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고 푸른 가을하늘에 기분이 좋아지는 오후,
대자봉의 김명희회장님.이지혜부회장님.양임옥선생님,박윤이선생님과 태화복지관 심혜정선생님, 대치2 동사무소 이중식주임님과 함께 수서에 사시는 김양자 할머님댁을 찾아갔다.
난생 처음,부모님 친척분이 아닌 다른 어르신의 생신을 축하해 드리러 간다는 게 조금은 어색하고 낯설은 마음과 가서 어찌해야 하나, 표정은 어찌 지어야하나,무슨 말씀을 드려야 하나 등등 설레임과 두려움 조금은 복잡한 마음을 안고 출발했다.
그러나,
나의 우려는 할머님의 호탕하시고 시원시원하신 모습을 뵙자마자 연기처럼 사라져버렸다.
우리를 하루종일 기다리시다가 잠시 외출하셨다는 할머님, 우리는 겨우 2~3분을 기다렸을 뿐인데 할머님은 연신 미안하다며 어쩔줄을 몰라하셨다..
걸걸하신 목소리와 크신 키는 사뭇 대장부다왔고 말씀중에 섞인 유머와 재치있는 말 솜씨에 우리는 압도당했다..
양임옥선생님께서 정성스레 준비한 케이크와 선물을 상에 차려 드리고 생신축하노래를 불러드리니 할머님의 눈시울이 붉어지셨다..한사코 생신상을 받을 자격이 없다며 자리에도 앉질 않으시려했다...
그런 할머님의 눈물에서 외로움과 사람에대한, 아드님에대한 그리움을 읽을 수 있었다...
엄마는 여자보다 강하다고 했던가..
먹고사는게 너무 힘들게 느껴져 좌절 할때도 자식들을 위해서 이를 악물고 앞만보고 달려오셨다는 할머님...결국 아들을 먼저 저 세상으로 보내며 "어서 편히 가라고....다음에는 좋은 부모,돈 많은 부모 만나 잘 살으라" 말씀하셨다 했을 때는 할머니 맘 속에 맺힌 한과 아들에 대한 그리움이 느껴져 모두 가슴아파했다.
우리가 아이들과 오붓한 저녁시간을 보낼때 홀로TV를 벗삼아 어두운 방안에 계실 할머니를 생각하니
가슴 한끝이 저려온다..
그래도 김양자 할머님은 씩씩하셨다..
잘못된 일을 보면 참지 못해 할말은 해야하시고, 인기도 많으셔서 동네"큰언니"라 불리신다했다.
베란다에 싱싱하고 푸르게 잘 키워 놓으신 화초들은 아마도 할머니의 사랑을 먹고 자란게 아닌가 싶다..
작은 거에 감사해 하셨고 알뜰하셨고 정이 많으셨다..
우리를 대접해 주시려고 팔뚝에 급하게 자장면집 전화번호를 써 놓으신 분..
우리가 발견하자마자 쑥쓰러워 하시며 소녀처럼 얼굴이 빨개지시기도 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우리는 그렇게 웃고 떠들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
헤어짐을 아쉬어하고 무언가 대접하고 싶어하시는 할머님께 회장님께서 다음에 된장찌개를 먹고 싶다 부탁하셨다..
웬지 할머님이 끓여주시는 된장찌개는 재료가 적게들어가도 구수하고 할머니가 살아오신 인생의 깊은 맛이 묻어날 거 같았다..
강남지역의 소외된 분들을 위해 애쓰시고 크고 작은 일을 준비하고 챙기시는 대자봉의 여러 선생님들. 천사같이 예쁜 복지사님. 넉넉한 마음으로 함께 해주시는 주임님이 바로 행복 전도사가 아닌가 싶다..
오늘 함께 해주신 여러분 사랑해요^^
첫댓글 Bespharm님의 사랑의 마음이 절절이 우러나오는 글이네요...
나도 bespharm을 비롯한 함꼐 해주신 별똥별, 니콜, Champ님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우왕.. 함께 하고싶었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았네요~~~~ 다녀오신 후기를 읽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함께 해서 좋았는데 이런 멋진 글솜씨까지......
앞으로 또 이렇게 함께할 시간들이 많아지길 기대합니다..
감사해요^*^
오호~~글솜씨가 보통이 아니시네요~^^그날 일을 너무 생생하게 잘 써 주셨네요.^^
함께할 수 있어서 더 행복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