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훈아, 이번엔 서울 콘서트 못한다…대구·부산 되는데, 무슨 일
입력 2023.09.30 18:00
나훈아 2023년 콘서트 티저. 사진 예아라 예소리
올해도 나훈아 콘서트가 열린다. 그런데 서울 공연은 없다.
나훈아 소속사는 지난 25일 연말 콘서트 ‘나훈아 인 디셈버’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털코트를 입고 환하게 웃는 나훈아의 건재한 사진도 공개했다. 나훈아는 “그동안 아무 일 없었던 듯 애써 힘을 내어 이전의 평범한 일상을 찾아가는 2023년이다. 특별할 것도 없는 공기가 그저 고마운 마음이다. 그런 2023년을 보내야 하는 마지막 12월에 여러분들과 함께 하고자 한다”고 공연을 소개했다.
서울 아닌 일산으로
공연은 대구 엑스코(12월 9~10일), 부산 벡스코(12월 16~17일), 일산 킨텍스(12월 30~31일) 세 곳에서 각 3회차로 총 9회차로 마련됐다. 매년 개최했던 서울 공연은 불발됐다. 한 공연 에이전시 직원은 “콘서트장 대관을 잡기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봤다.
이 직원은 “서울의 대형 공연장 예약이 상반기에 다 끝났다. 공사로 인해 잠실주경기장, 고척스카이돔 등 2만명 이상의 대규모 인원을 수용하는 공연장이 없어 대안인 KSPO돔(구 올림픽 체조경기장)으로 행사가 다 몰렸다”고 설명했다. 잠실주경기장 리모델링은 2026년 준공을 목표로 하며, 고척스카이돔은 12월 5일부터 2024년 3월 7일까지 공사를 계획했다.
지난해 나훈아의 서울 공연이 열렸던 KSPO돔은 연말까지 문화예술행사로 꽉 들어찼다. 10월부터 11월 초까지 김동률, 샘 스미스, 찰리 푸스, 임영웅이 예약돼 있으며 역시 당시 이 곳에서 공연했던 god도 11월 서울 콘서트를 예고한 상황이다.
팝스타의 내한 공연도 공연장 문제로 무산되거나, 서울이 아닌 수도권으로 밀렸다. ‘빌보드 스타’ 포스트 말론은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첫 내한 공연을 가졌다.
BTS와의 협업을 비롯한 전설적인 내한 공연을 여러 차례 선보인 콜드플레이는 올해 한국 공연을 건너뛰었다. 내한설이 있었던 테일러 스위프트도 내년 2월 일본 도쿄돔에서만 무대를 펼친다.
가요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짓는 ‘창동 아레나’, CJ ENM이 고양시에 건설 중인 ‘라이브시티 아레나’ 등 민간 차원에서의 공연장이 예정되어 있으나 완공까진 시일이 걸린다”며 서울의 대형공연장 부족 문제가 장기화될 것이라고 봤다.
신곡 라이브 첫 공개
공연장은 서울 밖이지만 나훈아의 열정은 그대로다. 관계자에 따르면 나훈아는 올해도 직접 콘서트 기획에 뛰어들었다. 지난 7월 10일 발매한 2023년 앨범 ‘새벽’의 수록곡을 라이브로 선보이는 첫 무대가 된다. 지난해 황금 갑옷을 입고 말을 타고 등장했던 ‘맞짱’,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친정 엄마’에 이어 올해 신곡 라이브는 또 어떤 기발한 무대로 관객들을 울고 웃길지 관심이 쏠린다.
나훈아가 지난 7월 밝인 새 앨범 '새벽' 발매 당시 밝힌 작업기. 사진 나훈아티켓
‘새벽’에 수록된 신곡 6곡의 콘셉트는 지금도 뮤직비디오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나훈아는 걸그룹 뉴진스 등 아이돌 프로모션 전략 중 하나인 ‘전곡 뮤직비디오 공개’를 택해 눈길을 끌었다. 첫 트랙 ‘삶’에서 나훈아는 설산 배경으로 독무를 췄고, ‘아름다운 이별’에선 고독한 남자를 연기했다. ‘타투’와 ‘기장 갈매기’에선 ‘터프가이’ 나훈아의 무드가 그대로 담겼다. 문신하고 오토바이를 타는 모습부터 ‘맞짱 액션’까지 볼 수 있다. ‘사랑은 무슨 얼어 죽을 사랑이야(카톡)’은 애니메이션으로, ‘가시버시’는 걸어가는 연인 배경의 가사 영상으로 완성했다.
나훈아는 “새벽별이 보이면 별을 헤며 시를 짓고, 새벽 비 내리면 빗소리 들으며 오선지에 멜로디를 담아보기도 했다. 새벽은 내게 기타를 잡게 하고 피아노에 앉히기도 한다. 또 눈 뜬 채 꿈을 꾸게도, 아픔을 추억하게 하여 술 한 잔 하게도 만든다”며 새벽에 완성한 6곡의 제작 후기를 밝혔다.
황지영 기자 hwang.jeeyoung@joongang.co.kr