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옥실화 (정화를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확인하는 곳, 연옥)
제9장 연옥 영혼을 위로하는 방법
미사 참례
나의 부모가 물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만약 목숨을 내놓아야 할 정도도 아니고 손만 내밀면 구할 수 있다면, 눈앞에서 허우적대는 부모를 못 본 체할 수 있겠는가? 현세의 눈으로는 볼 수 없지만 우리의 부모, 형제, 벗들이 불바다에서 고통받고 있다. 조그마한 수고, 예를 든다면 조금 일찍 일어나서 미사에 참례하는 일 등으로 그들을 구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일을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적다.
만일 백 년에 한 번만 또는 이 세상에서 단 한 곳에서만 미사 성체가 거행된다면 어떨까? 사람들은 미사 참례를 위해 오랜 시간 준비하고 이에 드는 수고를 조금도 아깝다고 여기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날마다 이 성제가 봉헌됨에도 불구하고 주일의 중 한 본분마저 까닭 없이 게을리한다. 이 얼마나 유감스럽고도 참혹한 일인가?
어머니의 탄식
파리 대학의 유명한 학자 제르송 신부는 그의 저서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어떤 불쌍한 어머니가 죽고 나서 그 아들은 오랫동안 어머니를 잊고 지냈다. 하느님께서 허락하시어 어머니가 아들 앞에 나타나 말했다. '아들아, 연옥에서 고통을 당하고 있는 이 어미를 잊지 말아 다오. 내가 죄의 보속을 하고 있는 이 불을 보아라. 사랑의 샘이신 하느님을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원하면서도 뵈올 수 없는 고통을 생각해 보아라. 만일 네가 나를 사랑한다면 나를 구해 다오. 내 탄식을 새겨 듣고 내 고통을 불쌍히 여겨 다오.'”
참된 희생
프랑스 남부의 어떤 지역에 신심 깊은 부인이 살고 있었다. 어느날 이 부인이 기쁜 얼굴로 신부에게 말했다. “신부님, 저는 이제 참된 희생을 발견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늦잠을 좋아하는데 이번에 늦잠 자는 것을 그만두려고 합니다. 이제부터 저는 연옥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일 년 동안 매일 5시에 일어나서 새벽 미사에 참례하겠습니다. 물론 저에게는 괴로운 일입니다만 드디어 제가 할 수 있는 참된 희생을 발견하여 기쁩니다."
이 부인처럼 우리도 참된 희생을 실천해 보면 어떨까?
보상 미사 참례
“부디 아버지와 엄마를 위해 기도해 다오. 아버지는 주일 미사도 거의 안 가셨잖니...." 어머니는 딸에게 이렇게 말하고 죽었다. 딸은 어머니를 위해서 기도하고 또 아버지를 위해서도 기도했다.
"그렇지,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에 고해성사도 보시고 잘 준비하신 뒤 병자성사도 받으셨어. 하지만 오랫동안 주일 미사를 게을리하셨지. 그래서 엄마가 그런 말씀을 하신 거야."
딸은 이렇게 생각하고 계산을 해 보았다.
"아버지는 16세에서 40세까지 24년간 미사에 안 가셨는데.... 그렇다면 1,344회가 된다. 나는 아버지의 이 게으름을 대신 갚아야 한다."
딸은 이때부터 4년 동안 매일 미사에 참례를 하고 성체를 영하였다. 그리고 1,344회째의 영성체를 마치고 아버지 무덤을 찾았다. 딸의 마음은 기쁨으로 벅차올랐다. 그녀는 무덤 앞에서 자기도 모르게 외쳤다.
“주님께서 이제 나의 아버지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셨도다.”
- 연옥실화(정화를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확인하는 곳, 연옥)
/ 막심 퓌상 지음/ 한국순교복자수녀회 옮김 / 가톨릭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