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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으로 보는 세상] 토드 니시모토 퓨전요리 전문점 ‘시안’ |
[ 매경이코노미/생활/문화,매거진 : 2004.11.10 13:50 ] |
거창하다 할지 모르지만 식당도 마찬가지다. 새로 문을 열었나 싶으면 어느새 ‘임대문의’라는 메모를 덩그러니 붙여놓는 식당. 어제는 원조 설렁탕집 오늘 은 감자탕 전문점으로 슈퍼맨 변신하듯 업종을 바꾸는 식당. 이런 식당들이 느 는 것을 보면 말이다. 최신유행의 메카 청담동에서 패션 피플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기란 더욱 힘들어 보인다. 98년 청담동 주택가에 문을 연 시안은 지난 7년동안 퓨전푸드로는 국 내 최고라는 명성을 얻고 있다. 무엇보다 주방을 책임지고 있는 일본계 미국인인 조리이사 토드 니시모토(34· 조리경력 15년)씨의 공이 크다. 그는 미국 최고의 요리사이자 퓨전음식의 창시 자 울프강 퍽에게서 음식을 배웠다. 레스토랑 전문지 자갓 서베이가 선정한 LA 최고식당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탄탄한 기본기와 실력을 갖춘 사람이 다. “밸런스가 중요합니다. 좋은 것만 섞는다고 다 맛있는 되는 것이 아니죠” 라 며 균형있는 조화를 강조한다. 여기에 재료의 맛과 성질, 색깔과 향에 대한 지 식을 갖고 섬세한 부분에 정성을 기울이면 금상첨화라고 한다. 음식에 대한 다 소 학구적인 자세와 분명한 철학이 있어 보인다. 그는 지난 7년 동안 1000여가지가 넘는 메뉴를 선보였다. 처음 일년 동안은 매 일 다른 메뉴를 내 놓았다. 어느 미식가는 한번 먹은 메뉴를 다시 먹어볼 수 없는 점이 아쉽다고 할 정도였다. 지금도 여전히 손님의 반응에 따라 자주 메 뉴를 바꾼다. 분명 천재도 이긴다는 무서운 노력파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지난 6월에는 세계의 주방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뉴 욕 록펠러 센터에서 열리는 ‘제19회 제임스 비어드 추모제’에 한국을 대표하 는 요리사로 초청된 것이다. 매년 각국의 세계적인 요리사들이 초청돼 음식을 선보이고 수익금은 끼니를 굶는 시민들에게 돌려주는 행사다. 입맛 까다로운 뉴요커들에게 선보인 음식은 ‘고추장과 매실로 매콤하게 버무린 참치회’다. 지금 시안에서 맛볼 수 있다. 바삭하게 구운 밥에 매콤하게 맛을 낸 참치를 올렸다. 물컹한 참치회와 바삭하 게 구운 연밥의 대비되는 질감이 좋다. 한국적인 매운맛을 일본식 신선함과 프 랑스식 세련된 고소함에 믹스했다. 부드러운 자극! 사랑스러운 매콤함이 이랄 까. 최근 시안의 메뉴를 보면 한국식과 서양식을 퓨전한 것들이 눈에 띈다. 평소에 도 한국식을 좋아한다는 니시모토씨가 한국적인 것에 새로운 감각을 보태 만든 스타일이다. 고추와 된장을 기발하게 활용하고 있다. 불고기 춘권, 매콤한 된 장소스의 관자 샐러드, 고추소스의 쇠고기 립아이가 그렇다. 그의 음식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과 인정을 받는다. 좋은 재료를 써서, 운이 좋아서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다. 하지만 그보다 분명한 것은 남다른 노력과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연락처: 02-512-1998 ·메뉴: 치커리샐러드와 구운 주먹밥을 곁들인 매콤한 참치회 1만7300원, 매콤 한 된장 비니그렛소스의 관자 샐러드 1만6700원, 타이식 국수와 왕새우 대하구 이 3만4300원 등 ·위치: 청당동 M-net건물 뒤 ·주차: 발렛주차 가능 <이유진 음식칼럼니스트> <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