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 제212부 단독에서 진행 중인 예금반환 재심사건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원고 박흥식 씨는 2002년 6월 27일 선고되어 확정된 2000가단322183 판결에 대해 재심을 청구했다.
그는 동일한 사실관계에 대해 서로 다른 결론을 내린 판결이 존재한다는 점과, 당시 제출되지 못했던 중요한 증거가 새롭게 발견되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1991년 성한종합건설 계좌로 지급된 7,000만 원을 둘러싼 법적 해석이다.
서울지방법원은 1998년 11월 24일 선고한 96나49024 판결(대법원 1999년 4월 13일 확정, 99다1604)에서 김금순 명의 예금은 특정 어음 결제용으로 제한된 것이 아니라 일반예금 성격을 가진다고 판시했다. 제일은행의 부도처리와 거래정지처분은 위법하다고도 판단했다.
그러나 2002년 6월 27일 선고된 2000가단322183 판결에서는 같은 예금거래를 두고 “예금청구권은 만능기계 주식회사에 귀속된다”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동일한 사실관계에 대해 상반된 결론이 내려진 것이다.
박 씨는 이를 “모순된 확정판결”로 규정하며,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10호에 따른 재심사유를 주장하고 있다.
동시에 그는 성한종합건설의 통장과 예금거래신청서를 은행에 보관시켜 둔 사실을 강조하며, 해당 자금은 성한종합건설이 양도한 채권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공사를 수행하면서 발생한 공사비 대금의 회수 성격이라고 주장한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예금거래신청서, 예금거래명세표, 변론조서 및 속기록을 새롭게 증거로 제출했다. 이는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8호의 “중요한 증거의 발견”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법리적으로는 ‘양도설’과 ‘위임설’이 맞서고 있다. 기존 판결은 성한종합건설이 채권을 양도한 것으로 보고 회사 귀속으로 판단했지만, 원고 측은 성한종합건설은 단순히 지급 절차를 위임받아 처리했을 뿐이며 자금은 원고 개인에게 귀속된다고 주장한다.
이번 재심은 단순한 사실관계 다툼을 넘어, 확정판결의 안정성과 정의 실현 사이의 균형을 시험하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법원이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여 판결을 취소할지, 아니면 기존 판결을 유지할지는 향후 재심 절차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PROCESS뉴스] 마경언 기자, 설선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