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빈뇨
보통 사람은 낮에는 대체로 대여섯 차례씩 소변이 마려워 화장실을 찾지만 밤에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자다가 화장실을 찾는 일이 없다. 이것은 수면 중에는 대뇌에서 소변을 만들지 못하도록 하는 항이뇨호르몬이 생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령이 되면 뇌에서 항이뇨호르몬 생산이 감소하기 때문에 밤에 소변생산량이 증가하여 건강한 노인이라도 수면중에 화장실을 찾을 수 있다. 그렇다면 하룻밤에 몇번 화장실을 찾는 것을 정상으로 보며, 몇번 이상이면 비정상이라고 해야 하는가? 야간빈뇨의 정의는 확실하게 정립되어 있지 않으나 일반적으로 수면 중에 소변을 보기 위해 두 번 이상 일어나는 경우를 뜻한다.
야간빈뇨는 수면시간을 감소시키고, 일단 잠이 깨이면 다시 쉽게 잠들 수 없으며 얕은 잠을 자게되므로 수면부족으로 낮에 심하게 졸릴 수 있고 피곤을 느끼며, 집중력이 떨어지고 근육의 경직현상 등이 나타난다. 야간빈뇨 환자들 특히 노인들은 소변줄기가 가늘고 약하며 소변이 마려우면 급하고 소변을 지리는 등의 배뇨장애 증상을 동반하는데 늙으면 그러려니 하고 그냥 지내는 남자들이 많다. 또 여자들은 이러한 증상을 노화나 출산, 그리고 단순히 여자이기 때문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남자에서 야간빈뇨의 가장 흔한 원인은 전립선비대증이다. 그러나 취침전 과다한 수분섭취와 이뇨제, 커피, 녹차, 홍차, 술, 등의 약물이나 잘못된 식이섭취에 의해서도 야간빈뇨가 흔히 일어난다.
야간빈뇨의 발생빈도는 나이가 증가할수록 남녀 모두에서 증가한다. 60세 이상의 건강한 남성의 경우 65%가 야간의 수면중에 소변이 마려워 화장실을 찾으며, 25%는 2회 이상 찾고, 여성의 경우 63%가 야간배뇨를 하며 24%가 2회 이상 야간에 화장실을 찾는다. 즉, 야간빈뇨는 성별에 따른 차이는 보이지 않으며 나이 60세가 지나면 세사람 중 2명 꼴로 밤에 자다가 소변이 마려워 화장실을 찾게되고, 4사람중 1명은 2회 이상 찾게되는 야간빈뇨 환자인 셈이다.
국내 조사에서 야간빈뇨 때문에 생활에 불편을 느끼는지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전혀 불편하지 않다”와 “약간 불편하다”는 대답이 전체의 94.6%로 “다소 혹은 매우 불편하다”의 5.4%에 비해 절대적으로 많아 야간빈뇨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도가 의외로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조사에 의하면 삶의 질 변화에 가장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는 증상들은 야간빈뇨, 주간빈뇨, 급박뇨 등의 방광자극증상으로 1차례 이상 야간빈뇨가 있는 사람들 중에서 30%가 이로 인하여 불편하다고 한다.
야간빈뇨는 방광근육이 과민하여(과활동성 방광) 방광에 소변이 충만되지도 않았는데 단순히 소변이 마려워 일어는 경우도 있고 실제로 소변이 많이 생성되어 방광이 충만되어 소변이 마려운 야간다뇨의 경우도 있다. 전자의 경우에는 막상 소변이 마려워 화장실을 찾아도 나오는 소변의 양을 100-200 cc에 불과한 반면, 후자의 경우는 소변량이 300-400 cc이 된다. 그러므로 야간빈뇨 환자는 24시간 동안 소변을 본 시간과 그때 소변량이 몇 cc 였는지 측정하여 3-4일 동안의 배뇨일지를 작성해보면 야간빈뇨가 과활동성 방광에 의한 것인지, 야간다뇨에 의한 것인지를 알 수 있다. 야간 소변량은 아침 첫 배뇨량을 포함하여 야간의 수면중에 배뇨한 소변량을 합친 것이다. 야간다뇨는 야간 배뇨량이 24시간 배뇨량의 35% 이상인 경우를 의미한다.
야간다뇨증은 항이뇨호르몬 생산의 감소에 기인하지만 수면중 무호흡증, 당뇨병이나 신경안정제 계통의 약물섭취로 수분섭취가 증가하면 이차적으로 생길 수 있다. 또 울혈성 심부전, 하지의 정맥질환, 염분 과다섭취, 혈중 알부민부족, 신증후군 등이 있을 때는 수분이 하지에 축적되어 있다가 취침시 누우면 심장으로 가는 혈류량이 증가하므로 자연히 신장으로 가는 혈류량이 증가하여 야간의 소변 생산량이 증가하게 된다. 과할동성 방광의 원인으로는 남성의 경우 전립선비대증이 가장 흔한 원인이며, 여성의 경우 불안정 방광이나 만성 방광염이 있을 때 흔히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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