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호선 종로3가역 환승 구간에는 책을 구입할 수 있는 행복문고가, 7호선 청담역 승강장에는 각 지역의 농‧특산물이 모여 있는 행복장터열차가 있고, 8호선 복정역에는 수납공간이 없어 고민인 물건을 보관할 수 있는 행복다락방이 있습니다. 또한 주말과 방학을 이용해 아이들이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곤충, 파충류 체험 박람회가 6호선 신당역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5,6,7,8호선 지하철 역사 내에서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든 미다스의 손, 물류사업단을 소개합니다.
2008년 12월 서울도시철도공사 물류사업단이 꾸려졌습니다. 여객운송 서비스 이외에 지하철 인프라를 이용하여 고객에게 더 제공할 수 있는 것이 없을까 하는 고민의 결과였습니다.
농민들과 함께 땀 흘린 5678행복장터
물류사업단은 공공기관 앞마당에서 열리는 직거래장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행복장터를 기획했습니다. 팀별로 유동인구가 많은 역을 체크하여 공간을 조사하고, 지자체와 수차례 통화하여 참여할 농민들을 모셔오고, 시범장터를 열어 성공여부를 테스트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우리공사는 장터를 마련해주고 지자체는 차량과 택배비를 지원하고 농민은 직접 판매를 맡는 농․특산물직거래장터인 ‘5678행복장터’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물류사업단 직원들은 농민들과 함께 계단을 오르내리며 물건을 나르고, 장터를 꾸렸습니다. 영업이 끝나면 물건들을 다시 창고로 옮기는 것까지 행복장터의 시작과 끝을 늘 함께 했습니다. 매출이 부진한 장터는 다른 장소로 옮겨주기도 하고 물품보관과 운반 차량을 위해 본사와 차량기지를 사용토록 했습니다. 또 장터를 위해 서울로 올라오신 농민 분들의 편의를 위해 잘 곳을 마련해 드리기도 했습니다. 행복장터에는 2010년 10월까지 50여개의 지자체가 참여해 농가매출 150억을 달성했고 ‘서울시창의경영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휴일에도 나와 책을 날랐던 5678행복문고
행복문고를 만드는 데에는 공간 확보가 문제였습니다. 대부분의 장소는 이미 상가로 들어갔고, 비어있는 공간도 공사가 예정된 곳들뿐이었습니다. 결국 적당한 장소를 찾아 소방 설비물과 전기배전반 등 지장물을 정리하여 공간을 확보해 영등포구청역점을 시작으로 9개의 ‘5678행복문고’가 문을 열었습니다.
일반서점과 달리 지하 깊숙한 환승통로에 위치하다 보니 지상과 바로 연결된 엘리베이터가 없어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계단을 세 번 갈아타며 책을 받아 서점까지 이동해야 하는 어려움도 따랐습니다.
이러한 힘든 작업 때문에 운영 초기에는 아르바이트 직원들도 자주 그만두었고, 그때마다 업무의 공백을 막기 위해 물류사업단 직원들이 나와 야간, 휴일 없이 도왔습니다. 물류사업단은 책을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헌 책을 교환하는 북-크로싱, 독서낭독회, 저자와의 대화 등의 행사를 마련하여 행복문고가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고 ‘서울시창의경영최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
물집에 몸살까지 나면서 만든 5678행복다락방
행복다락방은 심도가 깊어 상가 조성 등 공간 활용이 어려운 역사 내 여유 공간을 시민고객들을 위해 사용하고자 만든 신개념 물품보관서비스입니다.
물류사업단은 행복다락방 조성을 위해 먼저 148개 전 역사를 대상으로 유휴공간을 파악하고, 쓰지 않는 캐비닛과 옷장, 이불장을 재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차량을 배정받아 물건들을 나르는 일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직원들의 손에는 물집이 생기고 몇몇 직원들은 몸살에 걸리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직원들의 노력 덕분에 행복다락방은 멋지게 완성되었습니다. 시민고객들의 반응도 매우 좋아 7개소의 보관함형 행복다락방의 경우 점유율이 100%에 달했고 ‘서울시창의경영장려상’을 수상했습니다.
장소 찾아 삼만 리를 헤맸던 곤충, 파충류 체험 박람회
신당역 곤충, 파충류 체험 박람회는 자라나는 아이들이 살아있는 생물들을 직접 만지고 체험하며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살아있는 생물들을 지하철 역사 내에서 보여준다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았습니다. 어린이들만 오더라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시내 중심가 쪽 환승이 편한 역이어야 했고, 승객 동선에 지장을 주지 않는 300평 규모의 빈 공간을 찾아야 했습니다. 시내 20개 역을 직접 돌아다니며 박람회가 열릴 수 있는 장소를 조사했고 마침내 320평의 신당역 대합실을 찾았습니다. 박람회 준비는 이제부터 시작이었습니다. 뱀, 풍뎅이, 금붕어, 토끼, 미니돼지 등 생물들을 직접 손으로 만지는 행사이기 때문에 손을 씻을 수 있는 수도시설이 더 필요했고, 박람회 기간 중 화장실 및 주차장 공간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주변 학교와 상가에 협조를 구해야 했습니다. 물류사업단의 각고의 노력 끝에 문을 연 박람회에는 현재까지 어린이, 학부모 등 많은 관람객이 방문해 주셨고 “소중한 경험과 추억을 쌓았다”는 후기를 남겨주고 계십니다.
물류사업단 워크샵 단체사진
물류사업단은 행복장터와 행복문고, 행복다락방, 신당역 곤충‧파충류 박람회 운영을 통해 시민고객에게 행복과 추억을 선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방송과 각종언론 그리고 시민고객들은 칭찬과 격려의 말들로 물류사업단에게 힘을 북돋아 주었습니다.
오늘도 물류사업단은 이러한 응원에 힘입어 시민고객들을 위한 새로운 서비스 개발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칭찬 글
“장터를 마련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도시 소비자분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판매도 아주 잘 되어 어려운 농가 살림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현재 살고 있는 빌라에서 다른 곳으로 이사할 예정인데 새 집을 구하는 동안 이삿짐을 보관할 장소를 찾고 있었습니다. 지하철을 이용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홍보포스터를 보고 행복다락방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제 고민을 해결해 주신 도시철도공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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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황태희 인턴기자, 사진 물류사업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