 도착했습니다. 이 때가 정확히 7시 15분이었습니다. 여기에 인솔자는 없었기에 버스기사가 멘트를 하셨습니다.
"30분간 시간을 드립니다. 여기서 식사를 하실 분은 하시기 바랍니다. 45분에 출발하니 그 이전에 탑승바랍니다."
우리는 버스 제일 뒷좌석에 나란히 앉아서 왔는데 보화님은 자고 계시고 연화심은 배도 고프지 않으니 저녁도 먹고 싶지 않다며 나가지 않겠다고 해서 저만 휴게소로 가게 되었습니다. 모두 일어나서 나가는데 두 사람만 안 나가게 된 것입니다. 저도 나와서 화장실에 가고는 딱히 할 일도 없고 해서 도로 버스로 향했습니다. 버스에 가서 쉴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버스 출입문이 잠겨 있기에 별도리가 없어 밖에 서 있었습니다.
이 때 같은 일행 여자 몇 분이 볼 일을 보고 나서 버스로 왔는데 버스 기사가 문을 잠그고 휴게소로 향하였기에 버스 밖에서 어떻게 하나 서성거리고 있었습 니다. 무슨 소리를 들었는지 버스 안에 있던 보화님과 연화심이 출입문쪽으로 다가왔습니다. 밖에 있는 사람들이 문을 열어 달라고 하는데 안에 있는 두 사람은 웃으며 안 된다는 싸인을 보냈습니다. 어찌 열겠습니까? 열 도리가 없었습니다. 밖에 있는 분들은 뭐를 이렇케 ┃↑↓ 하니 문이 열리더라며 그렇게 해 보라고 동동 거렸지만 그것이 될 일이 아니었지요. 밖에서는 또 옆 버스기사한테 문을 어떻게 여느냐고 물으니 에어를 빼야 된다고 하는데 그걸 어떻게 하겠습니까? 안에서도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었지요. 그런 중에 안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열어 보려고 애쓰는 모양이었습니다. 보화님이 어디다 전화를 하는지 한 손으로 전화를 받으며 계기판을 조작하는 것 같았습니다. 옆에 있는 연화심도 안타까운듯 보고 있고 서로 뭐라고 하는데 말소리는 잘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아뿔사!!!
순간 차가 서서이 움직이는 것이었습니다. 밖에 있던 사람들은 경악했습니다!!! 어쩌나 놀라기만 할 뿐 어쩔 도리가 없었습니다. 순간 이들은 어디로 가고... 이를 안에서는 아는지 모르는지... 제가 버스를 밀면서 소리쳤습니다.
"버스가 움직여요!!! 버스가 움직여요!!! 버스가 움직여요!!!" "버스가 움직여요!!! 큰 일이요 큰 일!!! 브레이크, 브레이크!!!"
제가 밀어 본다고 될 일은 아니지만 계속 밀면서 소리쳤지요. 차가 움직이면 바로 대형 참사가 일어날 것이 불을 보듯 뻔했습니다. 바로 정면에 채 10m도 안 되는 거리에 잡화물을 파는 가게를 덮칠 것 같고 끝내 밀고 나가면 휴게소 계단을 들이받고 멈출 것이라 생각되었지요. 또 다른 차와 부딪치기라도 하면...
어, 일을 어쩌나 하며 소리쳤습니다. 안에서도 상황을 인지하고 무척 놀라며 당황하는 기색이었습니다. 빨리 기사를 불러야 하는데 이를 어쩌나~ 속으로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을 외며 멈추기를 기도했지요. 그렇다고 멈출 버스도 아닌데... 버스가 약 3m 쯤 전진했을 때 갑자기 기적처럼 멈추어 섰습니다.
휴~! 정말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이런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다니... 보화님과 연화심은 얼마나 놀랐을까... 참으로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고 있는데 식사하러 간 기사와 사람들이 몰려 왔지만 상황은 완전 종료된 후였습니다. 아무런 일이 없었던 것처럼 아무도 눈치채지 못햇습니다.
기사가 말했습니다.
"왜, 버스에 손을 댑니까? 아까 그러지 않았습니까? 버스문을 잠그면 열기 전에는 나간 사람이 들어 올 수도 없고 안에 있는 사람이 나갈 수도 없다고요. 그런데 왜 손을 댑니까?"
보화님과 연화심이 죄송스런 마음으로,
"죄송합니다."
문이 열리고 나서 다른 회원들이 다 들어와서 7시 45분 천안삼거리 휴게소를 떠났는데 올라오는 도중 어떻게 된거냐고 연화심한테 물으니
"ㅎㅎㅎ 보화님 간도 크시데요. 계기판을 이것 저것 조작하는데 걱정 되더라구요. 밖에서 떠는 사람을 위해서 얼른 열어 보려고 한 것이지요."
보화님도 빙그레 웃으시고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이것 저것 해도 안 되어 아는 기사한테 전화해서 해봤지만 잘 안 되데요. 갑자기 차가 움직여 무서워 죽는 줄 알았습니다. ㅎㅎㅎ"
연화심은 보화님이 전화를 하시길래 버스기사한테 하는 줄 알았는데 아는 기사 한테 했다는 소리를 듣고 놀라워 했지요. ㅎㅎㅎ
보화님과 연화심 말을 들어 보니 보화님이 어떻게든 열어 보려고 애썼는데 잘 안 되어 지인한테 물었는데 잘 안 되어 아침에 타고 갔던 기사한테도 전화 했지만 잘 안 되어 임의로 조작을 했는데 갑자기 차가 움직여 무척 놀랐다는 겁니다. 놀란 마음에 이것 저것 만져도 계속 움직이자 연화심이 다급하게
"아까 했던 것을 반대로 해 봐요."
그래서 그렇게 하니 멈췄다고 합니다.
그 순간 연화심은 이 대로 가면 충돌이 불가피하니 핸들을 돌려야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하네요. 최소한 대형사고는 면해야 한다며...
제가 그랬지요. 브레이크를 밟았어야 하는게 아니냐고 하니... 밟는 것이 세 개인데 어떤 것이 브레이크인지 알 수 없었다고 하네요. 자칫 엑셀을 밟아 급발진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차가 멈추었을 때 보화님이 버스기사에게 버스가 움직였다고 전화를 했는데 버스기사는 황당하게도
"지금 밥을 먹고 있는데 어떻게 가요."
하더랍니다. 먹던 밥도 내던지고 달려와야 할 판국에...
만약 버스가 멈추지 않았다면 심각한 사태가 야기 될 뻔한 일이었습니다. 뒷감당을 어떻게 했을지... 대형사고에 다른 피해보상, 책임소재... 아, 그렇게 되었다면 우리 향불교 카페가 존재하게 될지... 참으로 모골이 송연하고 간담이 서늘한 일이었습니다.
보화님의 한 말씀
"앞으로 남의 물건에는 절대로 손 대면 안 됩니다."
|
첫댓글 아이고, 정말 큰 일 날 뻔 했네요. 제가 다 긴장이 됩니다. 연화심님, 보화님 얼마나 놀라셨어요 그래도 당황속에서도 지혜롭게 행동하신 두 분 잘 하셨습니다. 가슴을 쓰러 내리고도 남을 일이었군요. 백우님 다행입니다. _()_
하마터면 뉴스에 나올 뻔 하였습니다. 버스가 움직이는데 어찌나 놀랐던지... 속수무책으로 일이 벌어지는구나 생각했지요. 천만다행한 일이었습니다. _()_
기사 답변도 기가 차네요
작년에 지인 몇분과 명지산인가 산 중턱에 차를 세우고 운전 하시던 분은 화장실 가시고 우린 눈밭에서 스트레칭 하는데어쩌다가 차를 힐끗 보니 차가 뒤로 미끌어져 내려가고잇더군요. 제가 차가 움직인다고 소리치자 남자분들이 차 뒤로 가서 차를 위로 밀고 운전 하시는 분이 다급하게 오셔서 차를 옮기고 가슴이 써늘해 지던 기억이...
차에 모두 다 타고 있었다면 차는
지금도 만나면 그 때 일을 이야가 하곤 한답니다
그런데 안에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히타를 틀어 놓느라 키를 꽂아두고 출입문을 닫은 관계로 이런 일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출입문은 다른 키라고 하네요. 이 키로 닫으면 안에 있는 사람이나 바깥에 있는 사람은 나올 수도 없고 들어 갈 수도 없다고 합니다. 시동이 걸려 있는 상태에서 조작을 하셨으니... 무소유님도 간담이 서늘한 경험을 하셨군요. 주차할 때는 사이드 키를 실하게 당겨야 하지요. 설 당겼다가 미끄러진 예는 참 많은 것 같습니다. 방심은 금물임니다. _()_
그 순간에는 정말 모골이 송연했습니다.
갑자기 슬금슬금오는데... 상상도 못한 일이...
아무런사고없었다니 천만다행입니다~~
결과적으로 천만다행한 일이었습니다. 불보살님의 가피라 생각합니다. _()_
아찔했겟네요 불보살님이보호하셨나보아요
그 황당함이 말도 못했죠. 그래도 정신줄 놓지 않고 대처한 두 분이 참 고맙습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