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닿는 곳에 떡하니 놓여 있는 신기한 장난감
리모컨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시기는 보통 생후 6개월 이후부터다. 생후 5~6개월 이전 아이만 하더라도 물건을 제대로 쥐고 있지 못한다. 네 손가락과 손바닥만 사용하기 때문에 악력이 부족해 잡았던 물건도 쉽게 떨어트린다. 하지만 6개월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엄지손가락을 사용하게 되고 여러 가지 물건을 잡을 수 있게 된다. 더군다나 이제 엎드리고 앉을 수 있게 되면서 양손의 자유를 얻은 아이는 무엇이든 만지고픈 욕구가 점점 더 강해진다.
누워서 천장만 보고 지내던 때와는 달리 행동반경도 넓어지고 관심사도 다양해진다. 무엇보다 이제는 자기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고, 손에 닿는 것은 얻을 수 있다는 멋진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런데 바로 이 무렵, 보통 가정집이라면 집 안 곳곳을 기어 다니며 탐색 중인 아이 눈앞에 ‘하필이면’ 리모컨이 툭 놓여 있을 확률이 꽤 높다. 게다가 대부분의 리모컨은 아이들의 작은 손으로 조작하기 적당한 사이즈라 아이는 물 만난 고기인 양 눈을 반짝이며 리모컨 탐구에 들어간다.
아이는 자기도 모르는 상태에서 어떤 버튼을 누르게 되고, 우연찮게 화면이 켜지고 소리가 나는 경험을 한다. 네모난 상자에서 뽀로로도 나오고 음악소리도 나는 모습에, 처음에는 신기해하던 아이는 같은 상황이 여러 차례 반복되면서 리모컨과 TV의 인과관계를 깨닫는다. 자기 힘으로 TV를 조절하게 만드는 매개가 바로 ‘리모컨’ 덕분이며 리모컨의 전지전능함을 맛본 아이라면 그 매력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리모컨에 대한 애착이 유별나다고 아이에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일이며,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다른 것들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리모컨에 대한 애정은 자연스럽게 식게 되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아이가 유독 리모컨을 좋아한다면 수시로 깨끗하게 닦아주도록 하고, 물고 빤다면 “안 돼. 이건 빨면 안 되는 거야” 하며 애초에 ‘아이의 물건’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하게끔 알려줘야 한다. 물론 평상시 아이 눈에 띄지 않도록 안 보이는 곳에 놓아두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출처 : 베스트베이비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