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기행(1)인천공항에서 나리타공항으로
나에게 있어서 여행을 떠나기 전에 공통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은 잠을 설친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여행처럼 특별한 경우는 더 그랬다. 5시 30분에 만나기로 했기에 세면을 하기 위한 최소한의 시간을 보면 한 시간 전에는 일어나야만 했다. 휴대전화에 모닝콜 기능을 설정을 한 후 잠자리에 들었었는데 세 번이나 눈이 떴고 4시가 넘은 후에는 아예 잠자리에서 일어나서 아내가 챙겨준 가방을 다시 한번 점검을 하고 아들과 함께 다른 식구들의 배웅을 받으면서 밖으로 나갔다.
엘리베이터에 여행가방을 밀고 들어갈 때 여행을 간다는 실감이 들었다. 함께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직장의 동료들이라 부담이 가지 않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그렇지 않은 면도 있었다. 때 마침 추위가 몰아닥친 때라 아파트 광장에 나섰을 때 추위가 온몸으로 달려드는 것을 느꼈다. 모이기로 한 장소에 도착을 했으나 아무도 우리들 앞에 오지 않았고 5분 정도가 지나자 일행들이 모였고 우리들을 인천공항으로 태워줄 버스가 도착했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자리를 잡았다. 모두 설레는 모습이었다. 특히 초등학생들의 모습은 흥분 그 자체였다.
겨울이 진한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어둠이 가득한 대지를 달리는 기분도 괜찮았고 가슴 속 깊이 파고드는 여행에 대한 기대에 설레는 가슴을 어찌 할 수 없었다. 새벽을 달려 서해안고속도로에 진입을 했고 다시 한참 달린 후에 우리들은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서 H휴게소에 닿았다. 휴게소에서 육개장으로 식사를 한 후 커피 한잔을 마신 후 다시 버스에 올랐다. 한참을 달려 8시쯤 버스는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여행사의 가이드와 약속한 곳에 도착하자 여자 가이드가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우리들은 가이드가 건네주는 입 출국 카드를 작성했고 비행기 티켓을 받았다.
그 이후로 우리들은 긴 줄에 익숙해져야만 했다. 수속을 하는 동안 세 번 길게 줄을 서야만 했고 그 때마다 여행을 하는 사람들 틈에서 그것이 익숙해지는 연습을 하고 있다고 생각을 했다. 먼저 S은행에서 일본 화폐인 엔화로 환전을 했다. 공항은 여행을 하려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그래서 수속을 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세관을 통과하고 보안검사를 받았다. 문제는 보안이 강화되어 신발까지 벗는 일이 발생했다는 일이었는데 몇 년 전 싱가포르에 다녀올 때와 비교가 되었는데 이라크 전쟁의 여파라는 얘기를 듣고 웃음을 흘렸다. 마지막으로 출국심사를 받고 출국 신고 서를 제출하고 도장을 드디어 출국장으로 들어섰다.
비행기 이륙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면세점을 그냥 지나쳐 8번 게이트를 통과했다. 입구에는 여승무원들이 미소를 띄고 우리들을 맞고 있었고 나도 간단한 인사를 나누었다. 서울(인천 국제공항)발 토교(나리타 국제공항)행 아시아나 항공 OZ 102편 44H가 나를 위한 좌석번호였다. 운이 좋아서 그랬는지 나의 바램대로 좌석이 창문 바로 옆이었다. 입구에서 얻어온 일간 신문을 챙기자 안전벨트를 하라는 방송이 흘러나왔고 나는 재빨리 착용했다. 잠시 후 비행기가 활주로로 이동을 했고 드디어 하늘로 솟아올랐다. 잠시 후 비행기가 안정되자 기내의 불이 들어왔고 안전벨트를 풀어도 좋다는 방송이 나왔다.
잠시 후 평소보다는 훨씬 이른 점심식사를 하게되었다. 기내식이 제공되는데 아구찜이라고 했는데 우리들이 음식점에서 먹던 것과는 달랐다. 아구를 잘게 잘라서 익히고 소스를 덮은 요리였는데 약간은 느끼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식사를 하면서 주스를 마셨고 커피로 마무리를 하며 식사를 마쳤다. 비행기의 좁은 창문을 통해서 햇빛이 눈부시게 내렸지만 비행기가 구름 위로 날기 때문에 비행기 아래의 많은 구름으로 인해서 지상이 보이지 않았다.
12시 20분이 넘어가면서 비행기가 일본의 나리타공항에 착륙하였다. 간단한 입국수속을 한 후에 공항을 빠져 나왔는데 내가 일본에서는 외국인이 되어있는 것이 당연하지만 이제 완전히 외국에 왔다는 실감이 들었다. 일본인들은 그저 간단하게 심사대를 지나가고 있었지만 한꺼번에 많은 승객이 몰려서인지 우리들은 십분 이상을 기다려야만 했는데 그 곳에서 새로운 줄서기에 대해서 익혀야만 했다. 즉 한 줄로 서서 기다리다가 한 곳이 빈 수속창구
가 있을 때 그 곳에서 수속을 하도록 하는 것인데 일본의 거의 모든 부분에서 일반화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 나라에서는 각 창구마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이 보통인데 그 것이 더 합리적인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수속을 하는데 삼십 분 정도를 보낸 후 공항 밖으로 나왔다. 이미 관광회사의 스케줄대로 움직이고 있는 우리들은 소형 관광버스에 몸을 실었다. 삼십대 중반의 운전사는 웃으며 우리들을 맞았는데 그의 이름이 이와이라고 했다. 원래는 고쿄의 관문으로 하네다 공항을 사용했는데 항공물량의 폭주로 말미암아 나리타공항을 건설했다고 하는데 청사를 두 개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 나라도 김포공항이 좁아서 인천공항을 건설한 것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버스에 올라타면서 나는 한국과는 다른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 나라의 버스는 왼쪽에 운전석이 있는데 일본은 반대로 오른쪽에 운전석이 있었고 그에 따라서 도로주행을 하는 자동차들로 우리 나라와는 반대로 자동차를 운행하고 있었다. 우리 나라에서 자동차를 운행하다가 일본에 오면 처음엔 당황하리라 생각이 되었다.
가이드는 일본의 교통에 대해서 안내를 해주었다. 우리 나라는 자전거 도로가 따로 있는 곳이 있는데 일본에서는 보행자 도로에 자전거가 다닌다고 했고 그래서 자전거가 지나가는 길을 내놓고 걸어가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렇지 않으면 사고가 날 수 있다는 말을 들었고 실제로 사고가 일어나기도 한다고 했다.
여행을 시작하면서 가이드의 주의사항전달이 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무엇보다도 여권관리를 잘 해야한다는 말을 했고 여권을 분실하면 다른 일행보다 늦게 그리고 그럴 경우에는 자신이 항공비를 지불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호텔에서 생수를 제공해주지 않기 때문에 미리 준비를 하거나 수돗물을 끓여서 마실 수 있다고 했다. 싱가포르나 태국에서는 최소한도 생수를 제공해 주었으나 물가가 높기 때문인지 아니면 일본의 수돗물에 대한 자신감 때문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 다음에는 일본의 화폐제도에 대해서 설명을 들었다.
1000엔 권부터 10,000엔 권도 있고 10,000엔은 우리 나라 돈으로 환산을 하면 11만원이 넘는 것을 이미 환전을 할 때 알 수 있었는데 고액권이라고 생각을 했지만 사실 일본의 물가가 비싸기 때문에 이해가 갔다. 가이드는 일본은 우리 나라 물가의 두 배 정도라고 했다. 즉 생수 한 병이 한국에서는 500원이면 살 수 있는데 일본에서는 1,200엔을 주어야 하니 한국 돈으로 환산을 하면 1,400원 가까이 되니 경우에 따라서는 우리 나라의 물가보다 세 배가 되
는 것도 있다고 했다. 물론 싼 것도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사실 그런 물건을 발견하기는 '하늘에서 별 따기'라고 말했다. 그리고 중요한 것 한가지가 소비세를 내야 되는데 거의 모든 물건을 살 때 그 가격 외에 5%에 해당하는 세금을 내야 한다고 했다. 정가표에 100엔 이라면 105엔을 지불해야 한다고 하니 쉽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 밖에도 여행 중에 서로 지켜야 할 이야기를 들으면서 여행을 하는 동안 그 부분이 여행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다고 생각을 했다.
첫댓글 선생님 일본 여행 벌써 다녀오셨군요. 어떻게 즐거운 여행되셨는지요. 시간나는 대로 여행기를 읽어야겠습니다
서영님 염려덕분에 잘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일본 여행을 하면서 많은 것을 생각해보았답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와~ 이병헌 선생님! 이 글 쓰시기 까지 ......대단하십니다. 이병헌 선생님의 글 속으로 일본 여행 떠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