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명산 운장산(1126m)
(전북 진안군과 완주군 경계)
해발 평균 고도 290m의 진안고원에 지붕처럼 솟아있는 금남정맥의 맹주 운장산은 산줄기가 운장산 서봉부터 구봉산까지 1000m가 넘는 태산준령으로 약 10Km쯤 웅장하게 뻗어있다. 운장산의 산이름은 대동여지도에는 주줄산으로 되어 있다. 주줄은 구슬처럼 아름답고 높다는 의미다. 산이 높다보니 맑은 날이면 대전의 진산 보문산에서도 기와지붕 형상으로 뚜렷이 조망된다. 좌우로 뾰족한 진안구봉산과 완주 연석산을 거느리고 웅장하게 솟아있는 모습이 보이면 환희심이 생기면서 마음은 부풀어 오르기만 한다.
산이 높고 깊으니 골도 깊어 운장산서 발원한 물줄기는 금남정맥 능선을 경계로 왼쪽(서쪽)으로 흐르는 물줄기는 금남정맥 능선을 경계로 만경강으로 흘러가고 오른쪽(동쪽)으로 흘러가는 물줄기는 주자천으로 흘러가 금강의 상류로 유입된다. 특히 주자천 상류에는 크고 작은 기암들이 즐비하고 낮의 반은 구름이 가려 햇볕이 반나절 밖에 들지 않는 다는 운일암 반일암이란 명소가 있다.
금남정맥의 1봉 운장산은 천하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다. 가까이로는 진안군과 완주군의 산들과 멀리 속리산부터 시작돼 황악산, 민주지산, 대덕산, 덕유산을 경유하여 지리산까지 백두대간 산줄기가 장쾌하게 조망된다. 또 무등산을 비롯한 호남정맥 산줄기까지 환상적으로 다가온다.
완주군 대불리 내처사동에서 산행이 시작된다. 운장산 산장 옆으로 나있는 길을 따라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조금 후 작은 능선으로 올라가 능선을 타고 산을 올라간다. 숲이 울창하여 전망은 열리지 않지만 도시에선 느낄 수 없는 맑은 공기를 마시며 기분 좋게 산을 오른다. 2명의 20대 젊은 여성 대원을 비롯한 6명의 대원을 인솔하느라고 천천히 쉬어가면서 등산을 한다.
산행한지 2시간쯤 돼 동봉(1113m)에 올라선다. 동봉의 전망은 좋은 편이었다. 동쪽으로 구봉산이 가깝고 그 뒤로 북덕유산부터 남덕유산까지 장쾌한 산줄기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남쪽은 장안산부터 장수팔공산, 성수산, 마이산, 부귀산까지 금남호남정맥 산줄기가 훤하다.
주능선을 타고 정상을 향해 나아간다. 이제 한결 편해진 발걸음으로 25분쯤 경과하여 정상인 중봉에 올라선다. 10여 평 넓이의 중봉은 특이하게 대삼각점이 박혀 있고 전망은 동봉보다 좋은 편이 아니었다. 정상을 뒤로하고 초원지대로 내려선 다음 전망 좋은 상여바위를 지나 급경사 바위능선을 타고 환상적인 전망이 열리는 서봉에 올라선다. 중봉서 바라볼 땐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있었지만 대원들 인솔 때문에 30분쯤 소요됐다.
서봉의 전망은 일망무제다. 먼저 노고단에서 반야봉을 경유하여 천왕봉으로 옹골차게 뻗은 지리산 주능선이 아스라이 조망돼 탄성을 지르게 한다. 지나온 정상과 동봉이 봉긋 솟아있고 그 너머로 구봉산까지 뻗은 주능선과 복두봉(1018m)서 790봉과 명도봉(863m)으로 남북으로 달려 나간 작은 능선이 어우러져 거대한 산군을 이룬다. 북으론 충청의 영산 계룡산과 내 고향의 뒷동산과 앞동산인 보문산과 식장산도 보이고 대전시가지까지 조망된다. 참으로 아름답다. 절로 호연지기가 길러지고 천하를 굽어보는 듯이 우쭐거리는 마음도 생긴다.
서봉을 뒤로하고 금남정맥 능선을 타고 산을 내려가기 시작한다. 급경사 바위 능선을 타고 내려간다. 이어서 조릿대가 우거진 급경사 내리막 능선을 타고 활목재로 내려선다. 활목재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꺾어 금남정맥을 이탈하여 본격적인 하산을 시작한다.
계속되는 급경사 내리막길로 독자동 계곡으로 내려선 다음 계곡과 벗 삼아 산을 내려간다. 얼마 후 너덜지대를 지나 계곡을 건너 소나무 숲길로 나아간다. 이어서 농로를 따라 운장산 송어장을 지나 주차장으로 원점회귀 한다. 운장산의 여운을 안고 천천히 느긋하게 진행하다보니 서봉부터 2시간쯤 소요돼 하산을 마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