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차 아지와 함께 첫눈을 맞이한 내동산 산행
산행지 : 내동산(887.4m)
산행일시 : 2007년 12월 6일 목요일 흐림 13:50-15:30
위치 : 전북 진안군, 백운면,마령면, 성수면
참여 : 손준기 교장, 김영식 교감, 전귀옥, 김을수, 김자미, 김지선,
최성복, 이복재, 권양택, 한태순, 김용수, 김수영(12명)
드디어 12월을 맞아 98차 산행지는 그동안 벼르고 별러 왔던 내동산으
로 가는데 모처럼 주행 산행이라 기말고사 둘째 날 시험 감독하면서부
터 틈틈이 창문 밖을 쳐다보니 날씨가 그런 대로 괜찮아 조바심이 가라
앉으며 설렘이 앞서만 간다.
일기예보상으론 비가 온다고 하여 모처럼의 주행산행 계획이 차질이
생길까 하여 자꾸만 창밖을 응시했던 것이다.
3교시 시험을 마치고 부랴부랴 보온병에 물을 가득 채워 집합지에 나서
니 하늬뫼 생활부장이신 이복재 선생이 벌써 카운터 다운에 들어간다.
전귀옥, 김용수, 이승규 선생차로 분승하여 우선 김자미 선생이 예약해
놓은 굴밥집에 들어서니 식사준비가 되어 있어 굴밥 식사를 하는데 비
빔이 아니라 국밥이다.
맛이 담백하고 시원한데 한 가지 걱정이 국밥인지라 소화가 빨리 되어
배가 고플까 걱정이 되는데 다행히 각자 보온병을 준비하여 왔기에 라
면으로 간식을 하면 해결될 것 같아 전귀옥 선생은 라면 한 상자를 사
가지고 온다.
마침 김을수 선생을 약속된 장소에서 만나 바삐 서둘러 가다보니 1
차 만남지를 정하지 않고 그냥 관촌 분기점에서 기다리는데 다행히도
김용수 선생 차가 바로 뒤따라오기에 무조건 백운 쪽으로 가는데 한참
동안 달려 백운면사무소 앞에서 선두 차를 기다리는데 나타나질 않아
전화를 해 보니 다시 후진하여 덕현리 윤기마을 쪽으로 오라고 하여 이
정표를 따라 가니 선두차가 우릴 반갑게 맞아드리며 동산마을 노인회
관 앞으로 데리고 가기에 주차하고 각자 간식을 배급받아 나서기 시작
하는데 동쪽으로 덕태산, 선각산 산마루가 하얀 분으로 단장을 하고 자
태를 뽐내고 있다.
동산마을을 지나 가파른 임도로 오르는데 양측의 송림이 초겨울의 운
치를 자아낸다.
15분쯤 가파르고 질퍽거리는 임도를 따라 가니 깎아지른 암벽과 내동
폭포 아래에 자리잡고 있는 약수암이 나온다.
갈수기라 물은 없지만 유수량이 많은 여름철이면 飛流直下 하는 장관
을 연출한다 하니 언제 여름 장마가 끝날 무렵에 다시 한 번 와 이 장관
을 꼭 보고야 말리라.
내동산에 얽힌 전설로는 이 부근에서 기골이 장대한 장수가 태어났는
데 누군가에 의해 죽임을 당하자 이 산에서 백말이 울면서 뛰어 왔다 해
서 白馬山으로 불렸다는 이야기가 전해 오는데 그 백마는 어디 가고 없
고 우리 앞엔 순돌이처럼 생긴 강아지 한 마리가 나타나기에 권양 선생
이 간식으로 배급받은 초콜렛을 주니 맛있게 먹고 계속 우리 뒤를 따르
기 시작하기에 쫓아내어도 계속 뒤따른다.
우린 즉석에서 ‘아지’란 이름을 지어주며 우리 일행이 귀여워 해 주며
먹을 것을 주니 꼬리를 살랑살랑 예쁘게 흔들며 가파르기만 한 산행로
를 가볍게 따라 오는 것을 보고 이승규 선생은
“저 아지란 놈은 4륜구동인지라 눈밭 길도 미끄러지지 않고 잘도 오른
다.”
라는 조크를 던지기에 우리는 포복절도하며 재치 있는 조크에 감탄을
했다.
역시 이승규 선생이 저력을 유감 없이 발휘한다.
우리는 이승규 선생에게 이렇게 반문하였다.
“저 아지란 놈은 4륜이고 우린 2륜이면서 전륜인데 저 뒤에 오시는 두
분은 몇 륜인가요?
물으니
“아! 저 뒤쳐진 두 분은 후륜 구동이라 높은 곳을 잘 오르지 못 하는 거
에요.”
라고 답하기에 아주 명답이라고 응수하며 실컷 웃었다.
점점 정상이 가까워지면서 산에 쌓인 눈 두께가 두꺼워진다.
다행히도 사람들이 다니질 않아 눈이 다져지지 않아 미끄러워지지 않
아 다행이지만 그래도 조심스럽게 한 발짝씩 옮기는데 ‘아지’란 놈은 험
한 오르막길을 오르는데도 혀를 빼지도 않고 가볍게 잘 달린다.
정말이지 4륜구동이란 말이 그렇게 잘 어울리는 말이다.
드디어 정상에 80분만에 오르니 삼각점이 있고, 사위의 조망이 탁 트여
서 동으로는 백운 들녁과 북으로는 북덕유, 마이산, 북동으로는 진안
성수산, 동으로는 백발인 덕태산, 선각산, 팔공산, 남으로는 임실 고덕
산이 다가온다.
우린 내동산 표지판 앞에서 ‘아지’와 함께 하얀 눈이 간간이 뿌리는 중
에 기념촬영을 마치고 준비해온 보온병의 뜨거운 물을 부어 컵라면을
먹는데 그렇게 맛 있을 수 없다.
우리 ‘아지’에게도 라면을 주는데 라면은 먹질 않는다.
그저 초콜렛만 먹기에 여기저기서 초콜렛을 꺼내어 먹여주니 잘 먹는
다.
김을수 선생은 오늘 참석하지 못했으면 크게 후회할 뻔했다며 아주 흡
족해 한다.
내동산의 유래가 참 흥미롭다.
<전북산수>의 말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원래 백마산이었으나 일제 강점기에 정상인 깃대봉에 깃대를 꽂아놓고
주변 지형을 측량하면서 내동산이라고 고쳐진 이름이라고 한다.
내동산의 북쪽에 자리잡고 있는 진안군 백운면 덕현리의 5개 마을 중
(내동, 윤기, 동산, 석촌, 상덕현) 내동 마을은 첫 번 째 마을이다.
내동산의 이름은 내동마을의 뒤편에 자리잡고 있다해서 한자로 명아주
래(萊) 동녘 동(東)을 써서 내동산이라 명명하였다 한다.
그런데 萊東山이라 부른 뒤부터는 래동 마을이 몰락(이른바 경작하지
않은 밭처럼 쑥대밭이 됨)하였으나 신득범이라는 풍수대가가 이 마을
에 이사를 와서 명아주 래(萊)자를 안내(內)자로 고쳐 內東山으로 고치
자, 그 후로 마을이 신기하게도 풍요로워졌다고 한다.
우린 정상에서 라면을 다 먹고 하산하기 시작하는데 우리 ‘아지’도 앞서
간다.
교장 선생님이 저 ‘아지’도 우리 하늬뫼 회원으로 등록시키자고 하신
다.
그만큼 ‘아지’란 놈이 그렇게 귀여운가 보다.
정말이지 우리 모두가 ‘아지’를 예뻐해 했다.
드디어 ‘아지’네 집 약수암에 이르자 ‘아지’ 애미가 컹컹대며 반가워하
기에 ‘아지’가 엄마에게 달려가는가 하더니 다시 우리 뒤를 따른다.
엄마에게 귀가 인사만 하고 우릴 따르기에 우리는 ‘아지’에게 ‘집으로
가거라’ 하면서 내쫓았으나 어느새 우리 뒤를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동산 마을까지 따라 오기에 겨우 ‘아지’집으로 돌려보냈다.
결국엔 ‘아지’란 놈이 주차장까지 우릴 배웅한 것이다.
그 모양을 보고 권양 선생은 사람이나 동물이나 그 情이라는게 무엔지
사람 마음을 아프게 만든다 라고 한다.
얼었다 풀려 녹아 내린 임도를 걸으며 등산화 밑창이 떡이 되었기에 잔
디밭에서 진흙을 떨어내는데 이복재 선생이 홍시가 달린 감나무 밑에
우릴 모이게 해 놓고는 발로 감나무를 찰 테니 떨어지는 감을 받으라고
하기에 받으려고 하는데 감은 미동도 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차 보아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 연하디 연한 홍시가 생각보다는 단단하다.
우리에겐 감을 주지 않고 까치에게만 주려는지 한 개도 떨어지질 않아
포기하고 주차장에 모여 각자 오던 대로 차를 타고 귀가하는데 앞차인
전귀옥 선생 차가 진안 쪽으로 좌회전 기에 우린 뒤따르는데 뒤차인 김
용수 선생 차는 보이질 않는다.
아마도 네비게이션을 찍느라 늦는가 보다.
전주 방면으로 가다가 앞차가 잠시 멈추며 권양 선생이 창문을 열며 우
리보고 무조건 뒤따라오라고 하기에 따라 가니 어느 황토방 음식점으
로 들어서기에 따라 들어가며 김용수 선생에게 전화를 해도 받질 않아
김자미 선생에게 전화를 하니 역시 받질 않는다.
하는 수 없이 음식점으로 들어서는데 막내가 김자미 선생과 통화하는
데 지금 거의 전주에 다 왔다고 하기에 하는 수 없이 우리 두 차만 음식
점에 들어서는데 분위기 토속적이다.
돼지고기를 배추 쌈에다가 토속 된장을 발라먹으니 맛이 특이하다.
전귀옥 선생의 말에 의하면 먹고 나설 때는 모르겠는데 한참 후에야 그
토속적인 맛을 알겠더라는 것이다. 나중에 청국장과 밥이 나오는데 숟
가락부터가 나무 숟가락이고 젓가락도 역시 나무 젓가락이다.
청국장을 먹어보니 싱겁기가 짝이 없고 조미료가 하나도 들어가지 않
아서인지 우리가 먹던 청국장 맛이 전혀 아니다.
연뿌리도 허옇게 있어 먹어보니 단맛도 아니고 약간 짠맛이 나는 게 조
미료와 단맛에 길들여진 혀가 달갑게 받아들이질 않는다.
한참 식사를 하고 있는데도 막내가 보이질 않아 찾아보니 건너 창가에
앉아 전화기를 들고 있어 전화를 하나보다 하고 돌아와 식사를 계속하
는데도 밥상에 나타나질 않는다.
우리 생각으론 오늘 막내 엄마가 막내와 함께 김장을 하려고 했는데 막
내가 오늘 산행을 하고 싶어 발걸음 무겁게 나섰다 하는데 나중에 엄마
한테 전화가 왔는데 일하는 사람을 구했다는 말을 듣고 안심했단다.
엄마에게 미안하다고 전화를 하나보다고 생각하고 기다리는데 너무 지
체가 되기에 우리 모두 부르니 막내가 상에 앉으며 이실직고한다.
사실은 지금 성탄절을 앞두고 금식하고 있는 기간인데 곧 끝나는 즈음
에 식사를 할 수 없어 식사 자리를 피했노라 한다.
우린 그 말을 듣고 더 이상 식사를 권하지 않았다.
막내는 평소에 두터운 신앙심을 지녔기에 금식에 이해가 간다.
우린 식사를 마치고 나서는데 교장 선생님이 식사대를 치르신다.
아무튼 오늘 내동산에서 ‘아지’와 함께 첫눈을 맞이한 산행 아주 인상적
인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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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정상에 쌓인 하얀눈! 그야말로 환성적인 산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