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무분규 타령은 '타령'으로 끝이난 이 마당에
무분규를 부르짖던 회사측 본관의 메아리도, 조중동을 비롯한 울산지역 한나라당 찌라시 신문들도 내일(3일)부터는 '무분규 타령'을 접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오늘(2일)부터 2008년 금속노조의 전국 총파업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회사측과 수구꼴통 언론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현대자동차 조합원의 정서를 들먹이며 파업반대를 외쳐왔다. 그러나 현장 조합원들은 투표자 대비 75%, 재적대비 68%가 넘는 찬성으로 파업을 결의했다. 그럼에도 그들은 '조합원 정서'를 포기하지 않는다. 악착같이 조합원 정서에 메달리며 파업 파괴를 위해 발악을 하고있다.
지금 그들이 조합원 정서를 자극하고 있는 것은 "현대차만 파업한다"는 것이다.
어찌보면 이것은 금속노조 정갑득 위원장부터 자초한 일인지도 모른다. 지난번 울산공장에서 출정식이 열렸고 나도 조합원 대중 중의 한명으로 그 자리에 참여해있었다. 15만 금속노조의 수장인 정갑득 위원장님이 마이크를 들고 하시는 말씀 중 "현대자동차만 앞세우는 파업은 안하겠습니다" 이렇게 외쳤다. 그것은 뒤집어서 들어보면 지금까지 현대자동차노조(지부)만 앞장세운 파업을 해왔다는 것이 아닌가? 조합원 입장에서 들으면 얼마나 황당한가?
자본은 그리고 그들의 앞잡이 들은 호시탐탐 현대차지부 죽이기에 혈안이되어 설치고있음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안다. 그런데 그들에게 또다른 명분을 만들어주고 있지나 않은지? 회사는 '함께가는 길'이라는 찌라시를 통해서 아예 노골적으로 노조의 파업을 방해하고, 폄훼하고, 이간질에 나서고있다. 그들은 드러내놓고 "현대자동차만 파업한다"고 외치고 있다.
지역의 한나라당 찌라시만도 못한 신문들은 사설까지 동원해서 "대우차, 쌍용차는 파업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현대차 노조만 앞장서는 파업이 된다면 상당수 조합원들과 울산지역 여론이 등을 돌린다"는 식으로 개거품을 물고있다.
15만 금속노조의 조합원으로서 노동조합의 파업 방침에 따라서 충실하게 실천하는것은 자랑스런 노동자의 길이다. 그런데 왜 그 길에 나서는 발걸음이 당당하지 못하겠는가? 현대차 만의 파업이 아니라 현대차지부 보다 훨씬더 열악한 중소영세 사업장 조합원들도 15만 금속노조의 지침에 따라 힘차게 파업대오에 나서고 있음을 똑똑히 명심하자. 쌍용차는 이미 주간조가 대부분 휴가중인 상태다. 우리 스스로가 자본의 논리에 빠져서 조합원 앞에 변명을 늘어놓거나 돌아서 가려 한다면 자본과 그들의 앞잡이들은 더욱더 교활하게 우리 내부를 갈라치며 덤벼들 것이다.
"현대차노조는 작금의 정치파업 따위에 편승하지마라"(6/19 경상일보사설), "노조는 특근이 근무외의 시간이기 때문에 파업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그건 법적인 잣대를 떠나 말장난에 불과하다"(7/2 경상일보 사설)
이런 사가지 없는 헛소리를 아무런 꺼리낌없이 휘갈기는 작자들이 우리와 같은 시기 같은 지역, 같은 하늘 밑에 살고있음을 생각 한다면 어찌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겠는가. 우리 스스로가 더욱더 단련되지 못하고 자본의 공세에 흔들린다면 우리는 우리를 인간답게 보호하고 있는 마지막 보루인 민주노조조차 지키지 못할 것이다.
파업을 파괴하기 위해 연초부터 그렇게 불러왔던 자본과 그들 앞잡이들의 '무분규 타령'은 그야말로 그들만의 '타령'으로 끝이 났다. 이제 새롭게 시작되는 그들의 분열책동에 흔들리지말고 당당하게 우리의 길을 가자.
대통령이 바뀌고, 미국산 미친소고기 문제로 온 국민들을 미치도록 만들더니, 그 대통령의 하수인들은 우리들의 집회도, 파업도, 특근거부도 모조리 "불법"으로 몰아가면서 이제 "불법타령"을 염불처럼 외고있다.
지금 우리가 더욱더 강고한 자세로, 더욱더 높은 결의로, 더욱더 강고한 파업투쟁으로 나아가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음을 생각하게 한다.
08년7월2일(파업시간에 맞춰서)
(민노회 홈페이지에 올렸던 글입니다. 그런데 자본과 꼴통 언론은 "이번 파업이 정치파업이라 임금은 '무분규'로 타결할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희얀한 궤변을 늘어놓고 있네요. 아직도 무분규 타령을 읊조일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