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사연이 있어 소개하고자 합니다. 요즘 경기가 불황이라서 다들 먹고 살기가 힘든데 그중에서도 가장 심하게 타격을 받는 곳이 바로 건설현장이라고 합니다.
▲ 건설현장 모습. 일에 따라서 일당이 크게 차이가 납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건설경기의 극심한 침체때문에 건설일용직의 일거리는 작년 하반기 이후 평균보다 절반 가량 감소했다고 합니다. 올해 들어서도 정부가 건설경기 진작을 위해 각종 국책사업 조기집행을 비롯해 국민주택 조기착공 등에 무려 5조원의 재정을 투입했지만 아직 건설현장은 썰렁하기만 합니다.
이런 와중에 힘들게 얻은 건설노동자(이하 잡부) 일을 하루아침에 짤려 버린 일이 일어 났습니다. 김모씨(55)가 그 당사자인데요. 그는 자기를 추천해준 모 기관 사장이 최근 사직을 했다는 이유로 그만 건설현장에서 쫓겨났다고 하소연을 합니다.
사연인즉, 김씨 먼 친척중에 한명이 정부기관 사장이랍니다. 김씨가 사업하다가 쫄딱 망해버려 먹고 살일이 막막하자 그나마 일당이 좋은 건설현장에 김씨를 속칭 빽으로 밀어 넣다고 합니다.
다행히 그 건설현장은 정부에서 발주한 현장이라서 비록 하도급공사지만 일당도 좋고 일도 배울 수 있어서 안성마춤이었다고 합니다. 총 공사기간이 1년 6개월인데 그 현장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약 3개월간 일하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자기를 밀어 준 사장이 최근 불미스러운 일로 그만두게 됐는데 이것을 이유로 현장소장이 자기를 짤랐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일이 너무 억울해서 제보를 한다는 것입니다.
김씨 말에 따르면 건설현장 잡부들은 특별한 자격증이 있는 것도 아니고 거기에다가 노조도 없어서 그야말로 나가라면 나가고 일하라면 일하는 하인이라는 것입니다.
김씨는 이 건설현장 오기 전에는 새벽인력시장에 나가서 일용잡부 일을 했다고 합니다.
▲ 새벽 인력시장 모습. 일을 못하면 그냥 쉬어야 합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마저도 일이 뚝 끊겨서 새벽에 나와서 그냥 돌아가는 사람들이 태반이라고 합니다.
그는 일단 일용잡부부터 시작해서 일당이 더 많은 철근작업, 미장, 벽돌쌓기, 콘크리트 타설(공구리치기) 등 건설 기능공이 되는 것이 소망이라고 말합니다. 기능공이 되면 출근 시간도 늦고 일당은 더 많고 일석이조라는 것이죠.
그래도 일이 있으면 일당이 괜찮아서 돈도 모으고 일도 배울려고 했는데 이런 김씨의 소박한 꿈이 무산된 것입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까 김씨 빈 자리를 현장소장 아는 친척이 일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할 사람들은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면서 김씨는 현장소장을 고발해야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는 현장소장을 고발할 이유가 안되는 것 같습니다.
▲ 정부에서 발주한 대형 공사 현장. 이런 곳은 최고 일자리라고 합니다.
일용잡부들에 대한 고용권한이 전적으로 현장에 있는 만큼 가라하면 가고 오라하면 와야 하는 그런 신세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건설현장 잡주들에게도 근로에 관한 권리가 주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건설현장 일용직도 노조도 만들고 단체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지난해부터는 건설현장 일용직도 4대 보험가입이 의무화됐지만 도급에 또 도급을 받는 건설사들은 비용부담을 이유로 가입을 꺼려하는 실정입니다.
김씨는 다시 새벽시장에 나간다고 합니다. 일이 얼마나 있을지는 몰라도 그래도 나가보면 일이 생기지 않겠냐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정부에서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하다는데 그 일이 본인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을 맺었습니다.
아무튼 서민들 살기 힘든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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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peter153의 참 블로거세상 원문보기 글쓴이: peter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